숏폼 · 글로벌 진출 등···다양한 크리에이터 전망
개인 크리에이터로 주제 한정···심도 깊은 좌담회
송재룡 회장, “MCN, 크리에이터 목소리 경청할 것”

"개인 미디어 컨텐츠 크리에이터도 자본력을 갖춘 영화나 드라마 제작자 못지 않게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췄다. 다만 해외 진출을 위한 정보 수집과 해외 이벤트 참여는 개인이 감당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다. 연합회나 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하다."
24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K-콘텐츠 크리에이터 컨퍼런스(KCCC)'에선 개인 미디어 크리에이터 현장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영화에선 '기생충'과 '미나리', 드라마에선 '오징어게임'과 '지옥' 등 K-콘텐츠가 이미 세계 시장을 흔들고 있다.
그러나 개인 미디어 콘텐츠는 아직 언어와 국경의 장벽이 높다. 개인이 기획부터 촬영·편집까지 감당해야 하다 보니 '각자 도생'에 급급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K-콘텐츠크리에이터연합회(KFCC)의 출범을 계기로 이날 열린 컨퍼런스에선 이를 타개하기 위한 정부와 연합회의 역할에 대한 기대가 높았다. 이날 행사는 KFCC가 주최하고 한국콘텐츠진흥원 주관, 문화체육관광부가 후원했다.
김승원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은 축사를 통해 "국회도 크리에이터 창작 환경을 만들겠다"고 약속하며 "이번 행사가 새로운 K-콘텐츠 기초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이어서 이채익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장은 영상 축사를 통해 “메타버스 등 신규시장이 다변하는 가운데 좋은 콘텐츠가 곧 국력”이라며 “크리에이터가 주도하는 콘텐츠 산업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행사는 송재룡 KFCC 회장 환영사를 시작으로 △김승원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 △황성운 문화체육관광부 미디어정책국장 △이채익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장이 축사로 크리에이터 업계를 독려했다. 이어서 전문가 발제 및 좌담회가 마련됐다.

본 발제에서는 크리에이터 산업 미래전망이 논의됐다. 연사로 △최세정 고려대 미디어학부 교수 △김경달 네오터치포인트 대표이사 △봉만대 영화감독 △김숙 컬쳐미디어랩 대표이사가 초청됐다. 발제를 맡은 각계 전문가는 콘텐츠 흐름 및 전략 · 정책 제언 등을 주제로 발표했다.

최세정 교수는 '넥스트 노멀 (Next Normal) 시대 K-콘텐츠 크리에이터'에 주목했다. 최 교수는 “팬데믹 장기화로 대중의 미디어 지불의사가 높아졌다”며 “P2C(플랫폼이 소비자에게)에서 D2C(소비자 직접판매)로 변화한 미디어 커머스 생태계에서 크리에이터는 선택지가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김경달 대표이사는 코로나 펜데믹 이후 "거대도시는 사라질 것"이라는 미국 뉴욕시립대 폴 크루그만 교수의 뉴욕타임스 칼럼을 인용하면서 "과거 거대도시가 했던 역할을 디지털 플랫폼이 대신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오프라인에선 사람 간의 만남이 줄겠지만 디지털 플랫폼에선 과거엔 상상할 수 없었던 규모의 만남이 이뤄질 수 있다"며 "디지털 플랫폼에서 사람과 연결하는 역량이 크리에이터의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봉만대 영화감독은 발상을 전환한 숏폼 콘텐츠 형태를 제시했다. 이른바 ‘씨네컬’이다. 이는 노래 가사가 스토리로 진화한 차세대 뮤직비디오 콘텐츠다. 봉 감독은 “짧은 숏폼 콘텐츠가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며 “모든 게 연결되는 링크 시대에 채널과 아이디어는 곧 경쟁력”이라고 분석했다.
끝으로 김숙 대표이사는 개인 크리에이터에 대한 정책적 지원이 미비한 현 실태에 근거, △제작 인건비 지원 △전문가 과정 교육 도입 △글로벌 진출 지원 등 세 가지 정책을 제안했다. 그는 “개인 크리에이터가 피부로 느끼는 정책이 많지 않다”며 “법률 지원이나 제작비 지원 등에 크리에이터 수요가 많다”고 밝혔다.
이어진 좌담회에는 △송재룡 KFCC 회장 △최세정 고려대 미디어학부 교수 △김경달 네오터치포인트 대표이사 △김숙 컬쳐미디어랩 대표이사 △최인석 뷰티 인플루언서 그룹 레페리 대표 △최다은 유튜브 채널 ‘다니유치원’ 크리에이터가 참석해 ‘개인미디어 콘텐츠 크리에이터’ 산업 진흥에 대해 앞선 발제를 확장했다. 특히 각 패널이 이론과 현장, 두 축으로 나뉘어 다양한 대담이 오갔다는 평이다.

