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시청자 감소에 고객 이탈 
모바일 강화하는 GS‧롯데‧현대
'자체 콘텐츠 경쟁'된 홈쇼핑街

홈쇼핑 수수료 (CG) /연합뉴스
홈쇼핑 수수료 (CG) /연합뉴스

"요즘에 TV를 누가 봐요. 홈쇼핑도 스마트폰 하나면 다 되는데"

TV시청률 감소로 수익성 부진을 겪고 있는 홈쇼핑 업계가 유튜브·숏폼·시니어 시장에 진출하면서 사업 구조 다각화를 꾀하고 있다.

5일 여성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부상했던 홈쇼핑 기업의 수익률이 최근 감소 추세에 접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막대한 TV송출수수료 부담까지 겹치면서 TV에서 유튜브 등 모바일로 옮기는 추세다.

국내 TV홈쇼핑 방송 매출액 추이(2019년~2022년). /여성경제신문
국내 TV홈쇼핑 방송 매출액 추이(2019년~2022년). /여성경제신문

한국TV홈쇼핑협회에 따르면 TV홈쇼핑의 방송 매출액 비중은 꾸준히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2018년 60.5%였던 매출 비중은 △2019년 56.5% △2020년 52.4% △2021년 51.4%로 하락하며 2022년에는 49.4%까지지 감소했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발달과 이커머스 성장으로 TV이탈 현상이 두드러지면서 TV시청과 TV홈쇼핑 이용이 감소한 것으로 분석된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최근 발표한 '방송매체 이용행태 조사'에 따르면 TV 평균 이용 시간은 2020년 2시간 51분에서 2022년 2시간 36분으로 감소했다. 연도별 필수매체 인식 추이에서도 2015년 스마트폰이 TV를 처음 역전한 뒤 그 차이가 계속 벌어졌다. 2022년에는 TV를 필수매체로 인식하는 비율이 27.5%로, 스마트폰(70%)의 3분의 1 수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2013년 이후 줄곧 오른 유료방송 홈쇼핑 송출수수료도 홈쇼핑 업계의 발목을 잡고 있다. 한국TV홈쇼핑협회에 따르면 TV 홈쇼핑사의 방송 매출액 대비 송출수수료 비율은 2018년 46.1%(1조4304억원)에서 2022년 65.7%(1조9065억원)로 5년 새 19.6%포인트 늘었다.

GS샵·롯데·현대홈쇼핑
홈쇼핑 BIG3 실적 감소

2023년 GS샵의 1~3분기 누적 매출은 836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 감소, 영업이익도 802억원으로 4.8%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홈쇼핑의 매출도 6820억원으로 2022년 대비 15.2% 감소해 20억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했다. 현대홈쇼핑 매출은 1조5223억원으로 2022년 동기 대비 3.9% 줄었고 영업이익도 513억원으로 44.6% 감소했다.

홈쇼핑 업계는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해 기존 사업과 더불어 자체 콘텐츠를 개발하는 등 다각화된 전략으로 모바일 시장에 진출했다. GS리테일 관계자는 여성경제신문과 통화에서 "GS샵은 TV홈쇼핑부터 데이터 홈쇼핑, 라이브 커머스 채널 등 각 분야 사업의 융합 시너지를 창출하기 위해 다각도로 방안을 모색하고 신규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며 "모바일 영향력 확대에 따라 TV·모바일 두 채널의 시너지를 내는 형태로 전략을 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GS샵이 오픈한 숏폼 콘텐츠 서비스 '숏픽' /GS리테일
지난해 12월 GS샵이 오픈한 숏폼 콘텐츠 서비스 '숏픽' /GS리테일

이어 "지난달 GS샵이 보유한 TV홈쇼핑, 데이터 홈쇼핑, 라이브 커머스 채널에서 송출된 상품 판매 영상을 1분 내외로 편집해 보주는 숏폼 콘텐츠 '숏픽(Short Picks)' 서비스를 오픈했다"고 밝혔다.

