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억대 ‘스톡옵션 먹튀’ 논란 주가 급락
비난 빗발에 임기 두 달 남기고 ‘자진사퇴’
실제 사임일은 3월28일‧‧‧현재 고문 재직

수백억대 ‘스톡옵션(주식매수청구권) 먹튀’ 논란으로 대표직에서 중도하차 한 줄 알았던 류영준 카카오페이 전 대표가 사실은 임기를 다 마치고, 억대 보수까지 모두 챙긴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류 전 대표는 카카오페이 비상근 고문으로 재직 중이다.
10일 여성경제신문 취재에 따르면 류 전 대표는 올해 3월 28일 제5기 정기주주총회에서 사임했다. 류 전 대표는 지난 1월 20일 ‘먹튀’ 논란에 책임을 지겠다며 대표직을 두 달여 남기고 사퇴하겠다고 했다. 당시 “경영 공백을 최소화하는 기간만 근무할 것”이라고 언론에 밝힌 바 있지만, 결국 두 달 남은 임기를 모두 채웠다.
이에 따라 류 전 대표는 대표직 보수를 모두 수령했다. 카카오페이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류 전 대표는 총 11억4100만원을 급여로 받았다. 이 보고서에는 2022년 1월부터 사임일까지 지급한 보수의 총액(퇴직소득 포함)이라고 기재돼 있는데, 사임일은 2022년 3월 28일이다.

이 기간 급여 1억1000만원 △상여금 5억5000만원 △기타근로소득 1억9500만원 △2억8600만원의 퇴직소득을 받았다. 퇴직소득을 제외하고 근로소득만 총 8억5500만원을 수령했다.
이에 앞서 류 전 대표는 지난해 1월 10일 카카오 공동대표 내정자 신분에서도 물러났다. 카카오는 지난해 11월 류 전 대표를 여민수 전 대표와 함께 공동대표로 내정했다.
일련의 사퇴소동은 류 전 대표가 자사 주식을 대규모로 매도해 주주 신뢰를 저버린 데 기인한다. 당시 내부 직원마저 자진사퇴를 요구했다.
류 전 대표는 지난해 12월 10일 카카오페이 임원들과 함께 카카오페이 주식 900억원어치를 ‘블록딜’ 방식으로 매각했다. 류 전 대표는 개인적으로 469억원을 현금화했다. 카카오페이 상장 후 약 한 달 만에 벌어진 일이다.

이후 카카오페이 주가는 급락했다. 지분 매각 공시 전날인 지난해 12월 9일 종가 20만8500원에(고가 21만6000원) 달했던 카카오페이 주가는 다음날인 10일 –6.47% 뚝 떨어진 19만5000원에 시가를 형성했고 이후 내리막길을 걸었다. 지난 1월 10만원대 초반으로 하락했다.
카카오페이 ‘품속’ 류영준 비상근 고문?
“개인정보 부분 상세내용 밝힐 수 없어”
또 모두가 퇴직한 줄로만 알았던 류 전 대표가 지금까지 카카오페이 고문으로 재직 중이라는 사실도 확인됐다. 카카오페이는 류 전 대표에게 고문료를 지급하고 있다. 비상근 고문이기 때문에 공시 대상에서 제외, 반기보고서에도 기재돼 있지 않다. 고문 임기 기간도 알 수 없다.

카카오페이 관계자는 여성경제신문과 통화에서 “카카오 CAC가 주요 계열사 대표의 퇴임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계약사항에 대해서는 개인정보라 상세내용을 밝히기 어렵다”며 “퇴임 프로그램은 동종업계 이직 방지를 통한 영업기밀 보호, 원활한 인수인계를 통한 경영 안정성 유지, 임원 주식 매도 규정안 준수를 위한 것으로 현재 경영 및 업무에는 전혀 관여하고 있지 않다”고 주장했다.
카카오 측은 퇴임 프로그램에 대한 실질적인 ‘적용’은 계열사가 맡고 있다는 입장이다. 카카오는 “카카오가 해당 퇴임 프로그램에 대한 규정이나 가이드를 만든 것은 맞지만 계열사가 해당 인사와 계약을 맺으며 이를 적용한다”며 “계열사 간 독립경영시스템을 지키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류 전 대표의 고문직 유지 상황을 밝혀낸 최승재 국민의힘 의원은 “대표이사 외에 다른 7명의 임원진 역시 그대로였다”고 추가 폭로를 이어갔다. 최 의원은 “한 명은 카카오페이 대표이사로, 한 명은 카카오페이증권 공동대표이사로 승진했으며, 두 명은 부문장으로 재직하고 있었고, 3명은 휴직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의원실 한 관계자는 본지에 “경영 참여를 한다, 안 한다를 떠나서 영향이 있을 수밖에 없다”며 “비상근이든 상근이든 차이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먹튀’ 논란 당사자인 신원근 현 카카오페이 대표는 지난해 11월 카카오페이 대표로 내정된 후 올해 3월 28일 취임했다. 지난해 12월 카카오페이 전략총괄부사장(CSO)이었던 신 대표는 스톡옵션 행사 당시 주식 3만주를 처분했다. 신 대표는 세금을 제외하고 32억원의 차익을 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