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물가 3.7% 인플레 부담 완화
무역 적자‧부동산 거래 둔화 이슈
美 동결 가능성↑ 인상 부담 완화

25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종전 기준금리 연 3.5%를 유지하기로 했다. 지난 1월 금리 인상을 마지막으로 올해 2월, 4월에 이은 3연속 금리동결로 사실상 인상 사이클이 종료됐다는 해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사진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5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는 모습. /한국은행
25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종전 기준금리 연 3.5%를 유지하기로 했다. 지난 1월 금리 인상을 마지막으로 올해 2월, 4월에 이은 3연속 금리동결로 사실상 인상 사이클이 종료됐다는 해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사진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5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는 모습. /한국은행

3연속 금리동결 전망이 현실화됐다. 한미 금리차가 1.75%로 사상 최대로 벌어져 있지만 그보다는 국내 경기 침체를 방어하기로 한 것이다. 한국은행의 정책 무게추가 인플레이션과 금리 차에 기인한 자본유출에서 무역수지 적자 및 부동산 거래 둔화로 옮겨갔다.

25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종전 기준금리 연 3.5%를 유지하기로 했다. 지난해 4월부터 시작된 기준금리 연속 인상은 사상 최장기간인 7차례(1.25→3.5%)나 이어졌다. 지난 1월 금리 인상을 마지막으로 올해 2월, 4월에 이은 3연속 금리동결로 사실상 인상 사이클이 종료됐다는 해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직전 전망치보다 매번 더 낮은 수치로 수정되고 있다. 한은이 발표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1.4%로 지난 2월 전망치(1.6%)보다 0.2%포인트 하향 조정됐다. 2023년 성장률 전망치는 2021년 11월 2.5% 전망 이후 지속적으로 하향하고 있다. 내년 성장률 전망도 직전 전망(2.4%)보다 0.1%포인트 낮은 2.3%로 제시했다.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직전 전망치보다 매번 더 낮은 수치로 수정되고 있다. /한국은행
한은이 발표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1.4%로 지난 2월 전망치(1.6%)보다 0.2%포인트 하향 조정됐다.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직전 전망치보다 매번 더 낮은 수치로 수정되고 있다. /한국은행

이번 금통위 결정도 경기 침체 우려가 결정적이었다. 여전히 가계 빚은 1800조원대를 자랑한다. 하지만 올 1분기(1~3월) 가계 부채가 직전 분기 대비 13조7000억원 줄면서 역대 최대 감소 폭을 기록했다. 가계신용 잔액(가계대출+판매신용)은 1853조9000억원이다.

최대 감소 폭이 나타나게 된 원인은 고금리 기조에 따른 대출금리 상승과 부동산 업황 부진 때문이다. 한은의 긴축 정책이 가계 빚을 감소시켰지만 이제는 내수 진작과 경기 침체 방어로 노선을 변경한 것.

무역 악재도 이번 금리 동결을 이끈 공신이다. 한국의 무역수지는 작년 4월부터 이달까지 14개월째 적자다.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5월 1~20일) 수출액은 324억43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6.1% 감소했다. 연간 누계 적자는 295억4800만 달러로 300억 달러 적자를 바라보고 있다. 이에 따라 올 1분기 경상수지도 11년 만에 적자(44억6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글로벌 경기 둔화로 인한 대중국 수출 부진 장기화가 무역 적자 늪에 가뒀다. 중국 자체 기술 개발을 비롯해 기존 재고 물량이 소진되지 못한 탓이다. 이 때문에 수출 효자였던 반도체 부품이 맥을 못 추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추가적인 금리 인상은 경기 위축 위험만 더 키울 수 있다.

이런 가운데 한국과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꺾이면서 금리 인상 부담을 완화했다. 지난달 한국의 소비자물가상승률은 3.7%를 기록해 14개월 만에 3%대에 들었다. 미국 물가도 4.9%로 완연한 둔화세를 보이면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동결 가능성을 재차 언급하고 있다. 국내 물가 둔화와 더불어 연준의 내달 금리 동결 가능성에 금통위원들이 금리를 인상해야 할 이유를 찾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금리 역전 차는 1.75%포인트를 유지하게 됐다. 한국 기준금리는 지난 2월 금리동결 결정을 기점으로 3.5%에 멈춰있다. 지난 4일 새벽 연준의 ‘베이비스텝’(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 이후 미국 기준금리는 5.25%로 상향 조정됐고 한미 금리 역사상 최대 역전치를 기록하고 있다.

이번 금리 동결로 미국과 금리 역전 차는 1.75%포인트를 유지하게 됐다. 한국 기준금리는 지난 2월 금리동결 결정을 기점으로 3.5%에 멈춰있다. /최주연 기자
이번 금리 동결로 미국과 금리 역전 차는 1.75%포인트를 유지하게 됐다. 한국 기준금리는 지난 2월 금리동결 결정을 기점으로 3.5%에 멈춰있다. /최주연 기자

이날 금통위는 금리 동결 결정 이후 “국내경제는 낮은 성장세를 이어가겠지만 물가상승률은 상당 기간 목표수준을 상회할 것으로 전망되고 정책 여건의 불확실성도 높은 만큼 물가안정에 중점을 두고 긴축 기조를 상당 기간 이어나갈 것”이라며 “추가 인상 필요성은 인플레이션 둔화 속도, 성장의 하방 위험과 금융안정 측면의 리스크, 그간의 금리 인상 파급효과, 주요국의 통화정책 변화 등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판단해 나갈 것이다”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 여성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