앱 누적 다운로드 수 1868만 건
無 면허 킥보드 이용, 인증 허술
매주 2만원 꼴···지하철보다 비싸
2인 탑승·음주 운전 사고 위험성↑
|
[청년이 보는 세상] 이번 편은 강릉원주대 '모바일 뉴스의 이해' 수업 수강생들이 작성한 기사를 연재합니다. 여성경제신문은 이 수업을 지도하는 허만섭 강릉원주대 교양교육부 교수와 수강생들의 동의 하에 기사를 [청세]에 게재합니다. [편집자 주] |

전동 킥보드는 이제 전국 대학가의 일상이 됐다. 도시마다 공유형 전동 킥보드 이용자는 나날이 증가하고 있다. 공유 퍼스널모빌리티(PM) 대수는 2000년 7만 대에서 2023년 29만 대로 증가했다. 2023년 상반기 8개 공유 PM 앱의 누적 다운로드 건수는 1868만 건으로 전년 같은 기간(1371만 건)보다 36% 포인트 늘었다.
대학에서도 공유형 전동 킥보드를 타고 등·하교하는 학생이 남녀 무관 즐비하다. 대학 캠퍼스가 몰려 있는 경기 안산은 올해 상반기 킥보드 사용량이 전년 동기보다 네 배 넘게 늘었다.
킥보드로 기숙사에서 강의실로

그림1은 지난해 10월 평일 오전 7시경 강원도 강릉시 강릉원주대 교내 기숙사 앞 전경이다. 대다수 학생이 기숙사에서 나오기 전이라 킥보드가 22대가 그대로 배치돼 있다. 그림2는 같은 날 오전 10시 모습이다. 기숙사에서 나온 학생들이 너도나도 킥보드를 타고 강의실로 이동하는 바람에 남은 킥보드가 2대뿐이다. 킥보드가 대학가에서 얼마나 보편화되어 있는가를 잘 보여주는 장면이다.
킥보드 이용의 편리성은 킥보드 사용을 촉진한다. 도로교통법에 따르면 전동 킥보드를 운전하려면 제2종 원동기장치자전거 면허 이상의 면허를 보유해야 한다. 하지만 10~20대 이용자 상당수는 면허 없이 킥보드를 대여해 타고 다닌다. 대학생 김모 씨(20)는 "면허증이 없어도 부모나 친구의 면허증을 앱에 인증하면 된다"며 "학교 안팎 어디에 가도 킥보드가 대기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앱으로 QR코드를 찍고 등록된 카드로 간단히 결제한다"며 "편리하고 빠른 것을 좋아하는 우리 스타일에 잘 맞다"라고 덧붙였다.
저렴한 신종 대중교통수단?
킥보드에 관한 기존 뉴스와 달리 필자가 특별히 주목한 것은 킥보드 이용 비용이다. 많은 대학생은 킥보드를 '가성비가 뛰어난 저렴한 신종 대중교통수단'으로 여긴다. 과연 실제로 그럴까? '가랑비에 옷 젖는다'라는 속담이 킥보드에 잘 어울린다.
대학생 장모 씨(20)는 "결제할 때 1000원대의 숫자가 나온다"며 "싸다고 생각해 결제했고 매일 걸어가도 될 거리를 킥보드로 다니게 됐다"라고 말했다. 한 공유 킥보드 서비스의 경우 10분간 2km 주행에 1700원이, 20분간 3km 주행에 2700원이 부과됐다(2022년 기준). 필자의 요청으로 장 씨는 킥보드로 출금된 액수를 확인했다. 매주 2만여 원꼴로 나갔다. 월 8만 원 이상이 킥보드에 지출된 셈이다. 장 씨는 "이 정도 금액은 장거리 교통수단인 버스·지하철 월 이용액과 비슷하거나 더 많은 것 같다"라고 했다.
버스·지하철 비용 웃돌아
대학생 유모 씨(20)는 "교내와 학교 주변에서 킥보드를 타느라 쓰는 돈이 월 10만 원"이라고 말했다. 킥보드 대여 서비스가 없었을 땐 그냥 걸어 다녔으므로 전혀 지출되지 않았던 돈이다.
상당수 킥보드 이용자는 이제 킥보드 대여 비용이 적잖다는 점을 의식한다. 그런데도 이용을 멈추지 않는다. 유 씨는 "비싼 비용이고 아깝지만 정말 킥보드에 중독돼 걸어서 5분 거리도 무조건 탄다"라고 했다. 게임에 중독된 것과 비슷하다고 한다.
두 명이 킥보드 한 대에 함께 타서 이동하는 건 두 명이 각각 킥보드를 타는 것보다 비용이 절반으로 줄어든다. 결국 킥보드 불법 2인 탑승도 킥보드 비용 문제와 연관된다. 대학생 김모 씨(20)는 "한 명만 탑승하게 되어 있는 전동 킥보드를 두 명이 타고 이동하는 모습이 대학가에서 쉽게 발견된다"라고 말했다.
프랑스 파리시는 2023년 4월 주민투표로 전동 킥보드 대여 서비스를 폐지했다. 주된 폐지 사유는 비싼 대여료와 잦은 사고였다. 최근 서울시 설문 결과에 따르면 시민 75.6%는 민간 대여 전동 킥보드 운영의 전면 금지에 찬성했다(반대 11.6%).
흔한 킥보드 음주 운행
한국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전동 킥보드와 전기자전거 등 개인형 이동장치 관련 안전사고는 최근 급증하는 추세다. 개인형 이동장치 사고는 2019년 447건에서 지난해 2389건으로 다섯 배 이상 늘었다. 같은 기간 사망자 수도 8명에서 24명으로, 부상자도 473명에서 2622명으로 증가했다.
방탄소년단(BTS) 슈가도 8월 음주 후 킥보드를 운행하다 사고를 냈다. 그런데 대학가에서 이러한 킥보드 음주 운행은 요즘 흔한 일이다. 몇몇 대학 기숙사생들은 밤늦도록 학교 주변에서 술을 마신 후 기숙사 통금시간 전 서둘러 입실하기 위해 결국 걷거나 뛰는 대신 킥보드를 타게 된다. 킥보드에 대한 음주 단속도 별로 없다. 대학생 윤모 씨(20)는 "학교 안팎에서 킥보드 음주 운행이 많이 발생하고 있다"며 "술을 마신 상태에서 킥보드를 타면 감각이 무뎌지며 행인에게 피해를 주거나 차에 부딪힐 위험이 커진다"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