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00만원 뇌물수수 혐의···盧 "명백한 정치사건"
국회 다수석 민주당, 가결 가능성 낮을 것 예측

뇌물과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로 사전 구속영장이 청구된 더불어민주당 노웅래 의원은 14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이 축조의금 봉투 돈까지 꺼내 돈다발로 조작했다"며 "자택에서 발견된 현금은 검찰이 주장하는 혐의와 전혀 관련이 없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
뇌물과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로 사전 구속영장이 청구된 더불어민주당 노웅래 의원은 14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이 축조의금 봉투 돈까지 꺼내 돈다발로 조작했다"며 "자택에서 발견된 현금은 검찰이 주장하는 혐의와 전혀 관련이 없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체포동의안 처리를 두고 민주당의 고민이 깊어지는 모습이다. '방탄 국회' 오명을 쓰지 않도록 체포에 동의해야 할지, 단일대오로 검찰에 저항해야 할지 내부 의견이 갈리는 분위기다. 하지만 양분되는 목소리가 체포동의안 부결 쪽으로 기울어져 힘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노웅래 의원은 14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뇌물수수 혐의와 관련해 기자회견을 열었다. 12일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에 따라 법원이 제출한 체포동의요구서가 법무부를 거쳐 국회에 송부되는 시점을 앞둔 상황이었다.

국회의원은 현행범이 아닌 이상 회기 중엔 국회 동의 없이는 의원을 체포할 수 없는 '불체포 특권'이 있다. 노 의원의 체포 여부는 국회 다수당인 민주당 의견에 따라 좌우될 수 있는 만큼 노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민주당 연대를 당부했다. 전날(13일) 동료 의원들에게 "절 버리지 말아달라"는 친전을 보낸 데 이어 기자회견에서도 "민주당이 똘똘 뭉쳐서 결연히 맞서야 한다"고 부탁한 셈이다.

노 의원은 "제 개인 문제가 아니며, 민주당의 운명과 관련된 명백한 정치사건"이라며 "죽어도 같이 죽고 살아도 같이 죽는 그런 마음으로 무도한 검찰에 맞서겠다"고 했다.

실제 국회 다수 의석을 가진 민주당이 노 의원 체포에 동의할지 주목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최근 노 의원 관련 입장을 밝힌 당내 의원들 목소리를 종합해 보면 당론으로 노 의원의 체포동의안 부결 의사를 정하진 않더라도 당내 여론은 부결 쪽으로 갈 것으로 예측된다. 사법리스크 위기에 놓인 이재명 민주당 당대표를 향한 체포동의안 가능성까지 염두하고 부결 쪽으로 갈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기동민 의원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야당 인사에게 집중되는 정치 탄압적 성격의 보복 수사, 결코 용인할 수 없고,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다. 안민석 의원도 "의원들께 (부결을) 설득하겠다"고 답했다.

익명을 원한 민주당의 한 의원은 여성경제신문과 통화에서 "노 의원에게 향한 혐의가 일부 있을지라도 지금은 의원들이 결집할 수밖에 없다.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 가능성까지 봐야 하지 않겠나"라며 부결 가능성을 높게 봤다.

또 다른 의원도 "검찰 수사가 노 의원에서 끝날 것으로 보이지 않고, 어디까지 수사가 확대될지는 알 수 없는 상황"이라며 "당이 똘똘 뭉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21대 국회에서 체포동의안은 모두 가결됐다.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민주당 정정순, 배임·횡령 혐의 무소속 이상직, 수억원대 뇌물 수수 혐의 국민의힘 정찬민 전 의원은 국회에 체포동의안이 제출돼 3건 모두 국회 문턱을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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