종합투자사업자 IMA 인가 신청 잇따라
한투證 벨기에펀드 투자자 배상 조율 중

한투증권은 지난 7월 자본시장법시행령 개정안 입법예고 이후 IMA 인가 신청서를 제출했다. /한국투자증권
한투증권은 지난 7월 자본시장법시행령 개정안 입법예고 이후 IMA 인가 신청서를 제출했다. /한국투자증권

종합투자계좌(IMA) 인가 절차가 본격화되면서 대형 증권사들의 참여가 이어지고 있다.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에 이어 NH투자증권이 신청 채비에 나서며 주요 종투사 3곳이 동시에 인가 심사선에 올라선 상황이다. 금융당국은 요건을 갖춘 사업자 모두에 인가가 가능하다는 방침이나 시장에선 단순한 요건 충족을 넘어 운용 책임과 내부통제 능력이 핵심 평가 기준이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최근 6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의했다고 밝혔다. 이번 증자는 자본시장법상 IMA 사업자 선정 요건인 자기자본 8조원을 충족하기 위한 조치다. 이미 신청을 완료한 미래에셋·한국투자증권은 금융당국의 심사 대상군에 올라있다. 금융위는 경쟁 방식이 아닌 요건 충족 사업자 모두에 인가가 가능하다는 입장이지만 업계에서는 인가 시점과 시장 선점 효과를 두고 물밑 경쟁이 치열하다는 평가다.

IMA는 증권사가 고객 자금을 직접 운용하는 계좌로 자기자본의 최대 3배까지 자산을 운용할 수 있다. 다만 예금자 보호 대상이 아니면서도 원금 지급 의무가 있다는 점에서 사업자의 리스크 대응 능력과 내부통제 체계가 무엇보다 중요한 구조다. 투자자 보호를 위한 자율적 책임 이행과 사전 예방 시스템이 인가 요건을 넘어 실질적 평가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7월 종합투자사업자의 자금 운용 규제를 전면 개편하는 시행령·하위규정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개정안은 IMA 운용에 대해 자전거래와 고유재산 거래를 제한하고 시딩(seeding) 투자, 정기 통지 의무, 손실충당금 적립 등을 의무화했다. 투자자 보호와 이해상충 방지 장치를 강화함으로써 종투사의 내부통제 역량을 사실상 검증하는 구조로 설계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금융위는 또 종투사 지정 요건에 사회적 신용과 내부통제 기반을 포함하고 사업계획의 타당성과 투자자 보호 체계를 심사 항목에 추가했다. IMA 자산의 70% 이상을 장기자금으로 운용하도록 한 점도 전사적 리스크 관리 체계의 안정성을 확인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한국투자증권은 IMA 인가 요건을 충족한 유력 후보로 거론되지만 리스크 관리 역량은 여전히 과제로 지적된다. 앞서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4월 일반투자자 대상 사모펀드 판매 과정에서 적합성 원칙을 위반해 기관경고 조치를 받은 바 있다. 한국투자증권 영업점 직원들이 지난 2018년 6월부터 2020년 1월 기간 중 일반투자자에게 사모펀드 등을 판매(18건, 30억2000만원)하면서 적합성원칙 준수의무를 위반한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이에 기관경고 중징계와 함께 관련 임직원 4명에 대해서는 감봉 3개월, 견책 등 조치를 내렸다. 금융 당국의 제재는 △등록·인가취소 △영업정지 △시정명령 △기관경고 △기관주의 등으로 나뉘는데 기관경고부터 중징계로 분류된다.

또 한국투자증권은 2019년 판매한 벨기에 부동산 펀드에서 전액 손실이 발생한 이후 자율 배상에 나섰지만 배상률과 기준의 일관성을 두고 투자자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해당 펀드는 벨기에 정부기관이 임차한 브뤼셀 소재 빌딩의 장기임차권에 투자한 구조로 만기 채무불이행에 따른 자산 강제 처분으로 전액 손실이 확정됐다. 이 과정에서 일부 투자자들은 판매사의 설명이 미흡했다고 주장한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여성경제신문에 “불완전판매 여부를 개별 민원 기준으로 검토하고 있으며 대부분 보상이 마무리된 상태”라며 “일부 고객과는 보상 기준에 대한 이견으로 협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내년부터는 IMA 인가 요건이 단계적으로 강화될 예정이다. 제재 이력, 대주주 적격성, 사업계획 타당성, 내부통제 기반 등도 심사 항목에 포함될 전망이다. 다만 올해 안에 인가를 받을 경우 이러한 강화된 요건이 적용되지 않아 상대적으로 완화된 조건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여성경제신문 박소연 기자 syeon0213@seoul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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