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인 최초, K-클래식 위상 드높여
현 리카르도 샤이 이어 2027~2030년

이탈리아의 세계적인 스칼라(Teatro alla Scala) 극장이 한국의 지휘자 정명훈(72)을 차기 음악감독으로 공식 임명했다. 정명훈은 스칼라 극장 246년 역사상 최초의 아시아인 음악감독이 된다. 

정명훈 지휘의 콘서트오페라 <라 트라비아타>(2024) /사진=예술의전당 제공
정명훈 지휘의 콘서트오페라 <라 트라비아타>(2024) /사진=예술의전당 제공

극장은 5월 12일 자 홈페이지 발표를 통해 정명훈은 2027년 초부터 음악감독직을 맡게 되며, 임기는 2030년 2월까지라고 밝혔다. 정명훈은 1989년 모차르트의 <피가로의 결혼>으로 스칼라 극장에 데뷔한 이래 총 9편의 오페라를 84회 공연했으며, 141회의 콘서트를 지휘하는 등 누구보다 이 극장과 깊은 인연을 맺어왔다.

스칼라 극장 측은 “정명훈은 기술적 완성도와 시적 감수성을 고루 갖춘 지휘자이며, 그가 앞으로 스칼라의 음악적 전통과 현대성을 조화롭게 이끌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스칼라는 지난 4월 말 현재 음악감독인 리카르도 샤이(Riccardo Chailly)의 임기를 2026말까지 연장했다. 플라테아 매거진에 따르면 당시만 해도 이탈리아의 지휘자인 다니엘레 가티(Daniele Gatti)가 후임자가 될 것이라 전망했기에 정명훈의 감독 임명은 현지에서도 놀라운 일로 받아들이고 있다. 하지만 결국 극장은 장기적인 예술적 비전과 국제적 영향력을 고려해 그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정명훈은 1990년대 프랑스 바스티유 오페라의 음악감독을 지낸 바 있으며, 도쿄 필하모닉, 라디오 프랑스 필하모닉, 서울시향 등 세계 주요 오케스트라에서 활동해온 명실상부한 세계적 마에스트로다. 이번 임명은 K-클래식을 드높이는 또 하나의 이정표이며 국제 무대에서 아시아 음악인의 위상을 확인하는 사건이 될 것이다.

여성경제신문 한형철 초빙기자 donham2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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