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형사 다수 주관 실적 全無
금융당국 심사 조건 까다로워져
상장 준비 기업도 소극적 움직임

대형‧중소형 증권사 간 IPO 실적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기업공개(IPO)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대형‧중소형 증권사 간 IPO 주관 실적 양극화 현상도 심화되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대형‧중소형 증권사 간 기업공개(IPO) 주관 실적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중소형 증권사 중에는 올해 한 건의 IPO도 성공하지 못한 회사도 다수다. 업계에선 올해 IPO시장이 경색된 데다 금융당국 심사 조건이 까다로워지면서 상장 준비 기업들이 소극적이었다고 진단한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SK‧상상인‧유안타‧현대차증권의 올해 주관 실적은 0건이다. 작년만 해도 유안타 증권 4건, SK증권과 현대차증권도 각각 2건, 1건 주선에 성공했지만 올해는 단 한 건도 성공하지 못한 것이다. 이들이 상장 주관을 맡은 업체 중 예비심사를 통과한 곳도 없어서 연말까지 추가 실적을 기대하기도 어렵다.

SK증권이 대표 주관사를 맡은 로킷헬스케어는 지난 7월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했지만 아직까지 승인을 받지 못했다. 이에 업계에선 로킷헬스케어가 연내 상장할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 유안타증권은 주관을 맡았던 핀테크 기업 원투씨엠이 상장 계획을 자진 철회했고 유안타제12호스팩과 식품·조미료 제조업체인 시아스와의 합병도 취소됐다.

반면 대형사는 계속해서 실적을 쌓고 있다. 8일 기준 올해 IPO 주관 건수는 △한국투자 14건 △미래에셋 9건 △NH투자 11건 △KB증권 8건 △하나‧삼성증권 7건 등이다. 특히 한국투자증권의 경우 지난 2022년부터 올해까지 꾸준히 10건 이상의 딜을 성공시키면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이처럼 양극화 현상이 심화된 데는 금융당국의 심사 문턱이 높아진 영향이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코스닥 시장에서 '뻥튀기 상장' 문제가 불거진 이후 예비 상장기업 증권신고서에 제출일 직전 월까지 매출액‧영업손익을 기재하게 하는 등 재무 투명성을 강화했다. 이에 예비심사 단계에서 승인이 안 나거나 상장 절차를 자진 철회하는 기업 수도 늘었다. 지난 10월 한 달 동안만 6개의 기업이 자진 철회 수순을 밟았다. 

업계에선 앞으로 상장을 준비하는 기업들이 상대적으로 중소형사보다 주관 실적이 좋은 대형사를 선택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여성경제신문에 "올해 들어 상장 철회 건수가 늘면서 시장 자체가 얼어 붙은 모습"이라며 "금융당국의 심사가 강화된 만큼 시간을 두고 제대로 갖춰서 도전하자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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