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괴 때 삼풍보다 더 나이든 건물
5년 전에도 발생한 천장 붕괴
학계선 "구조 문제 가능성" 제기

NC백화점 야탑점 출입구에 고객 안전을 위해 건축물 점검 후 조치 완료 시기까지 휴점한다는 안내문이 게시돼 있다. /김혜선 기자
NC백화점 야탑점 출입구에 고객 안전을 위해 건축물 점검 후 조치 완료 시기까지 휴점한다는 안내문이 게시돼 있다. /김혜선 기자

경기 성남시 분당구 NC백화점 야탑점의 천장 균열의 원인으로 건물의 구조적 문제가 제기됐다. 백화점 측은 건물 노후화가 아니라고 선을 긋고 있지만 자칫 방심하다간 건물의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17일 여성경제신문이 찾은 NC백화점 야탑점은 고객 안전을 위해 잠정 폐쇄된 상황이었다. 이날 현장 한 관계자는 "외부 전문 업체를 선정해 정밀 안전진단을 거칠 것"이라고 밝혔다. 안전이 확실히 보장될 때 영업을 재개한다는 방침이라는 것.

지금까지 상황을 정리하면 전날 오전 야탑점 직원이 2층 천장의 균열을 발견했다. 안전 매뉴얼에 따르면 균열 지점으로부터 고객 접근을 막고 석고보드 교체 공사를 바로 진행해야 했지만, 백화점은 지지대만을 임시 설치하고서 정상 영업을 했다. 이후 천장 균열과 임시 지지대를 발견한 고객이 오후 8시 40분쯤 경찰 당국에 신고했다.

NC백화점 야탑점의 입구 주변에서 추가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김혜선 기자
NC백화점 야탑점의 입구 주변에서 추가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김혜선 기자

천장 균열이 발생한 야탑점 2층 의류매장은 2018년 7월에도 천장이 무너지는 사고가 발생한 바 있다. 2020년엔 NC백화점 야탑점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화재로 백화점 안에 있던 직원 70여 명이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이전에 화재가 발생했으면서도 지난해 12월 주차장 내 발화 물질성 물류를 쌓아놓아 안전불감증 논란이 일어나기도 했다.

이 백화점은 1997년 9월 5일에 개점해 25년 넘도록 영업을 이어왔다. 삼풍백화점 참사는 건물 완공 15년 만에 발생했는데 당시 사고는 구조적 균열이 원인이었다. 사고 며칠 전부터 벽면에 균열이 발생하는 등 붕괴 조짐이 나타났지만, 별다른 안전조치 없이 영업을 계속해 약 1500명의 사상자를 내는 붕괴 사고로 이어진 바 있다.

삼풍백화점 붕괴사고 당시 모습 /연합뉴스DB
삼풍백화점 붕괴사고 당시 모습 /연합뉴스DB

경찰은 잦은 천장 균열이 건물 노후화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건물 노후화가 원인이 아니라는 NC백화점 측과는 달리 건축 전문가들도 완공된 지 10년이 넘어간 콘크리트 건물의 경우 내구성이 급격히 저하된다는 지적을 내놨다.

송진규 전남대 건축학부 교수는 해당 균열이 구조적 문제로 발생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송 교수는 여성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같은 이유로 한번 천장이 무너져 내렸으니, 구조 균열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계속 진행되는 균열인지와 얼마나 위험한지는 안전진단 결과가 나와야 정확히 알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NC백화점은 야탑점 천장 균열 원인이 마감재에 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백화점 한 관계자는 "구조상의 원인이 아닌 석고보드에 습기가 차 균열이 생긴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고 전했다. 

2021년 한맥도시개발로부터 콘크리트 구조물과 관련해 정밀안전진단을 받은 당시 안전하다는 판정을 받아 건물 노후화가 원인으로 보기 어렵다는 주장이다. 이 관계자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비구조물인 마감재 등의 검진까지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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