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훈 편한자리 의원 원장
노동훈 편한자리 의원 원장

10년간 운영했던 요양병원을 폐업하고 일차 의료 방문 진료 시범사업을 준비했다. 다년간 요양원 촉탁의로 활동하며, 고령자 의료-요양-돌봄이 통합 운영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라 생각했다. 지난 5월 일차 의료 방문 진료 시범사업에 선정된 후 의사, 간호사, 사회복지사로 구성된 팀을 구성했다. 초기의 시행착오를 겪은 후 현재는 월 100건 이상의 왕진 중이다. 각자의 사정으로 병의원을 못 가는 이유도 다양했다. 그들에게 방문 진료 시범사업은 한 줄기 빛과 같다.

초기 문제는 처방전 전달과 본인 부담금 수납 문제였다. 현장에서 사용할 EMR 프로그램이 없어 환자를 본 뒤 병원에 복귀해 처방하고 퇴근길에 처방전을 전달했다. 현장에서 진료가 완결되지 않으니 수납금이 얼마인지 몰라, 원무과 직원은 보호자에게 전화나 문자로 비용을 청구했다. 이를 풀었던 것이 클라우드 방식의 전자 차트였다. 현장에서 처방하고 휴대용 프린터로 처방전을 출력하고 카드 단말기로 결제했다. 방문 진료의 첫 번째 문제는 해결했다.

두 번째는 간호 서비스의 부재였다. 인근의 방문 진료원장을 만나 가정 전문 간호사 선생님의 공급 문제를 논의했다. 서초구에서 열린 대한재택의료학회-서초구의사회 심포지엄에서도 가정 간호사 선생님의 공급 부족이 문제였다. 필자의 확인 결과 2023년 가정간호 대학원 과정을 이수 중인 선생님은 30~40명 선으로 파악했다. 고령자 의료-요양-돌봄의 통합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간호사 선생님의 숫자는 절대적으로 부족했다.

과거 요양병원을 운영할 때, 가정간호 선생님과 함께 방문간호를 실시한 적이 있었다. 과도한 수액 처방과 원내 직원과의 소통 문제로 2달을 하고 사업을 접었다. 1년 정도 시간이 지나 상당한 금액을 환수 처분당했다. 일차 의료 방문 진료를 하면서 가정간호 선생님 면접을 봤다. 현장에서 환자를 위해 진심으로 열심히 하는 분들이 많았지만, 그분들의 급여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해 함께 하지 못했다. 내부 논의 결과 편한자리 의원은 가정간호 사업을 포기하기로 했다.

2020년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지역사회 통합 돌봄의 발전 전략’에 따르면 가정 돌봄 간호 서비스 수요는 100만명으로 추계된다고 한다. 2025년 65세 이상 인구가 1000만명인 초 고령 사회가 되면 가정 돌봄 간호 서비스 수요는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이다. 필자는 10~11월에 있을 장기 요양 방문 진료 시범사업을 준비 중이다. 건강보험과 장기 요양보험 방문 진료 서비스는 비슷한데, 간호사 선생님의 자격 요건은 다르다. 이 또한 현장의 혼선을 초래한다.

가정간호사협회는 즉각 반대 성명을 냈다. 가정간호사를 위해 고생한 분들의 입장에서는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30년 가까운 경력에도 중증 처치를 할 때 두려운 것이 지역사회의 간호라 했다. 필자는 간호법 통과를 염려하는 칼럼에 간호법이 통과되면 간호사들이 지역사회 고령자 돌봄을 한다는 내용을 썼다. 간호법 통과를 위한 지역사회 고령자 돌봄은 가능하고, 전문 간호사를 위한 지역사회 의료는 두려운지 혼란스럽다.

필자는 1982년 대구 달서초등학교 2회로 입학했다. 교실이 부족해 3부제 수업까지 했고, 수업 중 옆에는 계속 교실을 지었다. 고학년이 될 때까지 교실을 지었던 기억이 있다. 중리중학교에 진학했는데, 수업 중 운동장 스탠드를 만들었다. 1차 이촌향도 후 태어난 75년생을 위한 정책이었다. 이제는 고령자 수가 폭발적으로 늘어난다. 우리 사회는 고령자의 의료-요양-돌봄을 위한 인프라가 부족하다. 의사와 간호사의 방문 진료, 간호 문제를 획기적으로 풀어야 한다.

우리 사회는 고령자 의료-요양-돌봄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통합 컨트롤 타워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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