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보내는 신호 '보행 장애'
적극적인 원인 발굴·검사 필요

고령층의 보행 속도 변화가 질병과 연관이 있어 가볍게 넘길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여성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나이 들면 서서히 느려지는 걸음 속도는 곧 몸에 이상이 생겼음을 나타내는 신호일 수 있다.
2017년 대한신경과학회지에 게재된 박건우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신경과학교실 교수의 '노년의 보행 장애' 논문에 따르면 노인 보행 장애의 주원인은 관절통, 뇌졸중, 시력장애 순이다.
신경과에 찾아오는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감각 실조증, 척수질환, 뇌졸중, 파킨슨병 등이 주요 원인으로 나타났다. 신경과 입원 환자 중 보행 장애는 60%에 이르렀다.
서울아산병원 질환 백과에 따르면 보행 장애는 보행 시 중심이 과도하게 이동하거나 양측 운동이 불균형해 정상적으로 보행할 수 없는 상태를 의미한다. 정상적으로 보행하려면 중추신경계, 말초신경계, 근골격계의 조절, 조화, 반사, 학습이 총체적으로 작용해야 한다. 따라서 이들 중 어떤 부분에 문제가 생기면 보행 장애가 생길 수 있다.
보행 장애는 노인의 당연한 생리적 현상이 아님을 인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상범 서울신내의원 원장(신경과)은 여성경제신문과 통화에서 "뇌졸중, 파킨슨병, 무릎 관절 이상, 허리 신경 마비 등 원인별로 특징적인 보행 장애가 나타난다"고 말했다.
치매도 보행 장애를 유발할 수 있다. 2017년 박건우 교수의 '노년의 보행 장애' 논문에 따르면 치매 환자는 전두엽 집행 능력의 감소로 인해 똑바로 서서 안전하게 걷는 보행 전략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이상범 원장은 "치매 종류에 따라 시공간 인지 능력이 저하돼 보행이 어려워질 수 있다"며 "다만 환자 입장에선 구분하기 어렵기 때문에 단순히 '걸음걸이가 안 된다'는 이유로 내원하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이어 "보행 장애는 신경 질환으로 인해 발생한다"며 "평소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 등의 만성 질환을 예방하는 데 주력할 필요가 있다. 금주, 금연 등 건강한 생활 습관을 유지한다면 장애가 올 확률이 적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