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비교사이트 최저가 게시방법
오히려 최저가 구매를 어렵게 해
부대비용 모두 포함 가격 올리고
옵션판매 금지 등 규제도 필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온라인 쇼핑의 성장이 눈에 띈다. 2019년 136조6000억원이던 온라인 쇼핑몰 거래액은 2020년 157조3000억, 지난해엔 187조원을 기록했다. /게티이미지뱅크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온라인 쇼핑의 성장이 눈에 띈다. 2019년 136조6000억원이던 온라인 쇼핑몰 거래액은 2020년 157조3000억, 지난해엔 187조원을 기록했다. /게티이미지뱅크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온라인 쇼핑의 성장이 눈에 띈다. 통계청이 발표한 온라인 쇼핑몰 취급상품범위별/상품군별 거래액을 보면 2019년 136조6000억원이던 거래액은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된 2020년 157조3000억, 지난해엔 187조원을 기록했다. 해마다 약 20조원씩 증가된 것을 알 수 있다.

온라인 쇼핑의 장점은 뭐니 뭐니 해도 같은 카테고리의 상품이라면 오프라인 매장에 비해 보다 다양한 제품을 좀 더 세세하게 비교해 보고 자신이 원하는 품질과 가격에 가장 근접한 상품을 구입할 수 있다는 점일 것이다. 발품 대신 손품을 팔아서 보다 합리적인 소비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온라인 쇼핑 시 상품 선택에 가장 기초가 되는 자료는 상품 설명과 상품평이다. 상품리뷰, 구매후기 등 명칭은 다르지만 상품을 구입한 소비자가 직접 작성했다는 점에서 제품을 직접 체험할 수 없는 온라인 쇼핑의 단점을 어느 정도 해소시켜 주는 중요한 정보다. 

상품 설명과 상품평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사이트가 다나와, 에누리 같은 가격 비교 사이트다. 최근에는 네이버, 다음 같은 포털 사이트도 이런 역할을 하고 있다. 구매하고자 하는 제품명만 입력하면 유통업체별 가격 정보가 줄줄이 이어진다. 검색조건을 낮은가격순으로 설정하면 어느 곳에서 가장 저렴하게 판매하는지도 바로 알 수 있다. 이 같은 가격 비교 사이트 때문에 유통업체끼리 가격 경쟁을 하게 되고 그 결과는 소비자의 이익으로 돌아간다. 

그런데 만약 가격 비교 사이트에서 제시하는 최저가가 진정한 최저가가 아니라면? 

 

가격비교사이트에서 최저가 2960원으로 뜬 32Gb 메모리카드는 구매하려고 클릭하자 선물포장 500원이 필수옵션으로 붙더니 개당 배송비 3000원까지 붙어서 5개 구매 시 3만2300원이 되었다. 개당 실제 가격은 6460원인 셈이다. /다나와 모바일앱 화면 캡처
가격비교사이트에서 최저가 2960원으로 뜬 32Gb 메모리카드는 구매하려고 클릭하자 선물포장 500원이 필수옵션으로 붙더니 개당 배송비 3000원까지 붙어서 5개 구매 시 3만2300원이 되었다. 개당 실제 가격은 6460원인 셈이다. /다나와 모바일앱 화면 캡처

얼마 전 usb 메모리카드를 사기 위해 가격 비교 사이트를 이용한 적이 있었다. 샌디스크 메모리카드 16Gb짜리를 구매할 예정이었다. 오프라인 매장인 용산전자상가에서는 6000~7000원에 판매되고 있는 제품이다. 

다나와와 에누리 모바일앱에서 검색조건을 낮은가격순으로 변경하자 상상도 못 했던 가격이 등장했다. 16Gb보다 배나 용량이 큰 32Gb짜리가 2950원이었던 것. 대박!이라고 생각하면서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자 배송비 3000원이 따로였다. 

한 개를 사면 배송비 포함 5950원이지만 여러 개를 사면 배송비 3000원이 희석되어 부담이 줄어들겠다 싶어 수량을 5개로 선택하고 결제 버튼을 누르자 제품값 1만4750원에 배송비 1만5000원을 더하여 2만9750원을 결제하라고 나왔다. 배송비를 각 제품마다 붙이고 있었던 것. 

묶음배송으로 보내면 10개라도 3000원이면 될 작디작은 메모리카드의 배송비를 제품별로 붙이는 것은 사실상 제품가격이 2950원이 아니라 5950원이라는 의미다. 최저가라며 제시한 2950원은 실제 가격이 아니라 소비자의 주의를 끌기 위한 미끼였던 것이다. 

네이버쇼핑에서는 옥션의 3120원이 맨 먼저 게시되었는데 클릭을 하자 배송비를 수량별 차등해서 받는다고 되어 있었다. 2개미만은 3000원, 3개미만은 6000원, 4개미만은 9000원, 5개미만은 1만2000원이었다. 얼핏 보면 개당 3000원보다는 저렴한 것 같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니 개당 3000원씩의 배송비를 받는다는 뜻이었다. 다음쇼핑하우 역시 2950원이 최저가였는데 배송비가 개당 3000원이었다.

