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우리·하나·KB, 올해 주가 평균 60% 상승
공시 이행이 장기 밸류에이션에 중요한 변수

14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의 모습. 이날 코스피는 3202.03으로 마감했다. /연합뉴스
14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의 모습. 이날 코스피는 3202.03으로 마감했다. /연합뉴스

올해 들어 금융지주 주가가 빠르게 상승하면서 자사주를 보유한 경영진들의 평가이익도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책임경영 차원에서 자사주를 매입했던 주요 CEO와 임원들의 자사주 수익률이 100%를 넘긴 사례도 확인된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 하나금융, 우리금융은 전날 NXT 종가 기준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KB금융도 이달 8일 12만2000원으로 사상 최고가를 경신한 뒤 유사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4대 금융지주의 주가는 올해 들어 평균 60% 가까이 상승했다.

주가 상승에 따라 자사주 평가액이 가장 많이 늘어난 인물은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이다. 함 회장은 1만5132주의 자사주를 보유하고 있으며 평가액은 작년 말 8억5950만원에서 14억5570만원으로 약 6억원 증가했다. 이 중 매입 단가가 확인되는 1만주의 평균 매입가는 4만1631원이며 전날 종가 기준 수익률은 131.1%에 이른다.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이 자사주 1만주의 평가액은 작년 말 1억5370만원에서 전날 2억6750만원으로 늘었다.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은 총 1만8937주의 자사주를 보유하고 있으며 평가액은 작년 말 9억235만원에서 13억6346만원으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양종희 KB금융 회장이 보유한 자사주 5451주의 가치는 4억5189만원에서 6억4649만원으로 약 2억원 늘었다.

자사주를 매입한 단가 기준 수익률을 보면 함 회장은 매입 단가가 정확히 확인되는 자사주 1만주의 주당 평균 단가가 4만1631원으로 전날까지 131.1%에 달하는 수익률을 올렸다. 임 회장은 2023년 9월 자사주 1만주를 주당 1만1800원에 매입했는데, 가치는 1억1800만원에서 2억6750만원으로 126.7% 증가했다.

진 회장은 지난 2023년 6월 주당 3만4350원에 신한금융 주식 5천주를 매입했고 평가액은 매입 당시 1억7175만원에서 3억6000만원으로 109.6% 늘었다. 양 회장은 지난해 3월 주당 7만7000원에 사들인 자사주 5000주가 전날까지 54.0% 올랐다.

금융지주 주가가 상승세를 타며 경영진의 자사주 보유분이 수익률 측면에서 가시적 성과를 내는 가운데, 자본시장 전문가들은 상승 흐름이 계속되려면 공시한 가치제고 계획이 실제 이행되는지가 중요하다고 진단한다.

이상호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여성경제신문에 “최근 금융지주 주가 상승은 자사주 매입뿐 아니라 배당세제 개편 기대, 공시 이행에 대한 시장 신뢰 회복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금리 인하가 예상되는 시점에서 자본효율성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고 새롭게 매입한 자사주는 가급적 소각을 통해 그 의지를 보여야 한다”며 “자사주 부분도 결국은 이미 공시한 가치제고 계획대로 실제 이행되는지가 장기 밸류에이션에 가장 중요한 변수라고 생각한다”고 진단했다.

여성경제신문 박소연 기자 syeon0213@seoul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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