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존치아 따라 삶의 질 변화
신체적·정신적 건강에 영향

노년기 삶의 질과 치아 개수의 연관성이 확인됐다. 삶의 질 제고를 위해선 잔존치아 유지가 중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9일 여성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노인 삶의 질 제고는 구강건강과 깊게 연관된다. 구강건강은 노인 전신질환과 정신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의료계에 따르면 치주병과 같은 구강건강 문제는 저작 능력(씹는 기능) 저하와 영양 섭취의 어려움으로 인해 신체 전반의 건강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 자아존중감이 낮아지고 대인관계를 기피하게 되는 등 사회심리적 요인에도 부정적이다. 노인의 삶의 질과 기대수명을 향상하기 위해서는 기존 치아를 보존하는 것이 중요하고 치아 유지를 위한 예방·관리가 중요하다.
이미라 백석문화대학교 치위생과 교수팀이 국민건강영양조사(2019년도)에 참여한 65세 이상 1388명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에 따르면 연령이 낮을수록, 교육 수준이 높을수록 잔존치아 수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흡연하는 경우, 뇌졸중·당뇨병 등 만성 질환을 겪고 있는 노인은 잔존치아 수가 상대적으로 적었다. 도시 지역이 시골 지역보다, 가구소득이 높을수록, 독거에 비해 독거가 아닌 경우, 경제활동을 하지 않는 경우보다 하는 경우에 노인 잔존치아 수가 많았다.
이처럼 잔존치아 수 유지는 노인 전신건강과 더불어 삶의 질에 많은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은숙 백석대학교 보건학부 치위생학과 교수의 '구강건강 영향지수(Oral Health Impact Profile)를 이용한 구강건강 관련 삶의 질에 관한 문헌 고찰'에 따르면 구강건강 영향지수에 영향을 미치는 세부 변수 중 사회적 지지 요인으로 자아존중감, 건강관심도 등이 나타났다. 구강건강 영향지수는 구강건강이 개인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는 도구다.
만 65세 이상의 노인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잔존치아 수가 많은 노인일수록 자아 존중감이 높았다. 먹는 능력의 향상으로 영양 흡수가 좋고 원활한 언어활동으로 사회적 상호작용의 빈도도 높게 나타났다. 건강한 구강환경을 가진 노인일수록 삶에 대한 만족도가 높은 것.
김설희 건양대학교 치위생학과 교수는 여성경제신문과 통화에서 "국내외 많은 연구에서 노인의 잔존치아 수가 많을수록 섭식 능력이 높아 건강한 삶의 질 유지에 도움 되는 것이 확인됐다"며 "반대로 잔존치아 수가 적을 경우 저작, 발음 등 신체적 장애뿐만 아니라 스트레스, 수면장애, 대인관계 기피 등으로 인한 심리적·정신적 삶의 질에 부정적 영향이 높게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다른 만성질환에 비해 구강질환에 대한 관심은 비교적 적고 심각성 역시 가볍게 여기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망과 직결된 질환이 아니기 때문이다. 특히 치아 건강에 대한 노인들의 이해 부족과 경제적 여건이 원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김 교수는 "치아는 한번 손상되면 자가 회복이 되지 않아 치아 보존을 위해선 지속적 관리가 필요하다"며 "국가 차원에서 치석 제거 외 치근 우식 예방을 위한 불소도포 건강보험을 적용하는 등 노인 대상 구강병 예방 처치 건강보험 지원과 치과 의료기관 구강보건 교육 프로그램을 3회 적용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어 "복지관 건강교육 프로그램 운영 시 구강건강 관리 내용을 필수로 포함하고 요양원, 병원 등 장기 입원 환자 대상 치과의사 또는 치과위생사의 전문 구강 관리를 제공하는 것도 필요하다"며 "방문 구강 진료를 확대하고 구강건강 중요성에 대한 인식 확산 공익 동영상, 지자체 프로그램 등도 요구된다"라고 덧붙였다.
개인 차원에서의 구강 건강관리를 위한 노력도 필요하다. 김 교수는 "노인을 대상으로는 칫솔질 횟수 2회 이상 늘리기, 불소치약 이용, 치간 칫솔이나 워터픽 활용, 구강 근력 강화와 구강건조증 완화를 위한 입체조 운동, 물 소량 자주 섭취, 치과 정기검진 및 1년 1~2회에 해당하는 스케일링 실천을 권장한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