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예림씨, 공소시효 10년·촉법소년 폐지 요구
'현실판 더글로리' 법적 한계에 '사적 보복'으로

초중고 12년간 학교폭력 피해를 고백한 표예림 씨의 사연이 이른바 '현실판 더글로리'로 불리며 이슈가 되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초중고 12년간 학교폭력 피해를 고백한 표예림 씨의 사연이 이른바 '현실판 더글로리'로 불리며 이슈가 되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초중고 12년간 학교폭력 피해를 고백한 표예림 씨의 사연이 이른바 '현실판 더글로리'로 불리며 이슈가 되고 있다. 국회 국민동의 청원은 5만명을 달성해 국회에 회부되고 표씨 지인을 자처한 이는 가해자로 지목된 이들의 얼굴과 실명 등 신상정보를 공개하며 가해자 중 한 명은 다니던 근무지에서 계약 해지를 당하기도 했다.

학교폭력 사건에 관한 심각성은 날로 조명되고 있지만, 법적 한계 탓에 피해자 측은 법적 불이익을 감수하고서라도 '사적 보복' 형태로 세상에 드러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는 상태다. 

표씨는 지난달 한 방송에 출연해 경남 의령에서 12년간 학교폭력을 당했다는 사실을 밝혔다. 가해자들은 표씨의 머리를 변기통에 강제로 집어넣기도 하고 발로 몸을 차기도 했다고 했다. 

가해자들의 신상을 공개한 것은 표씨가 아니었다. 가해자의 실명과 얼굴을 공개한 이는 명예훼손죄로 처벌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표씨의 지인이 인터넷에 공개를 하면서 세상에 알려진 것이다. 표씨의 사건은 표씨가 여전히 과거의 일로 트라우마를 겪고 있음에도 법적 한계로 가해자들의 처벌을 요구할 수 없어 법적 처벌을 받을 수 있음에도 일명 '사적 보복'의 형태로 공개된 것이다. 

대부분 공소시효는 10년 안팎이다. 성인이 되어서도 과거의 상처를 트라우마로 갖고 있는 피해자들이 늦게라도 처벌을 원해 사건 의뢰를 하지만 증거가 불충분하고 사건을 정확하게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들이 많아 법적 책임을 묻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 법조계 의견이다. 표씨도 공소시효가 남아있는 일부 건에 대해 고소를 진행했지만 증거 불충분으로 무혐의 처리가 됐다. 

표씨는 '사실적시 명예훼손죄'를 폐지해달라며 청원을 올렸다. 해당 청원은 공개 10일 만에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회부를 위한 5만명 서명을 달성해 현재 국회에 회부된 상태다. 표씨는 "법이 정한 공소시효 10년이 사라질 수 있게 해달라. 폭력에 노출된 채 성인이 됐을 때 공소시효가 피해자 앞길을 막지 않길 바란다"고 했다. 이어 "피해를 기반으로 사회로부터 격리돼야 할 이들을 말하는 것은 국민의 자율발언권"이라며 "현재의 사실적시 명예훼손은 가해자가 피해자 입을 막는 수단으로 변질됐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가해자 명예보다 피해자 상처와 인권을 보호하는 세상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외에도 표씨는 무죄추정 원칙 중 피해자 입장 중시, 촉법소년 제도 폐지 등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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