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 지지' 2030세대 4명 전화 인터뷰
"李·尹 누가 당선돼도 마음에 들지 않아"

"이재명·윤석열 둘 다 뽑기 싫어서 그나마 똑똑하고 깨끗한 안철수 뽑으려 했는데 정말 난감하네요."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간의 단일화 이후, 안철수 후보 지지층이 많았던 '캐스팅보트' 2030세대의 표심이 요동치고 있다.
여성경제신문은 7일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를 지지했다고 밝힌 2030 유권자 4명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안 후보의 2030 지지층은 단일화 이후 표심이 어떻게 움직이고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서다. 이들은 안 후보 지지층에서는 특정 후보에게 표심이 쏠리는 현상은 없다고 전했다. 오히려 안철수 지지자들은 대부분 "이재명·윤석열 누가 당선되더라도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분위기가 우세하다고 했다.
안 후보를 지지하던 30대 남성 박현우 씨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완주하지 못한 것은 아쉽지만, 윤석열 후보가 당선돼야 차기 대통령으로 안철수 후보가 가능하지 않겠냐"며 "단일화를 따라 윤 후보를 찍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20대 여성 김민정 씨는 "최근 여론조사에서 안철수 후보 지지율이 떨어지고, 윤석열 후보 지지율이 올라간 현상에 비춰보면 안철수 지지자 중 윤석열 후보로 갈 표심은 진작 가지 않았겠냐"며 "단일화를 했다고 해서 꼭 (국민의힘) 한쪽으로 표가 기울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국민의힘이 싫어 국민의당을 지지했는데, 참 난감해졌다"고 덧붙였다.
특히 이재명·윤석열 양당 후보 모두 아닌 것 같아 안철수 후보를 선택하고자 했던 유권자들은 혼돈에 빠진 모습이었다.
30대 여성 이지윤 씨는 "안철수 후보가 '1년만 지나면 윤석열 후보를 찍은 내 손가락을 자르고 싶어질 것'이라고 얘기했는데, (윤 후보와) 단일화를 하다니 어처구니가 없다. 누굴 찍을지 정말 고민이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20대 남성 송명기 씨는 "정말 이번에는 '철수' 안하리라 믿었다. 앞으로 다시는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고 실망감을 토로했다.
한편 1987년 직선제 개헌 이후 치러진 역대 7차례 대통령선거에서 단일화가 성사된 대선은 15대 대선(김대중-김종필), 16대 대선(노무현-정몽준), 18대 대선(문재인-안철수) 총 3차례였다. 3차례 중 2차례는 단일 후보가 대통령으로 선출됐다.
역대 대선에서 단일화는 승리의 구심점이 되기도 했지만, 단일화 무산이 승리로 이어지거나 단일화하고도 효과가 사라지는 등 다양한 결과를 나타냈다.
이준한 인천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여성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이번 대선에서는 안철수 지지층 중 상당히 많은 부분이 윤석열 후보에게 갈 것"이라면서도 "일부는 기권 혹은 이재명 후보에게 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역대 대선 단일화 효과'에 대해서는 "과거 DJ(김대중)가 JP(김종필)와 단일화하지 않았다면 승리하기 어려웠을 것이고, 노무현-정몽준도 어떤 위기감이 조성되지 않았다면 표심이 결집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단일화 효과가 분명히 있다"고 했다.
이 교수는 '尹-安 단일화'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이재명·윤석열 후보가) 비등비등한 상태에서 (안철수 후보) 표 일부가 윤석열 후보에 가서 윤석열 후보가 승리하는 데 조금이라도 동력이 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시너지가 붙는 상황은 아니다. 단일화해서 안철수 플러스 윤석열 플러스 '알파'가 새로 붙는 건 아니다"며 "(윤석열·안철수 후보 단일화가) 크게 시너지를 내서 현격한 차이를 낼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