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30일 옥중서신집 '그리움은 아무에게나 생기지 않습니다' 출간
세월호 침몰 당시 상황, 국정농단 재판 소회, 조국 비판 등 포함

박근혜 전 대통령이 신년 특별사면으로 31일 0시 석방되는 날에 맞춰 옥중서신집을 출간했다.
30일 출간된 그의 책 '그리움은 아무에게나 생기지 않습니다'는 박 전 대통령이 지난 4년간 지지자들과 나눈 편지를 유영하 변호사가 엮은 책이다. 탄핵 사태 전후 박 전 대통령의 심경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박 전 대통령은 이 책에서 1심 재판 과정에서 재판 불출석을 결정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제가 수많은 수모를 감수하면서 일주일에 4번씩 감행하는 살인적 재판 일정을 참아낸 것은 사법부가 진실의 편에서 시시비비를 가려줄 것이라는 일말의 믿음 때문이었다"며 "하지만 그런 저의 기대와는 달리 말이 되지 않는 이유로 추가 구속영장을 발부하는 것을 보고 정해진 결론을 위한 요식행위라는 판단이 들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래서 더 이상 그런 재판부가 진행하는 재판에 참석하는 것이 의미가 없고 구차하다고 생각해서 변호인들에게 저의 의사를 밝힌 것"이라며 "진실은 훗날 역사의 법정에서 밝혀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세월호 참사 관련 언급도 했다. 박 전 대통령은 "세월호가 침몰했던 그 날의 상황은 너무도 충격적이라서 지금 다시 상황을 떠올리는 것이 무척 힘들다. 그날은 제가 몸이 좋지 않아서 관저에서 관련 보고를 받았다"며 "세월호가 침몰했던 당시의 상황과 관련해 저에 대한 해괴한 루머와 악의적인 모함들이 있었지만 저는 진실의 힘을 믿었기에 침묵하고 있었다. 앞으로 많은 시간이 흐르면 어떤 것이 진실인지 밝혀질 것으로 생각한다"고 썼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비판하는 내용도 담겼다. 한 지지자가 조국 청문회를 언급한 편지에 "어떤 사람을 평가할 때 그 사람이 걸어온 길을 뒤돌아 가보면 그가 어떤 사람인지를 알게 된다고 한다. 자기가 걸어온 발자국에 대해서는 그 자신이 가장 잘 알고 있을 것"이라며 "거짓말이 사람들을, 그것도 일부의 사람들을 잠시 속일 수는 있어도 모든 사람을 영원히 속일 수는 없다"고 했다.
박 전 대통령은 맺음말에서 "국민에게 나은 삶을 드리기 위해 노력했지만 주변 인물의 일탈로 혼신의 힘을 다했던 모든 일이 적폐로 낙인찍히고 공직자들이 고초를 겪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은 참을 수 없는 고통이었다"며 "정치를 처음 시작할 때부터 함께 했던 이들이 모든 짐을 제게 지우는 것을 보면서 삶의 무상함도 느꼈다"고 했다.
이어 "누구를 탓하거나 비난하고 원망하는 마음도 버렸고, 모든 멍에는 제가 짊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많은 실망을 드렸음에도 따뜻한 사랑이 담겨있는 편지를 보내주시는 국민 여러분이 있어 지금까지 견뎌낼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박 전 대통령은 31일 0시 석방됐다. 국정농단 등 혐의로 2017년 3월 말 구속된 지 4년 9개월 만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