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전문학원 5년 새 384개→351개
실내 연습장 '무권리' 양도 업주 쇄도
강습료 인상 등록생 감소 악순환 빠져

운전면허를 취득하려는 사람이 줄어 운전학원 업계가 운영난을 겪고 있는 가운데 운전학원 수강료 인상 기조는 계속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27일 여성경제신문 취재 결과 국내 운전전문학원 수는 5년 전과 비교할 때 줄어들었다. 2018년 3/4분기에 384개였던 운전전문학원은 올해 3/4분기 353개로 집계됐다.
2010년대 후반에 등장해 저렴한 수강료와 접근 용이라는 강점으로 늘어났던 실내 운전연습장의 수 역시 줄어들었다. 2020년 출범해 수도권 중심으로 사업장을 늘렸던 D 실내 운전연습장은 2021년 40여 개의 가맹점을 냈지만 작년에는 29개로 줄었다.
이에 따라 실내 운전연습장을 양도하겠다는 사람도 늘었다. 네이버의 소상공인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회원 수 147만명)'에는 실내 운전연습장을 매도하겠다는 내용의 글이 다수 게시돼 있다. 그중에는 '가격을 내리겠다'라거나 '무권리로 내놓으니 기깃값만 달라'고 적힌 글도 다수였다.
남아있는 운전학원도 운영에 어려움을 겪으며 수강생 감소를 절감하고 있다. 서울시에 위치한 A 운전전문학원 관계자는 본지와 통화에서 "수강생이 적어 교육 프로그램 개편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운전학원 업계 불황은 운전면허 취득을 위한 시험 응시자 수 감소가 그 원인으로 꼽힌다. 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2022년 운전면허시험 3차 시험 도로 주행 응시자 수는 26만7084명이었다. 2년 전인 2020년에 30만1491명이 도로 주행 시험을 봤던 것에 비하면 3만명 넘게 그 수가 줄어든 셈이다.
특히 20대의 운전면허 시험 응시율이 급감했다. 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20대의 운전면허시험 응시율은 2010년 13.3%에서 지난해 10.8%로 줄어들었다. A 운전전문학원 관계자 역시 "연말은 수학능력시험을 친 고3 수험생 여럿이 운전면허 취득을 위해 등록하는 시기지만 올해는 연수를 받거나 시험을 치르기 위한 대기자 수가 매우 적다"고 했다.
운전면허를 따려는 젊은 층이 줄어드는 것은 운전전문학원 강습료가 인상한 데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자동차운전학원업계의 2018년 조사 결과 도로 연수 강습료는 시간당 4만4000원에서 5만원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본지가 수도권 소재 5곳의 운전전문학원을 조사한 바에 따르면 올해 도로 연수를 받기 위해서는 시간당 7만원 가량(부가세 포함)을 지불해야 했다.
운전면허 시험 응시료와 보험료 등의 부대비용도 운전면허 취득 희망자의 부담을 키운다. 올해 기준 2종 면허 취득을 위한 3종(학과·장내 기능·도로 주행)의 시험을 모두 치르면 11만원의 응시료가 발생한다. 여기에 신체검사비 6000원, 보험료 약 5000원, 인지대 1만4000원도 필수적으로 부과된다.
따라서 운전면허 신규 취득에는 총 90만원 이상의 비용이 든다. 시험을 한 번에 통과하지 못해 재응시할 경우 응시료와 보험료는 이에 추가로 부과된다. 이에 젊은 층은 경제적 부담을 느끼는 상황이다.
올해 수능을 친 19세 강모 군(서울)은 "부모님께서 시간 있을 때 운전면허를 취득하라고 하셨지만 가격이 비싸 엄두를 못 내고 있다"고 말했다. 24세 권모 씨(서울) 역시 "운전면허를 따고 싶기는 하지만 강습료도 시험 응시료도 비싸서 고3 시절부터 지금까지 몇 년째 생각만 하고 있다"고 했다.
가격 부담에 운전면허 따기를 망설이는 사람이 많지만 학원 수강료는 앞으로도 계속해서 인상될 전망이다. 11년간 운전전문학원 강사로 일했던 김모 씨는 여성경제신문과 통화에서 "강사들이 월급 조금 받으면 일 안 하려고 한다"면서 "젊은 사람들이 면허 안 따려고 하고, 그래서 수강생 수 줄어드니까 학원비는 더 오를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