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래경 과거 발언 논란
李, 임명 철회에는 침묵

더불어민주당이 혁신위원장으로 5일 이래경 사단법인 ‘다른백년’ 명예이사장을 선임했다. 그러나 이 이사장이 과거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자폭된 천안함 사건' '한국 대선에서도 미 정보기관들이 깊숙이 개입했을 것' 등의 주장을 펼쳤던 것으로 확인되면서 논란이 예상된다.
이재명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혁신기구의 명칭과 역할 등에 대한 것 모두 혁신기구에 전적으로 맡기겠다"며 "지도부는 혁신기구가 마련한 혁신안을 존중하고 전폭적으로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이 이사장은 서울대 금속공학부에 입학한 뒤 두 차례 제적으로 1996년 명예 졸업장을 취득한 ‘운동권’ 출신이다. 1983년 민주화운동청년연합(민청련) 발기인과 초대 상임위원으로 참여하기도 했다. 이후 사단법인 복지국가소사이어티 공동대표를 맡았으며, 2017년 촛불집회 이후 함세웅 신부 등과 함께 주권자전국회의 상임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이 이사장은 2015년 호이트 코리아 퇴직 당시 지분을 처분하면서 받은 약 40억원 중 20억 원가량을 자신이 설립한 사단법인 '일촌공동체'와 사회적 기업 출자지원금, 자신이 이사장으로 있는 다른백년 운영자금 등의 형태로 사회에 환원했다.
이 이사장의 천안함 자폭설, 코로나 미국 기원설, 대선 조작설 등 음모론 관련 게시물과 발언 등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었다. 그는 지난 2월 '중국 정찰 풍선' 사태가 벌어졌을 당시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자매지인 글로벌타임즈 사설을 인용하고서 "자폭된 천안함 사건을 조작해 남북 관계를 파탄 낸 미 패권 세력들이 이번에는 궤도를 벗어난 기상측정용 비행기구를 마치 외계인의 침공처럼 엄청난 '국가위협'으로 과장했다"고 주장했다. 우리 정부가 북한의 폭침에 의한 것이라고 밝힌 천안함 사건에 대해 미국의 조작설을 제기하며 '자폭'이라고 표현한 것이다.
미국 정보당국의 용산 대통령실 도·감청 논란이 불거진 지난달 5일에는 대선 조작설을 제기했다. 그는 "최근 한국 대통령실과 유엔 사무총장실 등 도청 행위로 구설에 오른 미 정보기구들의 그간 행태와 기법에 대하여 때마침 중국에서 상세한 보고서를 발표했다"며 "아마도 지난 한국 대선에도 이들 미 정보조직이 분명 깊숙이 개입하였으리라"고 주장했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해선 '윤가'라고 칭하면서 정부·여당에 강한 비판 입장을 보여 왔다. 지난달 25일 홍유 싱가포르국립대 선임연구원이 쓴 '일본이 핵 오염수 방류를 보류해야 하는 이유' 칼럼을 인용하며 "윤가야 제발 정신 좀 차려라! 오천만 대한민국 온 시민의 건강과 생업이 달린 중차대한 주제이다"라고 적었다.
이 이사장은 이재명 대표의 구명운동을 하는 등 친이재명(친명)계로 불리고 있다. 이 대표가 경기도지사 시절이던 2019년 당시 선거법 위반 혐의로 대법원판결을 앞두고 있을 당시 이 이사장은 '경기도지사 이재명 지키기 범국민 대책위원회'에 참여한 바 있다.
이처럼 이 이사장의 발언 등이 논란이 일자 일단 이재명 대표는 "저희가 정확한 내용을 몰랐던 것 같다"고 선을 그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당내에서 비판적 의견이 나오는데 인사를 철회할 생각이 있는지 등에 관한 질문에는 답변하지 않았다.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이 이사장의 과거 SNS 글 논란에 대해 "특별히 문제 될 것이 있나. 시민의 일원으로서 자유로운 의사 표현을 한 것도 섞여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공당의 혁신위원장이 되면 언어에 대한 조절은 충분히 있을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