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진출 앞둔 본토 기업, 홍콩에 모인다
현지 투자 플랫폼·IR 거점으로 전략적 부상
신에너지 IPO 참여 미래에셋, IR 강화 우리

홍콩이 차이나 투자 관문으로 재조명되며 한국 금융사의 전략적 진출 거점으로 주목받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홍콩이 차이나 투자 관문으로 재조명되며 한국 금융사의 전략적 진출 거점으로 주목받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중국 본토와 글로벌 시장을 연결하는 중간 플랫폼으로서 홍콩의 입지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한국 금융사들은 현지 기반을 강화하며 각기 다른 전략으로 홍콩을 활용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플랫폼을 중심으로 투자 연계 기능을 강화하고 있으며 우리금융은 그룹 차원의 직접 IR 행보에 돌입했다.

22일 여성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금융권에서는 홍콩을 ‘차이나 포트폴리오’의 전진기지로 재구성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중국 본토의 금융시장 접근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CEPA 체제와 GBA(웨강아오 대만구) 연계를 활용한 전략이 다시 부상하는 배경이다. KOTRA의 ‘2025 중국진출전략’ 보고서에서는 홍콩이 중국 기업의 글로벌 진출과 외국계 기업의 중국 진입을 연결하는 '슈퍼 커넥터(Super-connector)' 역할을 강조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홍콩 정부는 CEPA를 활용해 중국 본토 및 GBA(웨강아오 대만구) 지역과의 연계를 강화하고 있으며 금융·법률·회계 등 전문 서비스 인프라를 기반으로 글로벌 기업과의 R&D·투자 협력을 중개하는 고품질 플랫폼으로서의 기능을 키워가고 있다. 또 저작권 조례 개정, 중재 판결 상호 집행, 고급인재 비자제도 확대 등 제도적 기반도 다각도로 정비하고 있으며 이는 홍콩이 단순 금융허브를 넘어 ‘정책적 연결망’을 갖춘 전략적 관문으로서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런 흐름 속에서 미래에셋증권은 해외 투자 연계 기능을 강화하며 실행력 확보에 나선 모습이다. 지난 4월 서울 중구 미래에셋센터원에서 개최된 ‘미래에셋 차이나데이 2025’에는 CATL, 애지봇, 로보센스 등 중국 유망 혁신기업들이 대거 참여했고 국민연금공단, 한국교직원공제회, NH-아문디, 삼성자산운용 등 국내 기관투자자들과의 네트워킹이 이어졌다.

샤샤홍 미래에셋증권 홍콩법인 IB 총괄은 "중국의 기술과 소비 시장은 글로벌 투자자들에 매력적인 투자 기회를 제공한다"며 "이번 행사는 한·중 양국의 역동적인 경제를 연결하는 가교를 넘어 고객과 파트너에게 지속 가능한 가치를 제공하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고 말했다.

CATL과의 접점은 실질적인 투자로 이어졌다. 미래에셋은 최근 CATL의 홍콩증권거래소(HKEX) 상장에 코너스톤 투자자로 참여해 약 6000만 달러를 투자했다. 이번 IPO는 총 공모금액이 약 53억 달러로 올해 글로벌 최대 규모의 상장 사례로 평가된다.

코너스톤 투자는 공모가 확정 전 일부 물량을 사전 배정받는 방식으로 IPO의 신뢰성과 안정성을 높이는 구조다. 미래에셋은 다수의 글로벌 기관들과의 경쟁 속에서도 높은 수준의 배정 물량을 확보했으며, 그룹 내 증권·홍콩법인·자산운용 간 협업을 통해 투자가 이뤄졌다.

우리금융그룹은 홍콩을 IR 거점으로 삼아 글로벌 투자자와의 직접 접촉을 강화하고 있다. 임종룡 회장은 오는 30일까지 홍콩에 머물며 주요 주주 및 투자자와의 IR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지난해 우리금융지주의 외국인 지분율이 8%포인트 증가했고, 주가도 지주 전환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며 “임 회장은 이번 홍콩 IR을 시작으로 올해 해외 IR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동양생명과 ABL생명 인수 절차가 마무리된 만큼 이번 IR에서는 은행 중심의 수익 구조를 비은행 포트폴리오로 확장하려는 계획과 자회사 간 시너지 전략도 공유될 예정이다. 이번 홍콩 일정은 2023년 하반기 영국과 중동 방문 이후 약 1년 8개월 만의 공식 해외 IR 활동으로 우리금융은 향후에도 해외 투자자와의 접점을 확대할 방침이다.

여성경제신문 박소연 기자 syeon0213@seoul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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