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A 체결 이후 10개월 만에 완주
총자산 5위 생보사로···비은행 2배 ↑
노조 '매각 위로금 요구' 해결 과제

우리금융그룹이 동양생명과 ABL생명을 공식적으로 자회사로 편입했다. 1일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왼)은 동양생명, ABL생명 직원에게 디지털 선도 의미를 담은 보조휘장을 달아줬다. /우리금융그룹
우리금융그룹이 동양생명과 ABL생명을 공식적으로 자회사로 편입했다. 1일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왼)은 동양생명, ABL생명 직원에게 디지털 선도 의미를 담은 보조휘장을 달아줬다. /우리금융그룹

우리금융그룹이 동양생명과 ABL생명을 공식적으로 자회사로 편입했다. 이로써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이 취임 직후부터 추진했던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 절차가 완료됐다.

1일 우리금융에 따르면 이번 인수는 지난해 8월 이사회 결의를 거쳐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한 후 약 10개월 만에 마무리됐다. 우리금융은 인수 잔금까지 모두 납부하면서 은행·증권·보험·카드 등 전 부문에서 계열사를 보유하게 됐다.

임종룡 회장은 2023년 4월 취임 직후 비은행 포트폴리오 확대를 공언하며 증권과 보험 분야 인수에 속도를 냈다. 지난해 5월 한국포스증권 인수에 이어 8월엔 우리종합금융과 합병해 우리투자증권을 출범시켰고 이번에 보험 부문까지 보완하며 종합금융그룹 체제를 완성했다.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자회사 편입으로 우리금융의 비은행 부문 순이익 비중은 크게 확대될 전망이다. 지난해 우리금융의 전체 당기순이익 3조860억원 중 98%에 해당하는 3조394억원이 우리은행에서 나와 은행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비은행 계열사 강화 전략을 통한 포트폴리오 다각화는 금융지주의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조성한다. 은행에 대한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을 경우 금리 변동 등 상황에서 리스크를 분산하기 어렵다.

지난해 4대 금융지주 중 유일하게 5조 이상의 연간 순이익을 냈던 KB금융그룹의 경우 KB손해보험, KB증권 등 비은행 계열사가 순이익의 42% 이상을 벌어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금융이 두 곳 보험사를 인수하면서 비은행 부문 순이익은 기존(약 2080억원)의 두 배 이상으로 증가하게 된다. 지난해 기준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순이익은 각각 3102억원, 1048억원으로 집계됐다.
총자산 기준으로는 두 회사의 합산 규모가 약 53조원에 달해 삼성생명·교보생명·한화생명·신한라이프에 이어 생명보험업계 5위권으로 도약하게 된다.

우리금융은 방카슈랑스, GA(법인대리점), 디지털 채널을 활용한 상품 판매 확대 전략을 추진할 전망이다. 특히 현재 우리은행에서 판매되는 동양·ABL생명 보험의 방카슈랑스 비중이 각각 2.8%, 7.3%에 불과한 상황에서 이를 제한선인 33% 수준까지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다.

한편 조직 융합 과정에서 노조와 갈등은 주요 과제로 남아 있다. 동양생명 노동조합은 지난달 총파업을 결의하고 매각 위로금으로 월 기본급의 1200% 수준을 요구하고 있다.

우리금융은 매각으로 인한 임직원 위로금은 피인수사(다자보험그룹)가 지급하는 것이 통상적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반면 다자보험 측은 매각 과정에서 유상증자 등을 통해 손실을 감수했기 때문에 우리금융이 일부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조직 통합 작업은 과거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 통합 경험을 보유한 성대규 신임 동양생명 대표와 영업 실무에 정통한 곽희필 ABL생명 신임 대표가 주도할 예정이다.

성 대표는 한양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행정고시(33회)를 거쳐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보험개발원 등을 거친 관료 출신으로 신한생명-오렌지라이프 통합을 이끌었다. 곽 대표는 ING생명, 오렌지라이프, 신한라이프 등에서 20년 넘게 보험 영업 현장 경험을 쌓았다.

이날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은 두 보험사 임직원에 손편지를 통해 "오랜 역사와 전문성을 지닌 두 회사가 그룹의 큰 자산이 될 것"이라며 "안정적 정착과 성장을 위한 그룹 차원의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했다.

여성경제신문 허아은 기자 ahgentum@seoul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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