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ARC, 아스파탐 발암 가능 물질 분류에
설탕 대체제로 사용한 '제로 슈거' 긴장
"발암물질 누명 쓴 사카린의 외면 전적"

제로 슈거(Zero-Sugar, 무설탕) 음료의 필수 성분 '아스파탐'을 세계보건기구(WHO)가 '발암 가능 물질'로 분류했으나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현행 사용 기준을 유지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하지만 대체감미료에 대한 불신이 확산하면서 식음료업계가 제로 슈거 음료 판매를 재고하고 있다.
1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식음료업계가 아스파탐을 대체할 다른 감미료를 찾거나 제로 슈거 음료 판매 여부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 소비자에게 낙인찍힌 인공감미료가 현재에도 여전히 외면받았기에 매출이 감소하기 전 다른 대체품을 찾아야 한다는 것.
설탕의 200배 단맛을 내는 것으로 알려진 아스파탐은 당뇨병 환자나 식이요법을 하는 소비자를 위한 제로 슈거 음료의 필수 성분이었다. 다양한 탄산·이온 음료 등의 '제로' 신제품이 출시됐다. 최근 롯데칠성의 '새로' 등 주류업계에도 제로 열풍이 불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14일 WHO가 아스파탐을 발암 가능 물질로 지정하면서 제로 음료에 대한 불신이 확산했다. 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의 연구 결과에 따른 결정으로 IARC는 아스파탐을 발암 가능 물질 분류의 2B군으로 분류했다.
제로 음료를 애용한 한 소비자는 여성경제신문에 "당이 있는 음료보다 건강할 것으로 생각해 제로 음료를 즐겨왔다"면서 "발암물질이 나온다니 아무래도 제로 음료를 앞으로 마시진 않을 것 같다"고 전했다.
업계 관계자는 "아스파탐 논란은 다소 누그러지겠지만 추후 대체 감미료에 대해 소비자들이 얼마나 예민하게 반응할지 지켜봐야 한다"면서도 "사카린의 경우 발암물질 누명을 쓰면서 아직도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 이미 한번 발암물질이라는 낙인이 찍힌 만큼 리스크를 안고 가기는 힘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업계에서는 아스파탐이 첨가된 음료수 판매를 재고하고 나섰다. 농림축산식품부는 WHO의 발표 이후 "업계에서는 소비자 우려를 감안해 대부분 아스파탐을 대체할 감미료를 검토하고 있다"며 "음료·과자 등에 아스파탐을 사용하는 일부 식품업계는 대부분 수크랄로스·스테비아 등 타 감미료 대체를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특히 펩시콜라에 아스파탐이 첨가되고 있어 버거 프랜차이즈 등의 업체가 펩시 제로의 판매 중단을 검토하고 있다. 맘스터치 관계자는 "펩시 제로의 대체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며 "식약처 기준 및 공급업체 측의 대응 상황과 소비자 동향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보고서 다른 음료로 대체할지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식약처는 아스파탐에 대해 현재 섭취 수준을 변경할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고 분석했다. IARC가 분류한 B군은 일상 식사에서도 전할 수 있는 야채 절임 등도 포함됐기 때문이다. 또한 합동식품첨가물전문가위원회(JECFA)도 아스파탐 1일 섭취 허용량인 40mg/kg이 안전하다고 평가했다는 것.
롯데칠성음료는 "펩시 제로에 포함된 아스파탐 함량은 WHO에서 정한 일일 섭취 허용량 대비 미미한 양이어서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는 공식 입장을 냈다.
펩시콜라의 모회사인 펩시고의 휴 존스턴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로이터 통신에 "아스파탐과 관련해 제품 포트폴리오를 변경할 계획이 없다"면서 "진짜 문제가 될 경우 감미료를 바꾸는 건 쉽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