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신 1·2동 불량 노후 건축물 90%···재개발 '아직'
창신동 재개발 위원회 "침울하지만 재도전 할 것"
서울시 "창신 1·2동 계획 없다···사유 통보 예정"

창신동이 둘로 갈렸다. 2021년 12월 28일 서울시가 '신속통합기획' (신통기획) 재개발 사업지 21곳을 발표하면서부터다. 창신동 주민의 일성은 전체에 대한 재개발이었으나 창신동 23번지 일대(창신3동)는 웃고 창신1·2동은 우는 모양새다.
△쓰레기 악취 △쓰임 모를 도시재생 주민시설 △비좁은 도로 △화재 위험 등 창신 1·2동 문제는 해결에 시간이 필요하게 됐다.
신통기획은 서울시가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신속한 사업을 돕는 공공 민간정비사업 지원 프로그램이다. 민간 재개발이지만, 서울시가 계획 수립에 관여해 지정기간을 5년에서 2년으로 단축하는 것이 기본 골자다.
문제는 서울시가 2014년 도시재생지역 1호로 지정된 창신동 전체 중 창신 3동 지역 일부만 민간 재개발 사업지로 선정하면서 빚어졌다.


종로구 창신1·2동 일대는 건축물 밀도가 높고, 노후 및 불량 건축물이 90% 이상 모여 있어 화재 등 우려에 재개발 목소리가 계속됐던 지역이다. 반면, 재개발 사업지로 선정된 창신 3동은 채석장 암반 위에 아파트가 들어서는 등 일부 현대화가 진행된 바 있다.
창신 1동에서 작은 슈퍼를 운영하는 A씨는 팩트경제신문과 인터뷰에서 "이곳은 길폭도 소방도로 기준 6m에도 못 미치고 여러 가지 주거 환경 개선이 안 돼 공시지가가 수년간 오르지 않고 있다"며 “재개발 청사진은 구청에 다 있어도 누구 하나 총대 매는 사람이 없어 공모에서 떨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 기자가 방문한 창신 1·2동 일대는 노후가 심각했다. 막다른 길이 많아 언덕길에 수고로움은 2배였고, 도시재생 흔적으로 빛바랜 벽화만 덩그러니 존재했다. 또 2014년 5월 7일 창신동이 국가 1호 도시재생선도지역으로 선정되면서 건립된 일부 앵커시설 (주민 자치 시설)도 진입로가 비좁아 낙후 지역과 대비를 보였다.

이같은 창신동이 왜 선정에서 배제됐을까. 재개발 위원회 취재 결과, 창신 1·2동은 노후 면적이 넓어 1차 통과도 못 했다는 게 미선정 사유로 확인됐다. 신통기획 사업지 선정위원회는 제출된 자치구 공모 자료를 바탕으로 노후 여건을 정량평가로 반영했는데, 종합 점수에서 인근 숭의동과 묶인 창신 3동에 못 미친 것이다.
성인선 서울시청 주거재생계획팀장은 팩트경제신문과 통화에서 "창신1동과 2동에 대한 계획은 현재 없는 상황"이라며 “구에서 신청도 안 왔고 시 계획도 없다”고 말했다. 또 심소희 신속통합기획1팀장은 팩트경제신문과 통화에서 “서울시가 미선정 사유를 지역 관할 구청에 통보할 계획은 있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서울시가 ‘신통기획’을 못 해준다면 광역개발 방법을 써서라도 창신동에 관심을 가져야 않겠냐는 입장이다. 강대선 창신동 재개발추진위원장은 "창신 1·2동은 침울 그 자체지만 그래도 재도전을 바라는 마음들이 모이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광역 재개발이 아니면 미래가 없다. 그간 화재가 9번 났는데 소방차가 못 와 곳곳에 위험이 도사리는 동네"라고 말했다.

한편, 일각에선 박원순 전 서울시장 당시 설치된 도시재생사업 시설 때문에 재개발이 안 되는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실제 창신동 내 앵커시설은 창신 3동이 아닌 창신1동과 2동에 모여 있다. 서울시 측은 팩트경제신문에 “재생 활성화 계획으로 건립된 시설인 만큼 철거 어려움이 있다"며 "혹 재개발 시엔 균형발전본부와 협의해 처리 방안을 강구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