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의 땅’, 메타버스 이프랜드 활용 캐스팅·제작
일반 사용자도 단역 배우로 참여하는 재미

제작진과 출연자 모두 메타버스에서 협력한 웹드라마가 공개될 예정이다. 아직까지 메타버스 표현 한계상 애니메이션과 비슷하다는 시선을 벗어날 순 없지만, 제작 과정과 소재 등 모두 메타버스 시대에 맞는 신선한 시도라는 점에서 호기심 섞인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오는 11월 중 공개 예정인 ‘만약의 땅’ 시즌1(이하 ‘만약의 땅’)은 SK텔레콤(대표이사 박정호)이 자사 메타버스 서비스 이프랜드를 배경으로 만든 참여형 메타버스 웹드라마다.

‘만약의 땅’은 로맨틱 코미디물이다. 아바타를 자유자재로 꾸미고 외모를 바꿀 수 있는 메타버스 특성을 반영해 ‘만약 내 남자친구 외모가 매일 바뀐다면?’이라는 설정을 바탕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2015년 개봉해 205만명 관객을 모은 영화 ‘뷰티 인사이드’와 비슷한 소재지만, 메타버스 시대에 맞게 ‘실제 외모’ 대신 ‘아바타’가 바뀐다.

웹드라마 방식으로 공개될 예정인 ‘만약의 땅’은 시청자 누구나 아바타로 참여할 수 있는 개방형 제작 방식을 통해 메타버스 세상의 장점을 극대화한다. 출연 배우와 드라마 배경 모두 SKT 메타버스 플랫폼인 이프랜드 내 아바타와 테마 공간을 활용해 제작됐다. 여기에 드라마를 연출하는 PD 등 스태프 역시 이프랜드 내 촬영장에 아바타로 입장해 제작에 참여했다.

주인공인 이프랜드 대표 아바타 캐릭터 ‘최샬럿’을 포함한 주요 배역들에는 실제 웹드라마 연기자들을 캐스팅했다. 이들이 직접 아바타를 통해 연기를 하는 방식으로 제작이 진행됐다. 조연 및 단역은 이프랜드 일반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직접 오디션을 시행해 캐스팅함으로써 참여형 콘텐츠의 의미를 더했다.

 

메타버스 웹드라마 ‘만약의 땅’은 SKT 메타버스 플랫폼인 이프랜드를 통해 캐스팅과 제작이 진행됐다. /SK텔레콤
메타버스 웹드라마 ‘만약의 땅’은 SKT 메타버스 플랫폼인 이프랜드를 통해 캐스팅과 제작이 진행됐다. /SK텔레콤

캐스팅된 주·조연·단역 연기자들과 제작진은 지난 8월부터 매주 이프랜드 내에서 제작회의를 진행하고 촬영에 임하는 등 실제 드라마 제작에 필요한 전 과정을 메타버스 내에서 진행했다. 이같은 과정을 담은 ‘만약의 땅’ 메이킹 영상을 유튜브 채널에 시리즈로 공개해 주목받았다.

제작을 총괄하고 있는 최민혁 PD는 “현실 세계에서 드라마 출연을 꿈꿔왔던 유저들이 아바타를 통해 연기의 꿈을 이룰 수 있게 됐다”며 “앞으로 메타버스에서는 유저들이 자신의 캐릭터를 창조하고 다른 유저들과 상황극이나 연극적 놀이에 참여하는 등 차별화된 스토리 경험을 통해 게임과는 또 다른 재미 요소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SKT는 ‘만약의 땅’ 첫 방영에 앞서 10월 26일과 10월 28일 이틀에 걸쳐 공개 촬영 및 모닥불 시사회 등 메타버스 이용자 모두가 참여할 수 있는 이벤트를 개최해 드라마에 대한 관심을 극대화했다.

특히 지난 26일 오후 진행된 ‘만약의 땅’ 공개 촬영 행사에선 이프랜드 일반 이용자들이 별도 오디션을 보지 않더라도 촬영 공간에 아바타로 입장해 행인 역할 등으로 드라마 제작에 직접 참여할 수 있도록 해 높은 호응을 얻었다.

이같은 이벤트는 메타버스가 단순 커뮤니케이션 서비스 역할에 그치지 않고, 누구나 자신의 ‘부캐’를 활용해 현실에서 경험하기 어려운 일들을 메타버스 세상에서 경험할 수 있는 장점을 이용자가 직접 피부로 느낄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콘텐츠 산업 측면에서도, 메타버스 내 캐스팅, 제작 등 새로운 방식의 콘텐츠 제작 과정을 통해 산업 다양성 및 확대에 이바지하는 동시에 새로운 트렌드를 주도할 수 있다.

 

메타버스 웹드라마 ‘만약의 땅’은 공개 전 메타버스 이프랜드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단역 오디션(위) 및 모닥불 시사회(아래) 등 이벤트를 개최해 호응을 얻었다. /SK텔레콤
메타버스 웹드라마 ‘만약의 땅’은 공개 전 메타버스 이프랜드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단역 오디션(위) 및 모닥불 시사회(아래) 등 이벤트를 개최해 호응을 얻었다. /SK텔레콤

전진수 SKT 메타버스 CO장은 “‘만약의 땅’은 이프랜드 사용자들이 단순 시청자에서 벗어나 여러 부캐로 드라마 기획에도 동참하고, 주연·조연·단역 등 연기자로도 참여해 의미가 있다”며 “상상이 현실이 되는 이프랜드에서 다양한 부캐로 일상에 새로운 재미를 더하고, 더 나아가 참여형 메타버스 드라마 제작의 지평도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그간 메타버스 활용 범위를 넓혀 버추얼 휴먼을 활용한 마케팅이나 메타버스와 협업한 광고 제작 등이 활용돼 왔으나, 메타버스를 주제로 해 메타버스에서 캐스팅 및 제작이 이뤄지고, 메타버스 이용자가 직접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만약의 땅’ 제작 방식은 비용 절감 및 양방향 소통 등 여러 발전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어 관심이 집중된다.

당초 이프랜드 출시 후 기존 메타버스 플랫폼 최강자인 제페토의 벽을 넘을 수 있을 지 의구심을 갖는 시선이 많았다. 그러나 이프랜드는 대학교·공공기관·지자체부터 유통·제조업, 금융권, 엔터테인먼트, 전시·공연 등 다양한 업계를 중심으로 기업 컨퍼런스, 마케팅 채널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방송·통신과의 적극적 협업 등을 무기로 제페토와 차별점을 내세우며 다른 방향으로 발전해 빠른 성공을 거뒀다.

7월 출시된 이프랜드는 다양한 형식의 콘텐츠와 모임을 통해 MZ세대를 중심으로 높은 관심을 받으며, 누적 이용자 수 360만명을 돌파했다. SKT가 ‘만약의 땅’ 제작을 시작으로 콘텐츠 제작 트렌드의 새 방향을 제시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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