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영업익 7025억원
전년 실적 대비 4배 증가
고선가 선박 건조 본격화 영향

HD현대중공업이 진수한 정조대왕함. /HD현대중공업
HD현대중공업이 진수한 정조대왕함. /HD현대중공업

HD현대중공업이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4배가량 증가하면서 국내 대형 조선3사 중 1위를 차지했다. 주력 산업인 조선업을 비롯해 특수선과 엔진에서 모두 호실적을 기록했다. 

HD현대중공업은 지난해 매출 14조4865억원, 영업이익 7025억원을 기록했다고 6일 공시했다. 영업이익이 전년(1786억원)보다 4배가량 증가했는데, 이는 2019년 HD한국조선해양에서 물적분할로 출범한 이후 최대 실적이다. 

4분기 영업이익은 2822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03.5% 늘었다. 이 분기 매출과 순이익은 각각 4조56억원과 3666억원이었다. 

HD현대중공업의 실적 개선은 조선업에서의 성장이 이끌었다. HD현대중공업이 지난해 조선 부문에서 벌어들인 영업이익은 모두 7026억원으로, 1년 전 같은 기간(1488억원)에 비해 압도적인 수치다. 상선과 특수선 각각 6036억원, 99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HD현대중공업은 단일 법인으로 독립한 직후 5년 연속 경쟁사에 영업이익 1위 자리를 내줬다. 2019년과 2020년은 한화오션(당시 대우조선해양)이 2928억원, 1534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으나 HD현대중공업은 절반에 미치지 못하는 1295억원, 325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2021년과 2022년은 대형 조선 3사가 일제히 적자를 봤다.

HD현대중공업은 4년 연속 실적 개선에 성공했다. 2021년 영업손실 8003억원으로 바닥을 찍은 뒤 2022년 2892억원으로 적자 폭을 줄였다. 흑자가 본격화한 것은 2023년부터다. 1786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면서 흑자로 돌아섰으나 삼성중공업(2333억원)에 미치지 못했다.

마침내 2024년 들어 삼성중공업과 한화오션이 각각 5027억원, 2379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면서, HD현대중공업은 국내 조선 빅3 중 1위 자리를 탈환했다. 

고선가에 수주한 선박 건조 비중이 늘면서 실적을 견인한 것이 주효했다. 대표적인 주력 선종인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비중은 전 분기 39.5%에서 42.2%, 액화석유가스(LPG) 운반선은 8.7%에서 10.7%로 증가했다. 상대적으로 기술 난이도가 낮은 컨테이너선은 47.9%에서 41.9%로 줄어 수익성이 개선됐다.

엔진기계 부문도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이며 수익성에 기여했다. 지난해 2865억원이었던 엔진기계 부문 영업이익은 3590억원으로 25.3% 증가했다. 제품 생산은 늘었으나 고객사 인도가 늦어져 매출 인식이 더뎠다는 것을 감안하면 수익 폭은 더 커질 전망이다. 

HD현대 관계자는 "대외 불확실성이 심화되는 가운데 올해는 안정적인 사업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전 사업 영역에서 수익성 위주의 전략을 추진해나갈 방침"이라며 "조선 및 전력기기 부문의 양호한 실적흐름이 지속되는 만큼 친환경기술 개발과 생산효율성 극대화로 성장세를 이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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