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 화재·증권도 견조한 실적
실적 성장 속 내부 관리 과제 부각

메리츠금융지주가 신한지주를 넘어 금융그룹 종목 중 시가총액 2위에 올랐다. 은행 없이 보험·증권을 중심으로 수익을 창출하는 차별화된 전략이 주효한 결과다. 그러나 최근 일부 거래에서 절차 관리가 미흡했다는 지적이 나오며 운영 안정성을 더욱 강화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일 종가 기준 메리츠금융지주의 시가총액은 23조8400억원으로 신한금융지주 시가총액 23조7626억원을 넘어섰다. 기존에 신한금융지주가 금융그룹 종목 중 시총 2위를 유지하고 있었으나 이번 변동으로 순위가 뒤바뀌었다.
메리츠의 시총 상승은 지난해 기록한 견조한 실적 덕분이다. 메리츠금융은 지난해 당기순이익 2조3334억원을 기록하며 2년 연속 '2조 클럽'을 달성했다. 김용범 메리츠금융 부회장은 지난 19일 실적 발표 후 콘퍼런스콜에서 "2∼3년 내에 연결 당기순이익이 3조원을 달성할 것으로 개인적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주요 계열사인 메리츠화재와 메리츠증권도 나란히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메리츠화재는 장기보험과 일반보험 성장에 힘입어 전년 대비 9.2% 증가한 1조7105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메리츠증권은 6960억원의 당기순이익과 1조549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2년 만에 영업이익 기준 '1조 클럽'에 복귀했다.
실적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운영 측면에서는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지주로서의 위상이 높아진 만큼 거래 관리 체계를 더욱 정교하게 다듬을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최근 메리츠증권이 글로벌 기업 간 합병 비율을 정확히 반영하지 않은 채 주식 거래를 진행하며 절차적 미흡함이 드러난 것도 이러한 과제를 부각시키고 있다.
지난 20일 나스닥 시장에서 하이드마(티커명 HMR)가 거래를 시작하는 과정에서 기존 상장사인 MGO글로벌(MGOL)과의 합병 비율(30대 1)이 제대로 적용되지 않은 채 일부 투자자들에게 주식이 지급되는 오류가 발생했다. 다른 국내 증권사들이 합병 절차에 따라 기존 주식 거래를 제한한 것과 달리 메리츠증권은 별다른 제한 없이 거래를 허용해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한국 시간 20일 오후 6시부터 7시 30분 사이 나스닥 프리마켓에서 체결된 거래가 약 1시간 30분 후 전량 취소되었으며 투자자들은 메리츠증권의 실수로 인해 시장에 하이드마 주식이 과도하게 풀리면서 주가가 희석됐다는 입장이다. 메리츠증권은 해당 시간 동안 매도된 15만 주 중 정규장에서 13만 주를 되사들였으며 피해를 입은 30여 개 계좌에 대한 보상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빠르게 대응한 점은 긍정적이지만 기본적인 절차 관리가 미흡했다는 점에서 운영 리스크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메리츠증권 관계자는 "해당 시간 동안 주가가 변동하는 과정에서 손해를 본 계좌는 30여개로 잠정 추산하고 있고 손해 규모는 약 1000만원으로 파악된다"며 "고객과 협의 후 보상에 나설 예정"이라고 말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여성경제신문에 "금융지주의 규모가 커질수록 운영 리스크 관리가 기업 신뢰도와 직결된다"며 "특히 증권업은 투자자 보호와 시스템 안정성이 중요한데 향후 비슷한 실수가 반복되지 않도록 내부 통제와 시스템 점검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