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관광 두마리 토끼잡는 상품에 여행마니아들 귀가 '솔깃'

스포츠도 즐기고 지역 관광지도 둘러보는 '일석이조' 여행상품이 생긴다. 포항스틸러스 프로축구단과 코레일이 손을 잡고 관광객 유치에 나선 것. 스포츠와 관광이 연계한 국내최초 '스포츠투어'인 만큼 기차여행 마니아들의 전폭적인 지지가 예상된다. 우리 일행은 상품 개발을 위한 사전 답사차 포항행KTX에 몸을 실었다.

♦ KTX개통후 주말이용객만 5000명 표구하기는 '하늘의 별따기' 서울~포항 2시간 돌파

▲ KTX포항역. 지난 3월 개통후 관광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송금종 기자 sheriff121@naver.com

포항시는 지난 3월 KTX개통 이후부터 관광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이용객은 주말 평균 5000명, 휴일까지 더하면 많게는 6000명에 이른다. 주말과 평일 오전시간대 표구하기는 '하늘의 별따기'라고 하니 예매는 필수다. 요금은 성인기준 일반실이 5만2600원이다. 서울~부산(5만7300원)간 KTX일반실 요금과 큰 차이는 없다. 특실은 7만3600원이다.

▲ 시민들이 포항역을 빠져나가고 있다. /송금종 기자 sheriff121@naver.com

오전 9시 45분에 출발한 KTX는 12시가 조금 못된 시각에 포항에 도착했다. 5시간이 넘게 걸렸던 새마을호 기차에 비하면 거의 날아가는 수준이다. 잠깐 눈을 붙이고 나니 어느새 포항에 도착해 있었다. KTX포항역은 신 역사답지 않은 '소박한' 자태를 뽐냈다. 이용객 규모를 감안하면 역사 내부는 비좁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신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외관이 돋보였다. 출구로 나오면 버스와 택시 승강장이 바로 있어 편리하다.

♦ 전국민 입맛 사로잡은 포항의 별미 '물회'

▲ 포항물회 지정점에서 맛본 물회. 싱싱한 회가 가득 들어있다. /송금종 기자 sheriff121@naver.com

점심은 물회를 먹었다. 보통 포항하면 '과메기'나 '고래고기'를 떠올리게 마련이지만 포항에 가면 꼭 물회를 먹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포항물회는 전국에서도 이름난 별미다. 포항시는 '포항물회'라는 지리적 표시 단체표장 등록출원도 이미 마친 상태다.

▲ 포항물회는 포항의 정식 브랜드가 됐다. /송금종 기자 sheriff121@naver.com

허기진 배를 붙들고 들른 가게는 시가 인정한 '포항물회' 지정점으로 20년 전통의 포항식 물회만을 고집하는 맛집이다. 도다리, 세꼬시 등 횟감도 다양하다. 전복죽으로 입가심 후 모듬물회(1만5000원)을 시키니 싱싱한 회가 대접 가득 나왔다. 가자미 등 잡어가 푸짐하다. 맛은 깔끔하면서 배를 많이 썰어 넣어 아삭하고 달콤한 식감이 일품이다. 국수 면과 비벼먹으면 한 끼 식사로 든든하다. 물회를 시키면 매운탕도 따라 나오는데 두툼하게 썬 무를 꼭 한 번 먹어보길 바란다. 밑반찬도 맛있다. 깻잎과 고춧잎나물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문의 : 054)275-5655

♦ 포항스틸러스 홈경기를 집에서 보듯 편하게 '스카이박스'

배를 채우고 난 뒤 포항스틸러스 축구단의 전용구장인 '포항스틸야드'를 찾았다. 이날은 포항스틸러스와 성남FC의 경기가 있었는데 두 명문 구단의 맞대결인 만큼 전국 각지의 축구팬들로 구장이 꽉 찼다. 이날 경기에 앞서 코레일과 포항스틸러스의 업무 협약식이 있었다. 코레일과 구단 측은 국내 최초로 시도되는 스포츠와 관광이 결합한 'KTX스포츠투어' 상품 개발에 적극 협력하기로 했다.

▲ 포항스틸러스와 성남FC의 경기가 진행중이다. /송금종 기자 sheriff121@naver.com

경기는 구장 4층에 있는 '스카이박스'에서 관람했다. 스카이박스는 16석의 고급 가죽 소파를 포함해 냉난방 및 편의시설을 완비해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최적의 관전 여건을 자랑하는 프리미엄 관람석이다. 한 눈에 들어오는 필드가 마치 영화관에 온 듯한 착각에 빠지게 한다. 생맥주와 커피, 차 등 음료도 함께 제공된다. 이날 경기는 포항의 짜릿한 역전승으로 마무리됐다. K리그 팬이라면 한 번쯤은 최고의 시설에서 누릴 수 있는 특별한 감동을 느껴 봐도 좋겠다. 스카이박스는 구매도 가능하다. 자세한 내용은 포항스틸러스 홈페이지(www.steelers.co.kr)나 전화(054-282-2002)를 통해 문의할 수 있다.