GS샵은 모바일 이동과 같은 소비 트렌드 뿐만 아니라 소형 가구 증가 등 사회적인 트렌드도 반영해 상품을 기획·방송하고 있다.

GS리테일 관계자는 본지에 "가족 건강에 관심이 많은 5060세대 주부 고객을 겨냥해 연말 연초엔 건강기능식품·영양제를 편성하고 1~2인 가구형태 증가에 따라 소형 가전과 같은 상품 론칭을 확대했다"며 "수능 직후에는 가족 여행 특수가 집중되는 트렌드를 반영해 해당 시즌 여행 상품을 집중 편성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롯데홈쇼핑도 유튜브·라이브커머스·SNS 등으로 판매 채널을 다각화했다. 롯데홈쇼핑 관계자는 "코로나19를 기점으로 유튜브, SNS 등 콘텐츠 소비 채널이 급성장하며 TV시청자 수는 감소했지만 '콘텐츠 소비용 채널' 자체의 기능은 높아졌다"며 "기존 5060세대 홈쇼핑 고객들도 콘텐츠 소비가 익숙해짐에 따라 롯데홈쇼핑은 단순 상품 판매가 아닌 콘텐츠와 결합한 스토리텔링으로 재미를 더하고 있다"고 밝혔다.

롯데홈쇼핑 커머스 예능 '강남의 덤덤' 방송 장면 /롯데홈쇼핑
롯데홈쇼핑 커머스 예능 '강남의 덤덤' 방송 장면 /롯데홈쇼핑

이어 "지난해 자체 유튜브 예능 채널 '내내스튜디오', 혜택 협상 예능 '강남의 덤덤'을 론칭하는 등 콘텐츠 커머스를 선보이고 있다"며 "현재까지 '내내 스튜디오' 누적 조회수는 1700만 회를 넘어섰다. '강남의 덤덤'은 600만 회를 넘어섰고 관련 상품의 누적 매출은 20억원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롯데홈쇼핑이 2023년 TV홈쇼핑 구매 현황을 분석한 결과 50대 이상 고객 주문금액 비중은 전체 연령대의 70% 이상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4분기 주문 건수는 3분기 대비 20% 늘었고, 1회 평균 주문금액은 전체 대비 2배 이상 높았다. 특히 헬스케어와 뷰티 상품 주문 건수가 10%씩 늘었다.

롯데홈쇼핑 관계자는 "5060세대의 TV홈쇼핑 이용이 증가함에 따라 헬스케어, 뷰티 등 액티브 시니어 대상 상품 판매를 확대하며 본연의 경쟁력 강화에도 나서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대홈쇼핑 자체 딜커머스 유튜브 채널 '앞광고제작소' 방송 장면 캡처 /유튜브 '앞광고제작소'
현대홈쇼핑 자체 딜커머스 유튜브 채널 '앞광고제작소' 방송 장면 캡처 /유튜브 '앞광고제작소'

현대홈쇼핑은 지난달 자체 딜커머스 유튜브 채널 '앞광고제작소'를 론칭했다. '앞광고제작소'는 예능인 권혁수가 진행하는 유튜브 예능 프로그램으로, 특정 상품에 대한 가격을 협상하는 콘셉트다. 현대홈쇼핑 관계자는 본지에 "콘텐츠 내에서 할인율이 결정되면 해당 가격대로 현대홈쇼핑 공식 온라인몰 '현대H몰'과 모바일 라이브커머스 '쇼라'에서 판매를 진행하는 방식이다"라며 "현대홈쇼핑 모바일 플랫폼간 시너지 확대와 신규 고객 확보를 노리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기존(1~3차 방송)에는 현대홈쇼핑 공식 유튜브 채널인 '훅티비' 내 콘텐츠 중 하나로 공개해 왔지만 4차 방송부터 독립된 채널로 운영을 시작했다"며 "예능 특화 채널로 개별 브랜딩을 강화하고 이를 통해 파생 신규 프로그램 론칭, 전략적 제휴 등 모바일 콘텐츠 전략을 강화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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