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에 휩싸인 더불어민주당이 내년 총선을 앞두고 불안감에 휩싸였다. 민주당은 17일 대국민 사과를 통해 진상규명은 물론 프랑스에 체류 중인 송영길 전 대표의 조기 귀국을 요청하는 등 수습에 나선 모습이다.

이재명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은 이번 사안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다. 이번 일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당 대표로서 깊이 사과드린다"고 했다. 

민주당은 의혹이 처음 불거졌을 당시만 해도 당 차원의 대책을 논의하지 않았다. 의혹의 전말이 밝혀지지 않은 상황이지만, 이른바 '이정근 녹취록' 등 구체적인 정황이 공개되면서 여론이 악화하자 입장을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당내 의혹에 휩싸인 당 관계자들만 수십 명에 달한다.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에 초대형 악재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민주당 한 재선의원은 여성경제신문과 통화에서 "대장동 의혹은 이 대표 개인 문제로 향후 문제가 아닌 것으로 확인되면 더이상 확대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이 문제는 당 전체 비위로 번질 수 있어 심각하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 최고위는 16일과 17일 연달아 비공개회의를 열고 이번 문제 대응 방침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진다. 또 이번 주말에도 개별적으로 의원들에게 전화를 돌려 대응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알려진다.

이 대표는 이날 검찰에 직접 수사를 요청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수사 기관에 정치적 고려가 배제된 신속하고 공정한 수사를 요청한다"고 했다. 애초 민주당이 검찰이 피의사실을 공표하고 있다면서 정치적 의도가 담겼다고 비판하던 것과는 상반되는 모습이다. 

당 관계자는 본지에 "지금까지 드러난 정황만 봐도 구체적인 점이 있어 검찰에 정치적 의도가 있다고 몰아붙였다가는 역풍을 맞을 수 있다"면서 "지금 연루됐다고 의심되는 사람이 한두 명이 아닌 만큼 자체 조사는 어떤 결과가 나오든 사실상 의미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민주당 관계자는 "녹취 파일이 언론을 통해 공개되는 상황이라 의원들 사이에서도 '이러다 다 죽는다'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며 "최대한 빨리 사태를 수습하는 것이 좋겠다는데 대부분 뜻을 같이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칠승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현역 의원 20명을 특정했다는 보도가 있는데, 규모도 규모지만 사건의 성격상 수사권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당 수사는 수사권이 부여되지 않아 실효성이 있는 조사 결과를 내놓기가 어렵지 않겠느냐는 결론을 냈다"고 설명했다. 

또 민주당은 현재 해외에 체류 중인 송 전 대표에게 조기 귀국을 요청한 상태다. 정확한 사실 규명과 빠른 사태 수습을 위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송 전 대표는 "나는 잘 모르는 일이고 어떻게 진행되는지 검찰이 조사하고 있다니 그 결과를 보고 어떻게 해야 할지를 판단할 수밖에 없다"며 귀국 문제에는 선을 그었다. 현재 송 전 대표는 이번 주말께 기자회견을 할 것으로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