6명 패널이 입을 모은 주제는 △크리에이터 산업 전망 △정책 활용에 따르는 고충 △변화하는 MCN 책임론으로 정리됐다.
좌담회는 ‘메타버스 시장의 지속가능성’을 주제로 시작됐다. 최세정 교수는 “플랫폼이 편리하다고 생각하는 인지가 시장에서 지속가능성으로 확장되는 경우를 많이 봤다”며 “메타버스도 생소한 수준에서 주류 문화로 인식이 확장되면 다시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이 내재화 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김경달 대표이사는 이견을 제시하며 유튜브 시장 확장 가능성을 내다봤다. 그는 “디지털 플랫폼 확장에 동의하나 유튜브가 긴 호흡을 유지할 것으로 본다”며 “포화됐다기엔 새롭게 유입되는 자본이 많다”고 말했다. 이에 모더레이터 정경민 KFCC 부회장은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크리에이터 업계에서도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된다”고 정리했다.

한편, 크리에이터 시장 정책 마련과 개별 활용 문제도 거론됐다. 앞선 발제에서 개인 크리에이터 정책 수혜 사례가 미진한 점을 지적한 김숙 대표는 “충격적이게도 설문에서 나타난 수혜 수치가 실질적으로 더 낮을 수 있다”며 “정부나 협회도 정책에 대해 홍보하고 교육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최다은 유튜브 '다니유치원' 크리에이터가 실제 정책 이용사례를 들며 고충도 털어놨다. 그는 “제 채널은 정부 지원을 활용한 사례에 속하지만 부딪히기 전 초기 과정은 복잡했다”며 “정책은 많은데 산발적이므로 채널 지원 정책을 통일화해 집중 지원할 것”을 주문했다.

마지막으로 두 MCN 대표자가 현장 목소리를 대변했다. 최인석 레페리 대표는 “콘텐츠가 다변화 돼 메이크업 뷰티 콘텐츠도 단순한 광고 영역을 벗어났다”며 “이젠 스타 프로듀싱 영역까지 요구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송재룡 KFCC 회장 역시 같은 목소리를 냈다. 그 또한 “향후 MCN은 오늘 좌담회 자리처럼 연합 모델이 되리라 본다”며 “크리에이터 목소리를 청취한다면 미래는 밝다는 평가가 많다”고 밝혔다.
KFCC는 이날 좌담회 의견을 취합해 건강한 크리에이터 생태계에 이바지할 계획이다. 정경민 KFCC 부회장은 “좌담회에서 나온 목소리에 따라 KFCC도 협회 소속 법무법인이나 노무사 차원의 지원책도 마련하고자 준비 중에 있다”고 말했다.
문화체육관광부도 크리에이터 산업 진흥에 지원을 약속했다. 황성운 문화체육관광부 미디어정책국장은 팩트경제신문과 인터뷰에서 “기존 창작 지원 사업들을 내년에도 진행할 계획”이라며 “앞서 지원 정책 진입이 어려웠다는 의견을 청취해 우수 크리에이터를 직접 발굴해 시상하거나 교육하는 제도도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