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회 티월드페스티벌 참관기
2030 여성이 주요 고객으로 등장
다양한 차 시음하고 차 문화 경험

국내외의 다양한 차(Tea)와 차 관련 용품들을 한자리에서 시음, 비교, 직거래로 구매할 수 있는 차 관련 전시회에 2030 참관객들이 몰리고 있다. 지난 5~8일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2회 국제차문화대전(Tea World Festival, 티 페스티벌)을 둘러본 기자의 소감은 차가 더 이상 중장년층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것이다. 

제22회 국제차문화대전 전시장 입구 /백영건
제22회 국제차문화대전 전시장 입구 /백영건

3층에 마련된 전시실은 2030 세대로 북새통을 이루었는데 주로 여성들이었다. 그들이 삼삼오오 짝을 지어 다니고 부스에 줄을 서 있는 모습은 무척 신선하게 느껴졌다.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여성들도 눈에 띄었다. 알고 보니 한복이나 수녀복, 사제복, 승복 등을 입은 사람은 무료입장할 수 있었다. 

한 부스 운영자는 “지난해부터 분위기가 바뀌었다. 기존의 차 인구는 줄어들고 젊은이들로 세대교체가 되고 있다. 바람직한 현상이지만 좀 더 두고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회를 주관한 티 페스티벌의 관계자도 “세대교체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은 우리도 감지하고 있다. 일시적 현상인지 경향인지는 아직은 알 수 없다. 2~3년 더 지켜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 지자체에서 마련한 경품 행사에 참관객이 줄을 서 있다. /백영건
한 지자체에서 마련한 경품 행사에 참관객이 줄을 서 있다. /백영건

여러 종류의 중국차를 시음해 볼 수 있는 부스에 줄을 선 30대의 직장인 남성에게 “왜 여기에 줄을 서 있느냐”고 물었더니 “다른 사람들이 줄을 서 있어서 뭔가 하고 줄을 서봤다”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역시 자신을 직장인이라고 밝힌 30대 여성에게 같은 질문을 했더니 “보이생차란 문구가 붙어 있기에 보이생차가 뭔지 궁금해서”라고 대답했다. 

보이차 시음 부스에서 만난 20대 직장인 여성에게 차를 접하게 된 계기를 물었더니 “도자기에 관심이 있어서 도자기를 따라와 보니 차가 있었다. 이제 6개월 정도 된 차린이”라고 대답했다. 어머니와 함께 와서 200만원짜리 빙도 가을 차를 시음한 뒤 부스 운영자와 흥정하는 30대 여성도 있었다. 

다양한 중국 차를 시음해 볼 수 있는 부스에 줄을 선 참관객들 /백영건
다양한 중국 차를 시음해 볼 수 있는 부스에 줄을 선 참관객들 /백영건

2030 참관객들이 길게 줄을 선 부스는 주로 한중일, 대만 등에서 생산되는 다양한 차를 비교 시음해 볼 수 있는 곳이나 디저트 등 간식을 파는 부스, 다구를 파는 부스 등이었다. 

2030 세대가 전시회에 몰리자 이곳에서 판매되는 차의 포장 단위에도 변화가 생겼다. 그동안 녹차의 경우 50~100g, 보이차의 경우 병차는 347g, 전차는 250g 단위로 포장되어 판매됐지만 티 페스티벌에서는 5~10g 단위로 소포장 된 차들이 눈에 많이 띄었다. 

밀크티 판매 부스에 줄을 선 참관객들도 주로 2030 여성들이다. /백영건
밀크티 판매 부스에 줄을 선 참관객들도 주로 2030 여성들이다. /백영건

소포장은 부스 운영자와 시음자가 모두 만족할 수 있는 아이디어란 생각이 들었다. 보이차의 경우 시음한 차가 마음에 들어도 347g짜리 한 편의 구입은 부담스러우므로 맛만 보고 그냥 나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때 소포장 단위가 있다면 부담이 적으니 한두 봉 쉽게 구매할 수 있고, 상인도 시음이 바로 매출로 이어지니 모두에게 이익인 것이다.

이번 페스티벌에서는 10g 단위로 소포장 된 보이차들이 많이 팔렸다. /백영건
이번 페스티벌에서는 10g 단위로 소포장 된 보이차들이 많이 팔렸다. /백영건

2030 세대가 차 관련 페스티벌에 몰리면서 차 산업에도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차 업계도 이에 발맞춰 2030이 보다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소포장 단위를 늘리고 좀 더 다양한 맛과 멋의 차와 다구를 개발하는 등 체질 변화가 필요해 보인다. 

여성경제신문 백영건 기자 younghon93@seoul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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