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이후 고용률 男 0.3%p↑女 1.8%p↑
2030대‧고학력자‧기혼 여성 중심 고용 증가
“중장기적으로 잠재성장률 제고에 긍정적”

팬데믹 이후 여성의 노동 공급이 남성 공급보다 더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 자료에 따르면 팬데믹 회복 과정에서 남성 고용률 상승 폭이 2020년 1월 대비 0.3%포인트에 그친 반면 여성 고용률은 1.8%포인트 상승했다. /픽사베이
팬데믹 이후 여성의 노동 공급이 남성 공급보다 더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 자료에 따르면 팬데믹 회복 과정에서 남성 고용률 상승 폭이 2020년 1월 대비 0.3%포인트에 그친 반면 여성 고용률은 1.8%포인트 상승했다. /픽사베이

팬데믹 침체 이후 노동시장이 회복하는 과정에서 여성 중심으로 고용이 증가하고 있다. 이른바 she-covery(she+recovery)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고학력 MZ 여성을 중심으로 증가세를 보인다. 

2020~21년 여성 취업자 수는 남성보다 더 큰 폭으로 감소했다. 그러나 2022년부터 빠르게 회복하면서 남성 취업자 수 증가세를 추월했다. 여성의 지속적인 노동시장 참여는 생산가능인구 감소에 따른 노동력 부족 문제 등 인구구조 변화를 완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31일 여성경제신문이 한국은행이 공개한 ‘여성 고용 회복세 평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 팬데믹 이후 여성의 노동 공급이 남성의 노동 공급보다 더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자료에 따르면 팬데믹 회복 과정에서 남성 고용률 상승 폭이 2020년 1월 대비 0.3%포인트에 그친 반면 여성 고용률은 1.8%포인트 상승했다. 무려 상승 폭이 6배 차이가 났다.

이는 계층별로도 유의미한 차이를 보였다. 먼저 연령별로 볼 때 고용률은 20~30대 젊은 여성이 주도하고 있다. 30대와 20대 여성 고용률은 팬데믹 이전 대비 각각 4.4%포인트, 4.1%포인트 상승했다.

연령별로 볼 때 고용률은 20~30대 젊은 여성이 주도하고 있다. 30대와 20대 여성 고용률은 팬데믹 이전 대비 각각 4.4%포인트, 4.1%포인트 상승했다. /한국은행
연령별로 볼 때 고용률은 20~30대 젊은 여성이 주도하고 있다. 30대와 20대 여성 고용률은 팬데믹 이전 대비 각각 4.4%포인트, 4.1%포인트 상승했다. /한국은행

이와 관련해 오삼일 한국은행 조사국 고용분석팀 차장은 “젊은 층 위주의 고용 회복은 여성 고용에서만 관찰되는 특징이다”라며 “남성의 경우 고령층을 중심으로 고용률이 상승한 반면 20~30대 고용률은 오히려 하락했다”라고 설명했다.

학력별로 보면 고학력자를 중심으로 여성 고용이 증가하고 있다. 반면 저학력 여성은 팬데믹 이전 수준과 대동소이했다. 고학력 여성의 고용률은 빠르게 회복하면서 팬데믹 이전 대비 2.5%포인트 상승했다. 고학력 남성의 경우 오히려 하락했다.

혼인 유무별로 보면 기혼 여성이 미혼 여성보다 더 많이 취업했다. 팬데믹 초기(2020년 상반기)에는 보육시설이 폐쇄되면서 육아 부담 가능성이 높은 기혼 여성의 노동 공급이 크게 축소됐으나 이후 기혼 여성의 고용이 미혼보다 더 빠르게 회복됐다.

여성 고용 증가 원인에 대해 오 차장은 “20~30대 여성의 취업 비중이 높은 비대면 서비스업(정보통신, 전문·과학·기술), 보건복지 등에서 취업자 수가 크게 늘어났다”면서 “재택근무 등 유연근무제 확산으로 기혼 여성이 일과 가사·양육 간 균형을 도모할 수 있는 환경이 개선됐으며, 남성도 보다 손쉽게 육아 분담에 참여하게 되면서 부부 맞돌봄 문화도 확산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앞으로 여성 노동 공급은 우상향 추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팬데믹 이전부터 추세적인 증가 흐름이 더 탄력을 받는 모양새다.

이는 비혼 및 늦은 결혼의 증가, 출산율 하락, 여성의 교육 수준 상승, 유연근무제 확산 등의 영향이다. 이러한 추세에 큰 변화가 없는 한 최근 나타나고 있는 여성 중심의 취업자 수 증가는 향후에도 상당 기간 지속될 구조적 현상으로 예측된다.

이 같은 추세는 한국 노동시장에 긍정적이다. 오 차장은 “20~30대, 고학력, 기혼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가 지속적으로 확대된다면 중장기적으로 노동 공급의 양적, 질적 확대로 이어져 잠재성장률 제고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며 “특히 생산가능인구 감소에 따른 노동력 부족 우려가 큰 상황에서 인구구조 변화의 부정적 충격을 완충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여성 노동 공급은 우상향 추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팬데믹 이전부터 추세적인 증가 흐름이 더 탄력을 받는 모양새다. 또한 현재 M자 커브 현상도 선진국형인 역U자형으로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
여성 노동 공급은 우상향 추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팬데믹 이전부터 추세적인 증가 흐름이 더 탄력을 받는 모양새다. 또한 현재 M자 커브 현상도 선진국형인 역U자형으로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

한편 지난 10년간 연령별 여성 노동 공급이 전반적으로 증가했지만 ‘M자 커브 현상’은 크게 개선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M자 커브 현상이란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가 결혼·임신·육아기인 30대에 하락한 이후 40대에 다시 상승하는 현상을 의미한다. 한국은 지난 10여년간 비혼 및 늦은 결혼의 영향으로 30대 초반 여성의 노동공급이 증가하면서, M자 커브가 우측으로 소폭 이동했다. 전문가들은 향후 주요 선진국 모형인 ‘역U자형’으로 개선될 여지가 많다고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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