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코로나보다 더 어려워 대출도 급증
550만 자영업자 중 100만 폐업 현실화

서울 용산구 이태원의 한 가게에 폐업 안내문이 붙어 있다. /여성경제신문DB
서울 용산구 이태원의 한 가게에 폐업 안내문이 붙어 있다. /여성경제신문DB

IMF 외환위기나 코로나19 시기보다 자영업이 더 심각한 위기에 처해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월평균 영업이익은 280만원에도 미치지 못했고 폐업이 쏟아지는 가운데 생존 가능한 최저임금 수준을 8500원대로 조정해야 한다는 볼멘 목소리도 제기된다.

27일 소상공인연합회가 전국 1000여 개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지난달 11일부터 이달 6일까지 진행한 실태조사에 따르면올해 소상공인 사업체의 월평균 매출은 854만원으로 2023년의 1231만원에 비해 약 30%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월평균 영업이익도 279만5000원에서 208만8000원으로 25% 가까이 줄었다.

가장 큰 원인은 내수 소비 감소(58.5%)였다. 경기침체의 장기화가 직격탄이 됐고, 디지털 전환 부담, 물가상승 등도 주요 요인으로 지목됐다. 2024년 1분기 기준 자영업자 대출은 1112조 원으로 2019년 말(738조 원)보다 50% 넘게 증가했다. 통계청의 숙박·음식점업 생산지수는 2023년 2월 이후 22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 중이며, 이는 2000년 통계 작성 이후 역대 최장 부진이다.

소매판매액지수는 21년 만에 최대폭 감소를 나타냈다. 2023년 기준 종합소득세를 신고한 자영업자 772만 명의 평균 소득은 연 1859만 원, 월로 환산하면 불과 155만 원 수준이다. 폐업도 급증세를 보여 2024년 1월 자영업자 수는 550만 명으로 2023년 11월 대비 20만 6000명 줄었다. 자영업자 은행연체율은 8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고 소상공인 100만 폐업 시대는 사실상 가시권에 들어섰다.

해마다 인상되는 최저임금에 대한 불만도 높다. 소상공인연합회에 따르면 소상공인 10명 중 9명은 최저임금 상승이 영업이익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고 답했다. 2023년 1만30원이었던 최저임금에 대해 ‘부담이 크다’고 답한 비율은 87.1%였다.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 여부에 대해선 ‘인하해야 한다’는 응답이 70.8%, ‘동결’은 24.6%였다. ‘고용 유지를 위한 적정 수준’으로는 8500~9000원(54.8%), 9000~9500원(21.3%), 8500원 이하(18.9%), 9500~1만 원(5.0%) 순으로 응답했다.

송치영 소상공인연합회 회장은 “소상공인들이 IMF 때보다, 코로나 때보다 더 심한 불황 속에 있다”며 “설상가상으로 미국발 통상전쟁으로 올해는 GDP 성장률 1%도 버거운 상황”이라며 노동계에 내년도 최저임금 동결을 강력히 촉구했다.

여성경제신문 이상헌 기자 liberty@seoul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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