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희대치과병원 전양현 교수팀
요양시설 입소자 구강건강 분석

치과친료 /연합뉴스
치과친료 /연합뉴스

요양시설 입소자의 치아 관리에 구멍이 생겼다는 지적이 나온다.

10일 경희대치과병원 구강내과 전양현 교수 연구팀이 '2021년 국민건강조사' 자료를 바탕으로 요양시설 내 입소자의 구강건강 상태를 분석한 결과, 요양시설 입소자의 자연치아 수는 같은 연령대의 일반인 대비 75.3%, 20개 이상 자연치아 보유율은 77.3%로 나타났다. 본인 치아를 가진 입소자가 그만큼 적다는 얘기다.

특히 치아가 아예 없는 '무치악(치아가 하나도 없는 상태)' 비율은 같은 연령대 일반인 대비 255.2%에 달했다. 읍·면 소재 요양원 환자는 일반인 대비 자연치아 수가 55%, 무치악 비율은 2.8배가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요양시설, 특히 농어촌 읍·면 지역 환자들의 구강건강이 상당히 저조하다고 내다봤다.

지난해 요양시설 입소자를 대상으로 한 구강 건강 조사 결과도 양상은 비슷했다. 여성경제신문이 2023년 11월 28일 보도한 ''이빨 없어도 진료를 못 받아요' 요양원 입소자 무치악 비율 30%···시설 내 전문의 '0명''를 보면 당시 치과협회 치무위원회 연구용역으로 진행한 전국 요양시설 입소자의 구강 건강 실태 조사 결과, 시설 내 입소자의 무치악 발생 비율은 일반 국민보다 약 3배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전양현 경희대치과병원 교수는 "자연치아 유지는 안정된 삶의 질 향상에 중대한 요소로 구강건강을 제대로 유지 및 관리하는 건 요양시설 내 입원환자에게서 필수적으로 반영돼야 할 사항"이라며 "이번 연구 결과는 요양시설에서 구강건강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했다.

요양시설 입소자의 구강건강이 일반인 대비 좋지 않은 이유는 시설 내 치아 관리 체계가 잡혀있지 않기 때문이다. 노인 요양원의 경우 '2024년 사회복지시설 종사자 인건비 가이드라인'을 보면 고용할 수 있는 종사자로 △사무국장 △총무 △과장 △생활복지사 △상담지도원 △간호사 △영양사 △물리치료사 등이 명시되어 있다. 의사의 경우 촉탁의사 제도가 있긴 하지만, 치과 전문의는 부재하다는 것이 업계 설명이다. 

요양시설 입원 여부를 평가하는 장기요양점수 산정 기준에도 구강위생 관리 및 구강건강과 연관된 항목은 양치질 가능 여부 하나에 불과하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평가 항목 대부분이 신체기능과 인지기능, 정신건강에 편중돼 있다.

전양현 교수는 "현재 요양기관에서의 구강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고, 입원 전 구강건강과 관련된 검사가 없는 것도 문제"라며 "요양시설 입소 시 반드시 구강검진을 시행하고 입원 이후에도 최소 1년에 한 번씩 정기적인 구강검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삶의 질과 연결된 중요한 요소로 요양시설 내 입원환자의 정기적 구강 관리는 국가적 차원에서 지원해야 할 사업"이라고 제언했다.

현재로선 입소자의 구강 관리는 보호자가 직접 챙겨야 하는 상황이다. 권태엽 한국노인복지중앙회 회장은 "치과 자체가 돈이 많이 들어가는 진료 과목이다 보니 촉탁 치과 의사 자체를 부를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라면서 "욕창만큼 어르신들의 건강 문제 중 가장 중요한 부분으로 꼽히는 게 구강 상태인데, 시설에선 수가에 포함되어 있지도 않을뿐더러 어르신 진료를 위한 지원비도 부재한 상황이다 보니 어찌할 수가 없는 상황이다. 어르신의 구강 건강을 위해 하루빨리 장기요양위원회를 통해 치과 협회가 들어와서 의료진 구성을 구체화해야 할 시기"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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