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이재명계 박홍근 원내대표 선택
이재명 조기 등판 계파간 갈등 조율해야
172석 야당, 윤석열 정부와 견제·협력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신임 원내대표가 24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새 원내대표로 선출된 뒤 당선 소감을 밝히기 위해 단상으로 이동하고 있다. /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신임 원내대표가 24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새 원내대표로 선출된 뒤 당선 소감을 밝히기 위해 단상으로 이동하고 있다. / 연합뉴스

지난 24일 더불어민주당 새 원내대표에 이재명계로 분류되는 박홍근 의원(서울 중랑구을)이 선출됐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오는 5월 출범하는 윤석열 정부를 견제하며 172석의 거대 여당을 이끄는 책무와 함께 대선 패배를 수습하고 6월 지방선거까지 당 내부 단결을 주도해야 한다는 과제가 주어졌다.

먼저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체제로 전환된 민주당은 '박홍근 체제'가 본격화하면서 기존 친문(친문재인)에서 친명(친이재명)으로 권력이 재편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24일 국회에서 진행된 원내대표 선거에서 박 원내대표는 친문의 이낙연계로 분류되는 박광온 의원과의 최종 투표까지 경쟁해 원내사령탑 자리를 꾀찼다.

민주당의 한 초선 의원은 여성경제신문과 통화에서 "대선 패배 후 당내 위기 상황을 극복할 리더십이 필요했고 개혁을 늦춰선 안된다는 분위기도 있었다"며 "당이 친문으로 회귀한다는 모습으로도 비쳐질 수 있기에 새로운 원내대표 선출 과정에 (의원들이) 고민이 많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1표차 신승 거둔 '친명' 박홍근… 계파 갈등 불씨 여전

민주당 관계자에 따르면 전날 투표에서 박 원내대표는 83표, 박광온 의원은 82표를 얻었다. 박 원내대표가 단 1표차의 신승을 거둔 것이다. 친명과 반(反)명 구도가 확연히 나타난 것으로 볼 수 있는 결과다. 이로 인해 표면적 결과는 친명의 승리인 것처럼 보여도 절반의 지지를 얻지 못해 당내 계파간 갈등 조짐은 여전히 물밑에 남아있다는 게 당내 의견이다.

지방선거를 두 달여 앞두고 비주류에서 주류로 올라선 박 원내대표가 친문 성향의 이낙연계와 정세균계 의원까지 포섭해 어떻게 화학적 결합을 이뤄낼 것인지가 박 원내대표의 첫번째 과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박 원내대표의 당선으로 이재명 상임고문의 조기 등판설에 다시 힘이 실리면서 당내 갈등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에도 대응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중진 의원은 본지와 통화에서 "선거 당일까지만 해도 박홍근 지지를 호소하는 팩스 폭탄이 있었다고 한다. 민주당 지지자들 사이에서도 친이재명과 친이낙연으로 강대강 대치를 벌이고 있는데 박홍근 원내대표가 당내 계파 갈등을 봉합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신임 원내대표(오른쪽)가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원내대표 회의실에서 장제원 대통령 당선인 비서실장으로부터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축하 난을 받고 있다. /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신임 원내대표(오른쪽)가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원내대표 회의실에서 장제원 대통령 당선인 비서실장으로부터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축하 난을 받고 있다. / 연합뉴스

또다른 민주당 중진 의원은 본지와 통화에서 "당 안팎에서 논란은 있지만 여전히 '졌잘싸(졌지만 잘 싸웠다)'는 여론이 남아 있기 때문에 이 고문의 등판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면서 "대선 패배에 이 고문의 책임론도 존재하는 만큼 당내 갈등으로 번지지 않게 당내 의견을 조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172석 거대 야당 민주당… 새 정부와 협치·견제 

새로 출범하는 윤석열 정부가 문재인 정부 지우기를 예고하는 상황에서 박 원내대표는 문 대통령 잔여 임기 내 개혁과제를 마무리해야 한다는 과제도 있다. 20대 대선에서 국민에 공약한 정치개혁과 추가경정예산(추경), 대장동 특혜 의혹 특검, 부동산 세제 완화 등도 완수해야 한다.

172석의 거대 야당인 민주당은 윤석열 정부의 입법안을 가로막을 수 있는 힘을 지니기도 했지만 '발목잡기'라는 비난 여론에도 휩싸일 수 있다. 때문에 박 원내대표는 새 정부와의 협치와 견제를 적절히 조화롭게 이뤄야 한다는 숙제를 안게 된다.

박 원내대표는 24일 당선 연설에서 "172명 의원의 경륜과 의지를 하나로 모아 담대하게 변화를 이끌어 나가겠다"며 "민생을 책임지는 '강한 야당'을 반드시 보여드리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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