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내 1당 후보로 선출, 후반기 의장 사실상 확정
야당 몫 부의장 김영주, 역대 두 번째 여성 부의장

5선 김진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1대 후반기 국회의장 후보로 24일 선출됐다. 원내 1당의 다선 연장자가 국회의장 후보로 추대되던 관례를 깬 셈이다. 조정식·이상민(이상 5선)·우상호(4선) 의원도 경선에 뛰어들었지만 정치권 예상대로 김 의원이 후보에 오르면서 21대 후반기 국회의장으로 사실상 확정됐다.
민주당은 이날 온라인 의원총회에서 진행된 차기 국회의장·부의장 후보 선출 투표를 통해 이같이 결정했다. 김 의원은 166표(민주당 의원 167명 중 1명 불참) 중 과반인 89표를 얻었다. 김 의원은 본회의에서 찬반 투표를 거쳐 국회의장으로 확정될 예정이다.
김 의원은 앞서 21대 전반기 국회의장 당내 경선 당시 사실상 후반기 국회의장 자리를 대가로 박병석 현 국회의장(6선)에게 자리를 양보했었다.
1947년생인 김 의원은 선출 직후 밝힌 소감에서 "삼권분립이라는 민주주의 원칙이 확실하게 작동하고 국회의원 한 분 한 분이 역량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국회를 만들겠다"며 "입법부 수장으로서 할 말은 하는 역할도 맡겠다"고 말했다.
이어 "제 몸에는 민주당의 피가 흐른다. 당적을 졸업하는 날까지 당인(黨人)으로서 선당후사의 자세로 민주당 동지들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부연했다.
국회법상 국회의장은 재직 동안 당적을 가질 수 없다. 하지만 김 의원의 '민주당의 피' 등의 발언이 향후 민주당의 입장을 우선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 의원은 이 같은 지적에 대해 기자들을 만나 "의장에 선출되면 당적을 버려야 하고 국회를 대표하는 장으로서 역할이 필요한 게 사실"이라며 "그것을 잘 하는 게 민주당을 돕는 길"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회의 권위를 지키는 의장, 할 말을 하는 의장으로서 역할도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관계자는 여성경제신문과 통화에서 "김 의원은 당내 대표적 중도 성향을 가진 인물"이라며 "다양한 의견을 반영해 국회를 안정적으로 이끌어 갈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민주당 몫 국회 부의장 후보로는 5선 변재일 의원과 4선 김영주 의원의 양자 대결에서 김 의원이 최종 선출됐다. 김 의원은 "국민에게 힘이 되는 국회를 만들어 신뢰를 회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원이 최종 선출되면 21대 전반기 김상희 국회부의장에 이어 역대 두 번째 여성 부의장이 된다.
국회의장과 부의장은 본회의 표결을 통해 재적의원 과반 득표로 선출된다. 민주당은 29일 임기 만료되는 박병석 의장의 임기 시점에 맞춰 오는 26일 본회의를 열어 국회의장단 선출을 매듭지으려는 구상이지만, 법사위원장직을 두고 줄다리기를 하는 여야 간 셈법에 따라 지방선거 이후 의장단 선출이 마무리될 가능성도 나온다. 만약 임기 만료 전까지 의장 선출을 마무리 짓지 못할 경우 국회법에 따라 이춘석 국회사무총장이 의장 역할을 대행하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