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러 47년 만에 분화구 착륙 시도
이틀 후 인도 탐사선 미·중도 계획 추진
넬슨 “미래 승무원과 우주선 위해 활용”

글로벌 경기 위축에 러시아, 중국이 상대적으로 경기가 좋은 미국과 인도에 뒤지고 있지만 달나라 상황은 다르다. 4개 국가는 풍부한 물을 찾아 달 남극을 선점하려는 기술 경쟁에 사활을 걸고 있다. 러시아가 먼저 달 남극 분화구에 착륙을 시도한다.
17일(현지 시각) 러시아 연방우주공사(로스코스모스)는 텔레그램을 통해 자국 무인 달 탐사선 '루나 25호'가 달 궤도 진입에 성공했다면서 달 표면의 첫 번째 사진을 공개했다. 루나-25호는 아직 달 궤도를 공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며 오는 21일 달 남극 표면의 보구슬라우스키 분화구 북쪽에 착륙할 예정이다. 탐사선은 달 내부 구조 연구, 물을 비롯한 자원 탐사 등 임무를 수행한다. 러시아 달 탐사선은 47년 만에 달에 갔다.
러시아 달 탐사선 착륙 목표일로부터 이틀 후(23일)에는 인도의 무인 달 탐사선 '찬드라얀 3호'가 달 착륙을 시도한다. 인도 우주연구기구(ISRO)는 지난달 14일 찬드라얀 3호를 발사했다. 그리고 미국과 중국이 이를 주시하고 있다.
미국은 2년 후인 2025년 우주비행사 2명을 달 남극에 보낼 계획이다. 미 항공우주국(NASA)은 유인 달 탐사 계획인 '아르테미스'(Artemis) 프로그램을 가동하고 있다. 유인 달 탐사 이전에 내년 우주비행사 4명을 태운 오리온 캡슐이 달 궤도를 돌아 지구로 귀환하는 비행을 시도한다.
중국도 내년 달 남극을 탐사하는 '창어' 6, 7호를 발사한다. 2027년에는 창어 8호를 쏘아 올려 2030년 이후를 목표로 달 남극 기지 건설을 위한 구조 시험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이 같은 달 남극 탐사를 경쟁적으로 하는 이유는 지속 가능한 달 탐사를 가능하게 하기 위해서다. 이곳에는 얼음 형태의 물이 존재할 가능성이 큰데 만약 대량의 물이 발견된다면 생존을 위한 식수와 산소, 로켓 연료로 쓸 수 있는 수소를 현지에서 조달할 수 있다. 향후 화성과 태양계 외행성 유인 탐사를 추진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빌 넬슨 NASA 국장은 17일 미국 NBC 방송 인터뷰에서 "정말로 그곳에서 풍부한 물을 찾아낸다면 그것은 미래의 승무원과 우주선을 위해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면도 “다만 달의 남극은 깊은 크레이터투성이인 데다 태양광이 드는 각도 때문에 크레이터 대부분이 항시 완전한 어둠에 잠겨 있는 탓에 실제로 착륙해 활용 가능한 구역은 적은 편이다”라고 지적했다.
지구상의 미·중 갈등은 달 남극에서도 벌어질 전망이다. 넬슨 국장은 “중국이 (달의) 남극에 먼저 사람을 보낸 뒤 '여긴 우리 것이다. 들어오지 말라'고 하는 걸 원치 않는다"면서 "우주 경쟁은 실질적으로는 미국과 중국이 벌이고 있으며 우리는 국제사회의 이해를 보호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