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남성 성악가 사상 첫 1위
‘스타 탄생’ 결선 12인 중 최연소

김태한이 4일(현지 시각) 새벽 벨기에 브뤼셀 보자르에서 진행된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성악 부문 경연에서 우승했다.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홈페이지
김태한이 4일(현지 시각) 새벽 벨기에 브뤼셀 보자르에서 진행된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성악 부문 경연에서 우승했다.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홈페이지

새로운 ‘K-클래식 스타’ 김태한이 오늘 새벽 떠올랐다. 세계 3대 클래식 경연대회로 꼽히는 벨기에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 1위로 호명된 순간이다.

김태한은 4일(현지 시각) 새벽 벨기에 브뤼셀 보자르에서 진행된 성악 부문 경연에서 우승했다. 1988년 이 대회에 성악 부문이 신설된 이후 아시아권 남성 성악가가 가장 높은 시상대에 오른 건 처음이다.

2000년생인 김태한(바리톤)은 결선에 오른 12인 중 최연소였던 것으로 전해진다. 결선 무대는 지난 1일부터 전날 오후까지 사흘 동안 진행됐다. 이 대회 결선 진출자는 최소 3곡에서 6곡을 부르고 두 가지 이상 언어 및 오페라 아리아 1곡을 반드시 포함해야 한다.

김태한은 벨기에 현지 관객에게 전달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전략을 택했다. 벨기에가 불어권이라는 점을 감안해 이탈리아 작곡가 베르디의 오페라 '돈 카를로' 중 '오 카를로 내 말을 들어보게'를 불어 버전으로 완벽하게 소화했다. 이 곡은 이탈리아어로 부르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날 김태한은 베르디의 곡을 포함해 코른콜트 '죽음의 도시' 중 '나의 갈망, 나의 망상이여' 등 네 곡을 선보였다. 또 세계적인 성악가 조수미가 심사위원으로 선정돼 관심이 집중됐다.

이로써 한국은 이 대회에서만 지난해 첼로 부문으로 우승한 최하영에 이어 2년 연속 석권했다. 이전에도 이 대회 한국인 우승자로는 홍혜란(성악, 2011년), 황수미(성악, 2014년), 임지영(바이올린, 2015년) 등이 있다.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는 벨기에 왕가가 주관하는 대회로 매년 피아노·첼로·성악·바이올린 부문 순으로 돌아가며 개최된다. 폴란드의 쇼팽 피아노 콩쿠르, 러시아의 차이콥스키 콩쿠르와 함께 세계 3대 음악 경연대회로 꼽힌다.

향후 열리는 시상식에서는 마틸드 벨기에 왕비가 김태한에게 직접 시상한다. 2만5000유로(약 3500만원)의 상금이 주어진다.

김태한은 선화예고를 졸업하고 서울대 음대에 재학 중이다. 작년 9월 독주회에서 갓 데뷔한 성악계 신예로 2021년 국내에서 개최된 한국성악콩쿠르, 한국성악가협회 국제성악콩쿠르, 중앙음악콩쿠르에서 각각 2위를 차지했다. 작년에는 스페인 비냐스·독일 슈팀멘·이탈리아 리카르도 잔도나이 등 3개 국제콩쿠르에서 특별상을 수상했다.

 

저작권자 © 여성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