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4일 사전투표 서울서 부동층 공략
"국면상 尹 유리한 건 인정해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단일화와 합당에 전격 합의하면서 더불어민주당이 비상체제에 돌입했다. 바로 전날까지도 민주당의 선거 승산 가능성을 전망하던 분위기가 또다시 반전을 맞았다. 야권 단일화로 인한 부동층 표심이 어디로 향할지 정치권 안팎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우상호 민주당 총괄선대본부장은 3일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새벽에 갑자기 이뤄진 윤석열·안철수 두 후보의 단일화는 자리 나눠먹기형 야합으로 규정한다"며 "이재명 선대위는 차분하게 대응하되 비상한 각오와 결의로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다. 우리에게는 아직 6일의 시간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날 오전 두 후보의 단일화 소식이 전해지자 곧바로 긴급회의를 소집하고 24시간 비상체제 전환 등 향후 대응에 돌입했다. 야권의 단일화를 평가절하하고 '게임은 끝난 것이 아니다'라며 지켜보자는 입장이지만 내부에서는 총력 대응에 나서는 등 당황한 기색을 숨기지 못하는 모습이다.
익명을 요구한 민주당 선대위 관계자는 본지와 통화에서 "(野 단일화는) 예상을 아예 못한 건 아니었다"면서도 "끝날 때까지 끝난 건 아니지만 국면상 윤 후보가 유리해진 것은 인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전투표가 시작되는 4일 이 후보의 유세 일정도 일부 조정에 들어갔다. 이 후보가 사전투표를 하려던 장소를 강원도에서 서울로 변경했다. 이번 선거의 최대 승부처인 서울의 부동층을 집중 공략하기 위해 방향을 잡았다. 다만 서울 소공동에서 사전투표 이후 강원도 춘천과 경기도 남양주를 거쳐 서울 광진, 강동까지 유세를 이어간다.
초박빙이던 대선 판세가 야권에 유리해지는 분위기지만 일각에서는 단일화 변수 효과를 확인할 수 없기에 예단하기는 이르다는 의견도 나온다.
배종찬 인사이트케이연구소장은 본지와 통화에서 "(야권 단일화는) 마이너스보다 플러스일 것이다. 지지율상 얻는 효과는 부분적이더라도 단일화를 통해 정권교체 여론이 부각되는 상징적 효과는 충분히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제 남은 건 단일화의 상승세냐 위기감을 느끼는 이 후보 지지층 결집이냐의 싸움이 될 것"이라며 "야권의 승리를 단정할 순 없는데, 남은 시간 이 후보가 얼마나 지지층을 결집시키느냐가 관건이 될 것은 분명하다"고 했다.
한편 이 후보는 야권의 단일화 합의와 관련해 "역사와 국민을 믿는다"고 말을 아끼면도 당의 지지세가 강한 것으로 꼽히는 서울의 서남부권 유세에 집중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이 후보는 이날 서울 중구 서울대교구청 집무실에서 정순택 베드로 천주교 서울대교구장을 예방한 뒤 취재진과 만나 "정치는 정치인들이 하는 것 같지만 사실은 국민이 하는 것”이라며 "역사와 국민을 믿는다. 민생경제, 평화, 통합의 길을 꿋꿋하게 걸어가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