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 라이더→백예린 밴드 교체
공지 확인하라는 문자가 전부
환불 원하면 취소 수수료 내야
#강남구 수서에 사는 20대 김씨는 지난 7월 샘 라이더가 출연하는 공연 예매에 성공했다. 김씨는 공연 티켓 배송 이틀을 앞두고 샘 라이더가 공연에 불참한다는 문자를 받았다. 샘 라이더 공연 관람이 주목적이었던 김씨는 환불을 알아봤지만, 고객센터로부터 전액 환불이 불가하다는 황당한 답변을 들었다. (소비자 통화 재구성)

국내 한 공연 기획사가 뮤직 페스티벌 개최 한 달을 남겨 놓고 출연이 예정됐던 '샘 라이더'를 국내 밴드로 교체하며 소비자와 갈등을 빚고 있다. 기획사가 티켓 배송 불과 이틀 전 이 사실을 공지해 놓고 전액 환불은 불가하다는 입장을 내놨기 때문이다.
공연업계에 따르면 지난 13일 '제4회 슬로우 라이프 슬로우 라이브 2022'(이하 'SLSL') 음악 페스티벌을 주최한 프라이빗커브(PRIVATE CURVE)는 출연 예정이었던 가수 '샘 라이더(Sam Ryder)'를 백예린 밴드 '더 발룬티어스(The Volunteers)'로 대체한다고 알렸다.
메인 라인업 가수의 교체 소식에 소비자들은 티켓 전액 환불을 요구했다. 구매자 일부는 샘 라이더를 보기 위해 공연이 진행되는 날짜(10월 8일)에 티켓을 예매했기 때문이다. 환불을 진행하려던 티켓 구매자들은 전액 환불이 불가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납득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이 공연은 관람하고 싶은 날짜마다 티켓을 예매할 수 있다. '1일권'은 16만5000원이고 공연은 10월 8일부터 10일까지 3일 동안 진행된다. 3일의 공연을 전부 관람하고 싶다면 총 49만5000원을 지불해야 한다. 예매 후 8일부터 관람일 10일 이내에 환불하려는 소비자는 예외 없이 티켓 한 장당 10%의 취소 수수료가 부과된다.

소비자는 공연 기획사의 성의 없는 공지에도 문제를 제기했다. 프라이빗커브가 티켓 배송 이틀 전에 출연진 교체를 단행한 것도 모자라 자세한 내용은 예매 페이지를 확인하라는 문자가 전부였기 때문이다. 사과의 말이나 환불 절차는 확인할 수 없었다.
'SLSL' 예매 페이지와 공식 홍보 SNS 계정에 올라온 공지 글에도 출연진 교체에 대한 양해를 부탁한다는 내용이 전부였다. 기획사의 일방적인 통보에 'SLSL' 인스타그램 계정에 게시된 공지에는 하루 만에 285개의 댓글이 달렸다.
소비자들은 "해외 헤드라이너를 국내 가수로 갑자기 바꾸는 건 무슨 경우인가요?", "단가가 안 맞는데 티켓값 줄여줘야 하는 거 아닌가요?", "이 정도 라인업 변경이면 취소 수수료 못 냅니다" 등의 불만 섞인 반응을 보였다.
이 밖에도 "단순히 양해를 구하는 게 아니라 사과문과 동시에 환불 진행 절차를 올렸어야 한다"며 공연 주최사로서 책임감 있게 대처하라고 촉구했다.
환불 불가 입장 고수하는 기획사···예매처에 책임 떠넘겨
공연 기획사는 세 업체가(멜론티켓, 위메프, YES24티켓) 예매를 담당하고 있다며 환불에 대한 책임을 예매처에 떠넘기고 있다. 프라이빗 커브 관계자는 여성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샘 라이더가 원래 확정이었고 비자 발급까지 된 상황이었으나 아티스트 개인 사정으로 못 오게 됐다"고 말했다.
샘 라이더를 보기 위해 공연 티켓을 예매한 사람들에게 환불 절차가 이루어지느냐는 질문에는 아티스트가 변경되는 사유로는 환불이 불가함을 사전에 고지했기 때문에 아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관계자는 "예매처에 예매를 일임하기 때문에 관련 사항은 예매처를 통해서 공지된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