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 스텔란티스와 인디애나 공장 설립
북미 시장 놓고 각축전 벌이는 韓 배터리사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20일 평택 반도체 공장을 방문한 바이든 대통령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20일 평택 반도체 공장을 방문한 바이든 대통령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투자 제안에 배터리 공장 신설로 화답했다. 북미 지역에 삼성SDI 배터리셀을 생산하는 25억달러 규모의 공장을 신규로 짓는다는 내용이다.

25일 미국 완성차 회사 스텔란티스 보도자료에 따르면, 삼성SDI와 스텔란티스는 미국 인디애나주 코코모 지역에 연산 23GWh(기가와트시) 규모의 합작 배터리공장을 연내 착공할 예정이다. 2025년 1분기부터 본격 양산을 시작해 33GWh 규모로 생산 역량을 확대한다는 계획도 포함됐다.

배터리업계 안팎에선 삼성SDI 배터리 공장이 들어서면 코코모와 그 주변 지역에서 1400개의 일자리가 만들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투자 규모는 최대 31억 달러(약 3조9215억원)까지 점진적으로 늘어날 수 있다고 스텔란티스 측은 밝혔다.

삼성SDI는 합작 공장에서 전기차 배터리셀과 배터리 모듈을 생산할 예정이다. 여기엔 배터리 브랜드 'PRiMX'(프라이맥스) 기술이 적용되는데, 스텔란티스 북미 조립공장들에서 생산하는 다양한 전기차를 위한 배터리 모듈을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투자와 관련해 최윤호 삼성SDI 사장은 "우리는 스텔란티스와의 합작법인을 통해 급성장하는 북미 전기차 시장에서 단단한 발판을 확보했다"며 "최고 수준의 제품으로 북미 시장을 만족시키기 위해 열심히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번 투자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방한 직후에 나온 발표여서 눈길을 끈다. 바이든 대통령은 방한 기간이던 20일 삼성전자의 경기 평택 반도체 공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삼성이 우리 상무부와 협력해 배터리 생산, 전기차 배터리 생산을 위한 조인트벤처를 설립할 것으로 알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인디애나 공장은 스텔란티스로서는 두 번째 배터리 합작 공장으로 미국 내에선 첫번째 배터리 생산기지다. 앞서 스텔란티스는 LG에너지솔루션과 함께 캐나다 온타리오주 윈저 지역에 41억달러 규모의 배터리 합작공장 신설을 추진해오고 있다.

글로벌 4위 자동차 회사인 스텔란티스는 2030년까지 전기차 판매 비중을 유럽 100%, 북미 50%로 각각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지프·크라이슬러·닷지 등 전기차 모델에 탑재할 배터리를 이같은 합작 방식의 공장 설립을 통해 자체적으로 조달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북미 시장 점유를 위해 국내 배터리사들도 경쟁이 치열하다. LG에너지솔루션이 스텔란티스 외에 제너럴모터스(GM)와, SK온이 포드와 각각 손잡고 합작 배터리 공장을 세우는 과정에 있다. 카를로스 타바레스 스텔란티스 최고경영자(CEO)는 "오늘 발표는 우리의 글로벌 배터리 생산능력 추가 강화와 '탈탄소화 미래' 추진을 잘 보여준다"고 자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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