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정몽헌 회장 20주기 금강산 방문 철회
통일부 "매우 이례적 상황, 예의주시할 것"

금강산 관광지구에 있는 ‘호텔 해금강’의 모습. 1998년 금강산 관광을 시작한 현대아산은 숙박 시설 확충을 위해 2000년 베트남에서 해상호텔을 구입해 금강산으로 가져갔다. /통일부
금강산 관광지구에 있는 ‘호텔 해금강’의 모습. 1998년 금강산 관광을 시작한 현대아산은 숙박 시설 확충을 위해 2000년 베트남에서 해상호텔을 구입해 금강산으로 가져갔다. /통일부

고(故) 정몽헌 회장 20주기 추모행사를 위해 금강산 방문을 추진한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방북이 북한 측의 일방적인 반대로 끝내 무산됐다.

구병삼 통일부 대변인은 3일 정례브리핑에서 "현대아산 측이 북한주민 접촉신고를 철회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와, 오늘 중 정부는 이를 수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북한이 앞서 조선중앙통신사와의 김성일 외무성 국장 담화를 통해 현 회장의 방북 계획을 일언지하에 거부한 지 이틀 만이다. 

북한주민 접촉신고는 한국 국민이 북한 주민과 만나거나 통신 접촉을 하기 전 정부에 계획을 신고하는 절차다. 현 회장은 1998년 현대와 금강산 관광 협력사업에 합의한 북쪽 서명 주체인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를 통해 북측에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전해진다. 아태평화위는 조선로동당 통일전선부 산하 외곽단체로서 민간 교류 및 남북 경제협력을 빙자한 스파이 기능도 갖추고 있다.

고(故) 정몽헌 회장 20주기 추모행사를 위해 금강산 방문을 추진한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사진)의 방북이 북한 측의 일방적인 반대로 끝내 무산됐다. /연합뉴스
고(故) 정몽헌 회장 20주기 추모행사를 위해 금강산 방문을 추진한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사진)의 방북이 북한 측의 일방적인 반대로 끝내 무산됐다. /연합뉴스

현대아산의 자진 철회는 통일부가 북한주민 접촉신고 수리 여부를 결정하기 전에 나왔다. 김성일 북한 외무성 국장이 "금강산관광지구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영토의 일부분"이라며 "우리 국가에 입국하는 문제에서 아태평화위는 아무런 권한도 행사할 수 없다"고 받아친 것이 자진 철회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정부는 "남북 관계가 경색 국면이지만 추모식 성격 등을 고려해 인도적 차원의 방북은 허용해야 한다"며 최종 승인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북한이 외무성 명의로 방북을 거부한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란 평가다. 구 대변인은 "북한의 의도와 우리의 평가는 관련 동향을 지켜보면서 종합적으로 분석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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