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판가 급등, 적자 반영돼···충당금 6200억원대
흑자 전환 불투명 "수주 늘리면 실적 개선될 것"

글로벌 공급망 불확실성 여파로 원자재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면서 조선 3사의 2022년 1분기 영업손실이 총 1조원에 다다랐다. 후판 가격 인상에 따라 늘어난 기업별 충당금이 적자에 반영됐다. 흑자 전환이 불투명해진 가운데 조선업계는 선박 수주를 통해 실적을 개선하겠다는 계획이다.
22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조선 3사 삼성중공업·한국조선해양·대우조선해양의 올해 1분기 영업손실을 모두 합산한 액수는 9614억원이다. 전년 동기 한국조선해양은 흑자를 기록하고 나머지 두 업체에서 5273억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한 것과 달리 현재 3사 모두 대규모 적자를 내는 상황이다.
그룹별로 보면 삼성중공업은 1분기 영업손실 949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영업손실액 5068억원보다 81% 개선됐다. 한국조선해양도 올해 1분기 영업손실액이 3964억원이다. 영업이익 675억원을 기록한 전년 동기와 달리 적자 전환됐다.
대우조선해양은 2022년 1분기 연결기준 영업손실 4701억원을 기록해 적자 규모가 가장 크다. 또 지난해보다도 적자폭이 확대됐다. 전년 동기 영업손실액은 2129억원으로 올해와 비교해 2572억원 적자폭을 나타낸다.
적자의 직접적인 원인은 후판가 인상에 따른 원가 상승 충당금 반영이다. 후판은 선박 제조원가의 15~20%를 차지해 수익성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자재다.
삼성중공업은 800억원 규모의 충당금을 선반영했다. 한국조선해양이 반영한 충당금은 1471억원이다. 적자폭이 커진 대우조선해양의 충당금은 4000억원으로 1분기 영업손실의 85%다. 이를 모두 합치면 6271억이다.
올해 4분기까지 흑자 전환을 노렸던 조선업계에선 당초 계획이 실현되기 어려울 걸로 전망했다. 1분기 영업손실 규모가 큰 데다 후판 가격을 부채질하는 요인이 많기 때문이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강재와 기자재가, 외주비 상승 등에 따른 선박 건조 비용 증가로 조선업계의 어려움이 계속되고 있어 수익선 개선에 노력이 필요하겠다”고 말했다.
실제 중국 상하이 봉쇄 등 이슈가 원자재가 상승에 영향을 끼치고 있어 하반기 후판 가격의 추가 인상도 점쳐진다. 또 일반적으로 선박 건조 수주부터 실적 반영까진 2년까지 시차가 생길 수 있어 올해 안에 흑자전환은 어렵다는 분석이다.
조선 3사는 고부가가치 선박으로 수주를 지속해 수익성 개선 노력을 지속할 계획이다. 삼성중공업은 17일 기준 총 19척·33억 달러 수주를 달성했다. 이는 연간 수주 목표 88억 달러의 38%다.
한국조선해양도 같은 17일 기준 총 95척·111억8000만 달러(한화 약 14조2321억원)를 수주하면서 연간 목표의 64.1%를 이룩했다. 연간 목표액 174억4000만 달러(한화 약 22조2011억원)의 64.1%를 달성했다. 대우조선해양도 지난달 말까지 총 18척·46억1000만 달러(한화 약 5조8685억원) 수주를 따냈다. 올해 목표의 절반 이상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지정학적 이슈로 인한 불확실성 증대가 원자재가 급등으로 이어지며 단기적인 수익성 저하를 가져온 것”이라면서도 “올해도 LNG운반선과 컨테이너선 등 고부가 선박 발주는 지속되고 있다. 탄탄한 수주를 바탕으로 실적이 점차 나아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