 

다나와, 에누리, 네이버쇼핑, 다음쇼핑하우 등의 모바일앱에서 '삼다수 2리터 24개'를 검색한 결과. (왼쪽부터)다나와는 6개 8500원을 출력했고 에누리는 정확하게 2리터 24개의 가격을 낮은가격 순서대로 출력했다. 네이버는 퓨리스, 풀무원 등 삼다수가 아닌 다른 생수업체 생수의 가격정보를 먼저 출력했고 다음은 1700원이란 가격을 먼저 제시했다. 그러나 클릭을 했더니 '상품정보가 없습니다'라는 메시지가 떴다. /다나와, 에누리, 네이버쇼핑, 다음쇼핑하우 모바일앱 화면 캡처
다나와, 에누리, 네이버쇼핑, 다음쇼핑하우 등의 모바일앱에서 '삼다수 2리터 24개'를 검색한 결과. (왼쪽부터)다나와는 6개 8500원을 출력했고 에누리는 정확하게 2리터 24개의 가격을 낮은가격 순서대로 출력했다. 네이버는 퓨리스, 풀무원 등 삼다수가 아닌 다른 생수업체 생수의 가격정보를 먼저 출력했고 다음은 1700원이란 가격을 먼저 제시했다. 그러나 클릭을 했더니 '상품정보가 없습니다'라는 메시지가 떴다. /다나와, 에누리, 네이버쇼핑, 다음쇼핑하우 모바일앱 화면 캡처

이런 사례는 다른 상품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삼다수 2리터 24개'를 다나와 모바일앱에서 낮은가격순으로 검색하자 8500원이 최저가로 검색됐다. 무료배송으로 판매처는 쿠팡이었다. 이 생수가 이렇게 저렴해? 하고 의아해 하며 클릭했더니 그제야 '총수량 2리터 6개'라는 글씨가 나타났다. 옵션으로 수량을 선택하게 되어 있었던 것. 그래서 2리터 24개를 선택했더니 가격이 3만3150원이었다. 

에누리 모바일앱에서 같은 제품과 수량을 검색했더니 최저가 1050원이라는 개당 가격이 떴다. 최저가 구매하기를 눌렀더니 1%가 할인되어 1040원이었지만 배송비 3000원이 별도였고 일시 품절되어 구매할 수가 없었다. 

구매옵션에서 24개를 선택하자 2만3060원이 제시되었다. 구매하기로 들어갔더니 2만3020으로 40원을 할인해주면서 배송비 3000원을 더하여 합계 2만6020원을 결제하라고 떴다. 다나와와 에누리의 삼다수 2리터 24개의 최저가는 무려 7130원이나 차이가 났다. 

인터넷이 이렇게 발달한 시대에 설마 하겠지만 이처럼 인터넷 최저가라며 내세우는 미끼를 덥석 물었다간 바가지를 쓰는 경우도 있는 것이 현실이다. 

국민대 경영대학 경영학부 박상준 교수(마케팅 전공)는 본지와 통화에서 “백화점 같은 대형 유통업체에서 농산물이나 행사상품 등을 초저가로 판매해서 소비자의 발걸음을 유도하는 마케팅 기법을 미끼 마케팅이라 하는데 실제로 광고한 가격에 상품을 판매한다는 점에서 온라인 유통업체가 가격 비교 사이트 등에서 허위의 최저가를 내세워 소비자의 클릭을 유도하는 것과는 다르다”라며 “온라인 유통업체의 이런 마케팅 행태는 사회적으로 문제가 됐던 중고차 사이트나 부동산 사이트의 허위매물 게시와 유사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온라인 유통업체의 이 같은 허위 최저가 마케팅으로부터 소비자의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포털 역할을 하는 가격 비교 사이트에서 유통업체들이 허위로 가격을 올리지 못하도록 관리를 철저히 하는 것이 최선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소비자에게 혼동을 줄 수 있는 가격 제시 방법을 개선해야 한다. 특히 낮은가격순으로 출력될 때는 배송비나 관세 등 추가되는 비용이 모두 포함된 가격으로 출력되도록 하여 소비자가 전체 가격차를 한눈에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옵션 중에서 가장 낮은 가격을 제시해 소비자의 선택을 유도하고 클릭해 들어가면 여러 가지 옵션을 제시하면서 그 중에서 선택하게 하는 판매 방식도 개선할 필요가 있다. 각 옵션별로 세분화해서 상품을 올리도록 하면 소비자가 가격 비교 화면에서 좀 더 쉽게 실제 가격을 확인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생수 1병 가격을 제시하고 클릭해 들어갔을 때 6병, 12병, 24병 중에서 선택하게 하던 것을 처음부터 생수 1병, 생수 6병, 생수 12병 등으로 개별 게시해 옵션을 선택할 필요가 없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가격 비교 사이트가 바로 서야 온라인 유통시장의 질서가 바로 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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