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중학교 화변기 화장실 많아
강남 3구보다 노도강 화변기↑
고용진 "즉시 좌변기로 바꿔야"

울산광역시 울주군에 위치한 천상초등학교는 지난해 1월 강남교육청 발주를 통해 학생화장실의 화변기를 좌변기로 교체했다. 기사 내용과는 무관 /천상초등학교 누리집 캡처 
울산광역시 울주군에 위치한 천상초등학교는 지난해 1월 강남교육청 발주를 통해 학생화장실의 화변기를 좌변기로 교체했다. 기사 내용과는 무관 /천상초등학교 누리집 캡처 

서울특별시 소재 학교에서 여전히 화장실 변기를 일명 '쪼그리 변기'로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학교에선 10개 변기 중 7개가 화변기인 것으로 드러나 이를 속히 교체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5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고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서울특별시교육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서울 초·중·고 변기 현황' 자료에 따르면 서울 초·중·고등학교 1307곳의 화장실 변기 11만 3882개 중 '쪼그리 변기'는 1만 6662개(14.6%)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쪼그리 변기'라 불리는 화변기는 좌변기에 비해 신체접촉이 적다는 면에서 위생적이라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가정에서 사용하는 변기와 달라 학생들이 사용하기 익숙하지 않고 자세 역시 불편하다는 단점이 있다. 특히 초등학생의 경우 혼자서 화변기를 사용하는 데 더 어려움을 느낄 수 있어 좌변기로 교체할 필요가 있다.

교육 기관별 화변기 비중을 살펴보면 중학교가 16.4%로 가장 높았다. 이어 초등학교의 화변기 비중이 15.7%였으며 고등학교는 11% 순으로 나타났다. 화변기를 사용하기 어려워하는 학생이 많은 초·중학교에 화변기 비중이 높았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 중랑구가 20.2%로 화변기 비중이 가장 높았으며 강남구가 9.2%로 가장 낮았다. 특히 서울 종로구 초등학교의 화변기 비중은 22.6%로 초등학교 중 가장 컸다. 중학교 중에선 성동구가 28.7%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성동구 한 중학교는 전체 변기 중 78.6%가 화변기였다. 중랑구 모 초등학교도 화변기 비중이 58.1%로 초등학교 중 가장 높게 나타났다.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와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을 비교해 보면 노도강의 화변기 비중이 강남 3구보다 3.7%포인트 높았다. 서울 전체 지역 평균 비중보다도 노도강의 화변기 비중이 2.6%포인트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서울특별시교육청은 추경으로 확보한 초·중·고 화변기 교체 예산 392억원을 각 학교에 배부했다. 하지만 화변기 교체 예산을 사용할 경우 변기 이용 연수(15년) 도래로 인한 화장실 개선 공사 예산 배정이 뒷순위로 밀린다. 이에 몇 년 후 변기 이용 연수가 도래할 예정인 학교에서는 화변기 교체 예산을 교육청에 반납한 사례도 나타났다. 

고용진 의원은 "화변기에 익숙하지 않은 학생들에겐 화장실에 가는 일 자체가 곤혹스러울 수 있다"며 "화장실 리모델링 사업과 화변기 교체사업이 별도 사업으로 분리돼 있다는 이유로 학생들의 불편을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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