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출산·양육 맞춤 금융 상품 확산
정부 "우수 금융사에 포상 확대 계획"
업계 "사회적 기여까지 고민할 시점"

시중은행이 저출생 대응에 맞춰 관련 금융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시중은행이 저출생 대응에 맞춰 관련 금융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저출생 위기 대응 논의에서 금융권의 역할이 점점 주목받고 있다. 단순한 사회공헌을 넘어 금융상품 중심의 실효적 역할이 커지면서 시중은행들은 정부 협력 기조에 맞춰 전략을 구체화하려는 모습이다. 정부는 저출생 대응에 앞장서는 우수 금융회사에 대해 포상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1일 여성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시중 은행들은 금융상품과 서비스 현장에서 저출생 대응 관련 성과를 구체화하고 있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는 지난 29일 제13차 인구 비상대책회의를 열고 저출생 분야 주요 정책 추진 현황을 논의하고 저출생 대응을 돕는 주요 금융상품 사례도 공유했다. 그동안 정부는 ‘저출생 극복 추진본부’의 금융권과 함께 예·적금, 대출, 보험 등 다양한 금융상품에 결혼·임신·출산과 연계된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방안을 협의해 왔다.

금융권은 최근 ‘결혼-임신·출산-양육’ 등 생애주기 단계별 맞춤형 혜택을 담은 상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구체적으로 적금 가입 기간 중 결혼할 경우 1~3%p 우대금리를 제공하는 상품을 운영하고 있으며 일부는 적금 가입자를 대상으로 웨딩·신혼여행 상담 서비스를 연계하거나 제휴 서비스 이용 시 캐시백 혜택도 제공한다. BNK부산은행 ‘너만솔로적금’은 결혼 시 2%포인트 금리 우대 및 주택담보대출 연계 1%포인트 추가 우대를 제공하며, JB전북은행은 웨딩·신혼여행 상담 서비스와 제휴업체 결제 시 2% 캐시백 혜택을 준다.

가입 기간 중 임신·출산할 경우 1~3%p 우대금리를 제공하는 적금 상품도 운영하고 있으며 일부 은행은 출산 시 현금 지급 형태의 직접 지원도 실시한다. 우리은행은 출생자녀 명의 계좌 개설 시 5만원 축하금을 지급하고 신한은행은 출산한 소상공인에 100만원 축하금을 제공한다.

양육 단계에서는 정부지원금 수령과 연계해 최대 2.2%포인트 적금 금리 우대가 적용된다. 신한은행, 기업은행 등은 부모급여·아동수당 입금 계좌 보유 시 0.2~2.2%포인트 적금 금리 우대를 제공한다.

난임 부부와 다자녀 가구에 대해서는 난임 치료와 자녀 양육에 따른 가계 부담을 고려해 보다 두터운 금융 지원이 마련돼 있다. 기업은행은 ‘힘내라 우리가족대출’을 통해 다자녀(2자녀 이상) 가구에 최대 0.8%포인트 금리 우대를 제공하며, 우리은행은 미성년 자녀 3인 이상 가구에 주택구입자금 신규대출 시 0.2%포인트 금리 우대를 적용한다. 다자녀 가구 전용 적금 상품도 최대 4%포인트까지 우대금리를 제공한다.

업계에서는 상품 경쟁력뿐 아니라 사회적 기여까지 고민할 필요성이 커졌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여성경제신문에 “요즘 출산이나 양육 지원 금융상품은 단순히 고객을 늘리는 차원이 아니라 은행이 사회적으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부분”이라며 “앞으로는 상품 경쟁력뿐 아니라 사회 전반에 미치는 영향까지 고민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주형환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은 회의에서 “최근 금융권이 사내복지나 사회공헌 활동을 넘어 국민생활과 직결되는 금융상품을 저출생 대응 수단으로 적극 활용하고 있는 점은 매우 고무적”이라며 감사의 뜻을 표하고, “저출생 대응에 앞장서는 우수 금융회사에 대해서는 정부 포상을 대폭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앞으로는 금리우대와 같은 기존 혜택에 더해 지난달 인구비상대책회의에서 발표하고 현재 금융회사에서 함께 검토 중인 ‘육아휴직 기간 중 민간 금융권 대출 원금상환 유예’와 같은 보다 창의적이고 실효성 있는 지원방안의 개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주 부위원장은 “현재 운영 중인 저출생 금융상품은 대부분 가계 지원에 중점을 두고 있는 만큼 앞으로는 일·가정 양립의 주체인 기업의 가족친화경영(EFG)을 실질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는 일·가정 양립 선도기업에 대한 금리우대와 같은 기업대상 금융상품 개발 노력도 더욱 확대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여성경제신문 박소연 기자 syeon0213@seoul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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