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사이 혼인 추이 40% 감소
같은 기간 예물 시장 48% 감소
종로 주얼리 업계도 '사업다각화'

MZ세대의 패션주얼리 트렌드를 이끌고 있다고 평가받는 그룹 '아이브'의 멤버 장원영. /연합뉴스
MZ세대의 패션주얼리 트렌드를 이끌고 있다고 평가받는 그룹 '아이브'의 멤버 장원영. /연합뉴스

최근 급격히 하락하는 저출산 추이를 따라 국내 예물시장 매출 추이도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28일 월곡주얼리산업진흥재단에 따르면 지난 2013년부터 2022년까지 예물 주얼리 시장 규모는 7852억원 감소했다. 총 48.93% 줄었다. 같은 기간 혼인 인구 추세는 13만 쌍 감소했는데 40.62%가 줄었다. 

월곡주얼리산업진흥재단 관계자는 "출생아 수 감소 원인을 분석한 결과 출산율 하락보다는 혼인 감소에 주로 기인했다"면서 "이에 따라 자연스레 예물 시장 규모도 동반 하락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반면 비예물 주얼리 시장 규모는 2022년 기준 5조 5224억원으로 전년 대비 23.6% 증가했다. 2013년 3조 3573억원과 비교하면 눈에 띄게 성장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비예물 주얼리 시장은 일반주얼리 시장과 패션주얼리 시장으로 나뉘는데 일반주얼리 시장이 2022년 기준 4조 9074억원, 패션주얼리 시장이 6150억원으로 분석됐다. 

업계에선 저출산 고물가 등 사회적 추세에 따라 값비싼 예물 주얼리 보다 중저가의 패션 주얼리 산업으로의 영역을 넓혀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국내 주얼리 시장에서의 고가 결혼 예물 수요가 줄어들고 있지만, 중저가 시장은 해마다 성장하고 있어 밀레니얼 세대를 겨냥한 주얼리 시장은 긍정적일 전망이다.

국내 주얼리 시장 규모 변화. /월곡주얼리산업진흥재
국내 주얼리 시장 규모 변화. /월곡주얼리산업진흥재

글로벌 트렌드는 '중저가 패션 주얼리'로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주얼리 시장은 약 3650억 달러(429조 4225억원)규모로 전년 대비 3.4% 성장한 수치다. 반면 한국 주얼리 시장의 규모는 2019년 5조 4982억원으로 2010년부터 상승세를 지속해 오다 2016년부터 감소세에 돌입했고, 2018년에는 -12.4%의 두 자릿수 하락을 기록했다. 역대 최저치였지만 2019년에 +0.8%를 기록하면서 성장세를 회복하고 있다.

현재 국내 주얼리 시장의 트렌드는 값비싼 고가의 귀금속이 아니라 합금, 모조석, 유리 등 값싼 소재로 제작한 가성비 좋은 제품들이 인기다. 적은 돈으로 패션 감각을 뽐내길 원하는 젊은 층 위주로 주얼리 시장이 재편되고 있다. 실제로 패션 주얼리 중 가장 인기가 높은 품목은 귀걸이로 나타났다. 주얼리산업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온라인 주얼리 구매자 60%, 패션 주얼리 구매자의 34%가 귀걸이를 구매했다. 다른 주얼리보다 가격이 높지 않은 선에서 제일 합리적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주얼리 시장이 중저가 상품에서 반응을 보이자 기업들은 화장품에 이어 K-주얼리를 신성장동력으로 삼았다. 국내 패션 기업들이 패션 사업으로만 살아남기 힘들어지자 화장품에 이어 다음 사업인 주얼리로 눈을 돌리는 모양새다. 

중저가 주얼리 시장의 성장은 이랜드그룹이 운영하는 주얼리 사업의 성과에서 나타난다. 이랜드는 현재 ‘로이드’, ‘클루’, ‘오에스티(OST)’, ‘라템’의 주얼리 브랜드 4개를 운영 중이다. 이랜드에 따르면 로이드는 지난 2018년 1100억원대 매출을 올린 메가 브랜드로 성장했고, OST는 360억원, 클루 300억원, 라템은 40억원의 연매출을 기록했다.

이랜드는 해외 진출도 함께 공략하고 있다. 로이드는 지난 2019년부터 중국 타오바오몰 역직구관에 입점하기도 했다. 입점 당시 주얼리 부문 랭킹 2300위였지만 최근 70위까지 올라간 바 있다. 매달 3억원 이상의 매출을 꾸준히 기록했기 때문이다. 하반기엔 다른 3개 브랜드도 순차적으로 중국에 진출할 예정이다.

이랜드그룹 관계자는 "젊은이들은 옷에 맞춰 주얼리도 트렌디한 제품을 착용하고 싶어 한다"면서 "유행하는 디자인, 낮은 가격대의 주얼리는 앞으로도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랜드의 브랜드 특성과 '중저가' 주얼리의 특수성을 잘 살린 접근이라는 평가다.

브랜드 업계 외에도 국내 주얼리 시장을 주름잡고 있는 종로 귀금속 업계에서의 사업다각화도 논의되고 있다.

강승기 KDT 대표는 본지와 통화에서 "기존 고가의 예물 시장에서의 사업화에 주목했던 종로 귀금속 업계에서도 최근 중저가 패션 주얼리 상품을 다량 개발하고 있다"면서 "합성 다이아몬드와 루비 등 신제품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 사업다각화 및 브랜드화에 집중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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