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정 건조업체 양사 '코리아 원팀' 결성
해군 전력 강화·해외 함정 수출 확대 전망
과열 경쟁으로 'SEA 3000' 최종 후보 탈락
"양사 협력으로 압도적인 경쟁력 갖출 것"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이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협력 체계를 구축했다. 양사는 함정 수출 사업에서 각자의 강점을 살려 협력하기로 합의하며 '코리아 원팀'을 구성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26일 방위사업청에 따르면 양사는 과천 방위사업청 청사에서 '함정 수출 사업 원팀 구성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이번 협약을 통해 HD현대중공업은 수상함 수출 사업을, 한화오션은 잠수함 수출 사업을 주관하며 상호 지원하는 체계를 확립할 예정이다.
HD현대중공업은 국내에서 가장 많은 102척의 수상함을 건조한 기록을 보유하고 있으며 한화오션은 23척의 잠수함을 건조하며 장보고-Ⅰ·Ⅱ·Ⅲ 잠수함 사업을 모두 수주한 강점이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협력이 한국 해군 전력 강화뿐만 아니라 해외 함정 수출 확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한다. 특히 최근 미국 의회에서 '해군 준비 태세 보장법'을 발의하며 한국 조선소의 미 해군 함정 건조 가능성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양사의 협력은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협력의 배경에는 한국이 지난해 호주의 10조원 규모 'SEA 3000' 신형 호위함 사업에서 최종 후보에서 탈락한 경험이 있다. 당시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이 과열 경쟁을 벌이면서 결국 일본과 독일 업체에 밀렸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와 더불어 국내에서도 7조8000억원 규모의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사업을 두고 양사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개념 설계는 한화오션이, 기본 설계는 HD현대중공업이 따낸 가운데 이번 협력 체계 구축이 해군 전력 차질을 해소하고 장기적으로는 원활한 사업 진행에 기여할 것이란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국가 안보와 국민 안위를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하는 방산업체의 사명감으로 이번 MOU에 임했다"며 "이를 계기로 국내외 함정 시장에서 업체 간 협력 기조가 이어지길 바라며 해외 함정 수주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방산 업계 관계자는 "두 업체가 협력해 해외 수주전에 나선다면 경쟁 국가에 비해 압도적인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라며 "이번 협약이 국내 방산업체간 과열 경쟁을 완화하는 데도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