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부자동네 놓치면 안돼” 사활
’재건축 끝판왕’ 공사비만 2조4000억
현대 ‘상표권 출원’ 삼성 ‘홍보관 포문’

서울 재건축 최대어로 꼽히는 압구정2구역 재건축 사업 수주를 놓고 압구정 터줏대감인 현대건설과 정비사업 1위 삼성물산의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주민을 겨냥해 홍보관을 마련했고 현대건설은 아파트 명칭에 대한 상표를 출원하는 등 양사의 기싸움이 치열하다.
7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압구정2구역 재건축 조합은 오는 6월 중순께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 공고를 내고 9월에 시공사 선정 총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압구정2구역은 현대건설이 1982년 준공한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신현대아파트 9·11·12차 단지 1924가구 규모다. 재건축을 통해 2571가구 규모의 아파트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이 단지는 한강변 단지와 압구정역 초역세권인 데다 한강공원·현대백화점 등 도보권에 위치해 이른바 '재건축 끝판왕'으로 불린다. 압구정 재건축 구역 가운데 가장 입지가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총 사업비는 2조4000억원에 달한다.
여성경제신문 취재에 따르면 이 알짜 사업지를 두고 최근 한남4구역에서 현대건설을 누른 삼성물산과 이른바 ‘압구정 터줏대감’으로 불리는 현대건설의 리턴 매치가 격화할 조짐이다.
국내 시공능력평가 1·2위인 두 건설사의 빅매치인 만큼 양사 모두 수주에 사활을 걸고 있다. 압구정 재건축을 수주하면 추후 여의도와 성수동 등 다른 정비사업 수주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다.
삼성물산은 압구정 현대아파트 맞은편에 프라이빗 라운지 ‘압구정 S.Lounge’를 개관했다. 삼성물산은 이를 통해 앞으로의 주택 단지 모형도와 설계 개요 등 차별화된 기술과 사업 경험에 대한 정보를 제공할 예정이다.
삼성물산 김명석 주택사업본부장은 여성경제신문에 “브랜드와 사업 지역에 걸맞는 독보적 가치와 품격을 보여드릴 예정”이라며 “대한민국을 넘어 글로벌 랜드마크가 될 수 있도록 사업에 진심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물산은 강남구 '개포주공 6·7단지'와 송파구 '잠실 우성 1·2·3차' 등 알짜 재건축 사업들을 포기하며 '압구정2구역'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게다가 오세철 사장의 지시로 정비사업팀 1군을 강남사업소로 집결시키며 수주를 위한 바닥 다지기에도 힘을 쏟았다.
압구정 터줏대감인 현대건설은 주도권 사수에 사활을 걸고 있다. 현대건설은 2023년말 압구정재건축수주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압구정2구역 수주를 준비해 왔다. 최근에는 TF를 압구정재건축영업팀으로 정식 출범시켰다.
현대건설은 헤리티지를 강조하며 ‘압구정 현대아파트’ ‘압구정現代’ ‘압구정 현대’ ‘압구정 現代아파트’ 등 한글과 한자를 포함한 형태로 상표권을 출원했다. 건설사가 과거 시공한 단지의 명칭을 상표로 등록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으로 50년 전 시공했던 현대아파트 브랜드를 그대로 계승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현대아파트에 얽힌 고객들의 사연을 소개하는 공모전까지 개최하며 입주민들과의 유대감을 강조하는 등 물러설 수 없는 재건축 수주전을 준비하고 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여성경제신문에 “압구정 현대는 현대건설의 오랜 역사와 상징성을 지닌 대한민국 대표 단지”라며 “해당 명칭에 대한 상표권 출원은 브랜드 관리 및 보호를 통해 향후 안정적인 브랜드 정체성을 확립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한편 압구정 현대아파트는 1970년대 준공된 이후 50년째 국내 최고 부촌 아파트로 꼽히는 상징적인 단지다. 현대아파트 지구를 6개 구역으로 나눠 재건축을 진행할 계획이다.
여성경제신문 유준상 기자 lostem_bass@seoul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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