♦ 포항의 '작은 일본' 구룡포 근대문화역사겨리

▲ 일본 전통의상을 입은 남녀가 나란히 걷고 있다. /송금종 기자 sheriff121@naver.com

포항시 구룡포에는 작은 일본이 있다. 구룡포 읍내 장안동 골목에 가면 1900년 대 일본인들이 살던 가옥이 고스란히 남아있다. 이곳은 드라마 '여명의 눈동자'의 촬영세트로 이용되기도 했다. 좁은 골목을 사이에 두고 양옆으로 빽빽이 들어서 목조 가옥은 당시 일본인들의 생활상을 엿보게 한다. 골목을 걷다 일본 전통의상 차림의 젊은 남녀를 만났다. 구룡포 근대문화역사거리에서는 유카타와 기모노 체험은 물론 일본 전통차도 맛볼 수 있어 젊은이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 영일대해수욕장을 품은 포항 최고의 호텔 '베스트웨스턴 포항'

▲ 베스트웨스턴 포항호텔에서 바라본 영일대해수욕장. 영일정이 보인다. /송금종 기자 sheriff121@naver.com

저녁을 먹고 숙소로 돌아왔다. 우리가 묵었던 베스트웨스턴 포항호텔은 영일대해수욕장 맞은편에 있다. 객실에는 에어컨, 냉장고, TV 등 가전이, 욕실은 샤워실과 화장실이 분리돼있으며 비데가 구비돼 있다. 목욕 가운과 세면도구도 무료로 제공된다. 객실이 아주 넓은 건 아니지만 없는 거 빼곤 다 있다. 또 모든 객실이 바다를 향하고 있어 포항에서 가장 아름다운 전망을 자랑한다.

▲ 영일정에 조명이 켜져있다. 영일대해수욕장은 포항관광의 필수 코스다. /송금종 기자 sheriff121@naver.com

객실 차창 밖으로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건 영일정이다. 영일정은 우리나라 최초의 해상누각이다. 바다에 떠 있는 독특한 구조 때문인지 낮은 물론 밤에도 관광객이 끊이지 않는다. 특히 밤이 되면 조명이 켜지면서 근사한 데이트 코스로 탈바꿈한다. 멀리 포항제철의 야경도 한 몫 거든다. 포항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영일대해수욕장의 야경을 추천하고 싶다.

▲ 베스트웨스턴 포항호텔은 매일 오전 7시부터 10시까지 조식을 제공한다. /송금종 기자 sheriff121@naver.com

베스트웨스턴 포항은 투숙객을 위해 매일 아침 7시부터 10시까지 조식을 제공한다. 메뉴는 한식을 비롯한 미니 뷔페식이다. 전날 과음을 했다면 해장하기 좋은 국물도 마련돼 있다. 유리외벽이라 바다를 보며 식사를 즐길 수 있다. 테라스에서 티타임을 가져도 좋다.

♦ 국내 100대 명산 내연산과 보경사 '12폭포'의 절경을 만나는 곳

▲ 보경사 대웅전. 보경사는 연령이나 단체 구분 없이 입장료(2500원)를 받는다. /송금종 기자 sheriff121@naver.com

다음날 우리는 포항 내연산의 보경사를 방문했다. 내연산 문턱에 있는 보경사는 신라 진평왕 때 지어진 사찰이다. 입장료는 연령이나 단체 구분 없이 2500원이다.

하지만 절 자체로선 볼 게 많지 않아 그냥 지나치고 입산 하는 등산객이 많다. 실제로 둘러보면 규모도 작고 문화재로서 와 닿는 느낌은 덜한 편이다. 오히려 절 바깥을 흐르는 계곡에 눈길이 갔다. '내연사 계곡' 또는 '보경사 계곡'이라고도 부르는 이 계곡의 정식 명칭은 '갑천계곡'이다. 갑천계곡을 따라 걷다보면 아름다운 내연산의 폭포들을 만나게 된다.

▲ 내연산 12폭포 중 제 7폭인 연산폭포. 사람들이 물장구를 치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 /송금종 기자 sheriff121@naver.com

'영남의 금강산'이라고 불리는 내연산(710m)은 국내 100대 명산 가운데 하나로 12개의 폭포로 잘 알려져 있다. 폭포 중에서도 제 6폭인 관음폭포와 7폭인 연산폭포가 유명하다. 보경사에서 연산폭포까지 거리는 2.4km다. 연산폭포까지 가는 길은 비교적 경사가 완만하고 등산로가 잘 돼있어서 충분히 다녀올 만하다. 중간 중간에 만나는 골짜기와 계곡이 이루는 풍광도 훌륭하다. 목적지인 연산폭포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많은 등산객들이 자리를 펴고 경치에 젖어있었다. 바위절벽 밑으로 시원하게 물줄기를 뿜어내는 폭포를 보면 더위가 싹 사라진다. 대신 우리가 생각하는 폭포와는 규모가 작아 실망할 수도 있다.

▲ 하산 후 먹은 오리백숙. 느끼하지 않고 담백하다. /송금종 기자 sheriff121@naver.com

등산으로 소모한 에너지는 맛있는 음식으로 채워줘야 한다. 평일과 휴일 할 것 없이 등산객이 많다보니 사찰 인근에는 먹을 곳이 많다. 오늘의 점심은 오리백숙. 여름보양식에는 이만한 게 없다 싶을 정도로 맛도 맛이지만 양이 정말 푸짐하다. 맛은 담백하다. 산나물을 비롯한 밑반찬도 10가지가 넘는다. 백숙으로 부족하다면 도토리묵을 추천한다. 도토리묵에 더덕주 한 잔이면 세상을 다 가진 듯한 풍족함을 느낀다. 문의 : 054)262-0103

포항스틸러스와 코레일이 함께하는 'KTX스포츠투어' 상품은 현재 시범 판매중이며 내년에 정식 출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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