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시 전, 어린 시절 함께한 3040 게이머 열광
한 달 지난 지금까지도 게임 접속 어려워
이슈에도 불구하고 유튜브 조회수는 급상승

'디아블로2: 레저렉션'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
'디아블로2: 레저렉션'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

“와이프가 1시까지만 하라고 했단 말이야. 빨리 복구 좀 해 제발”

연일 터지는 ‘디아블로2: 레저렉션’ 서버에 화난 게이머들이 ‘꿩 대신 닭’으로 유튜브 시청에 눈을 돌리고 있다.

20년 전 대한민국 PC방을 휩쓸었던 ‘디아블로2’. 전 세계적인 흥행을 이끌었던 추억의 게임이 새 옷을 입고 돌아온다는 소식에 3040 유부남 게이머들은 두 팔 벌려 환영했다.

‘레저렉션(부활)’이라는 타이틀을 달 정도로, 제작사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이하 블리자드)’는 이 게임에 대한 자신감이 가득했다. 원작의 게임성은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3D 그래픽과 높은 해상도, 깔끔한 사운드 등 최신 기술을 입혀 현대식 ‘디아블로2’를 만들어냈다. 또한 PC에 국한되지 않고 PS(플레이스테이션), XBOX, 닌텐도 스위치 등 다양한 기종에서 플레이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디아블로2: 리저렉션’은 블리자드가 선보인 여러 자사 게임 리마스터들 중에서도 가장 완성도 있는 리마스터라고 평가받으며 많은 기대를 모았다. 출시 소식에 백종원도 “와. 백파더 접어야겠네”라고 댓글을 남길 정도였다. 특히 ‘디아블로2’와 청소년기를 함께한 3040 게이머들은 옛 추억을 느낄 수 있다는 사실에 반가워했고, “20년 전 열기를 그대로 느낄 수 있는건가”라며 출시하기만 기다렸다.

‘열기’와 함께, 20년 전 ‘서버’도 같이 왔다

그러나 기대는 충족시키지 못했고, 현재 블리자드 공식 홈페이지엔 욕설이 가득하다. 게임 만족도에 관한 문제가 아니라, 플레이 자체를 못하고 있어서다. 서버가 터져서 게임에 접속을 못하는 것이다.

서버 접속 불가 현상은 출시날부터 시작됐다. 많은 사람이 몰리면서 서버가 불안해져 게임 생성 및 접속이 불가했다. 결국 출시와 동시에 서버 점검을 하게 됐다. 게다가 ‘디아블로2’는 48000원 가격에 게임을 구매해야 플레이할 수 있는데, 돈을 내도 플레이하지 못한다는 사실에 많은 유저는 분노했다.

한 유저는 "와이프가 1시까지만 하고 자라고 했다"며 "와이프가 시간 재고 있는데 빨리 복구해라"고 울부짖었다. /블리자드 공식 홈페이지
한 유저는 "와이프가 1시까지만 하고 자라고 했다"며 "와이프가 시간 재고 있는데 빨리 복구해라"고 울부짖었다. /블리자드 공식 홈페이지

게임이 출시한지 한 달 가까이 됐지만 서버는 아직 말썽이다. 특히 사람들이 많이 접속하는 오후 8시~12시쯤이면 어김없이 서버가 터진다. 이에 블리자드 공식 홈페이지는 “직장인들 접속할 시간만 되면 터지네”, “겨우 애 재운 상태다. 지금 해야 하는데” 등 불만 섞인 항의 글로 가득 찼다. 대다수 유저가 3040세대라 주로 '아기'나 '출퇴근 시간' 관련 글이 많았다.

사실 20년 전 클래식 ‘디아블로2’ 시절에도 서버 문제는 심각했다. 당시 PC방엔 모든 유저들이 지옥문(서버)이 열리기만 기다릴 정도였다고 한다. 그러나 최근 새롭게 출시된 리마스터 버전에서도 서버 접속 이슈가 발생하자 게이머들은 분노하고 있다. 처음엔 “허허. 서버 상태도 추억이네”라며 쓴웃음 지었던 유저마저 반복되는 서버 문제에 “더 이상은 못 참겠다”고 문의를 남겼다.

급기야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등장했다. 지난 11일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Blizzard(블리자드) 사의 만행에 대해 고발합니다”라는 제목 청원이 등록됐고, 22일 오후 5시 기준 1만 4468명이 참여했다.

내가 못하면, 남 플레이라도 본다

서버 접속 불가 등 여러 이슈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유튜브에선 높은 조회수를 자랑했다. ‘디아블로2’ 콘텐츠 주력 유튜브 채널들이 조회수 급상승 채널로 이름을 올렸다.

게임 유튜브 채널들이 '디아블로2' 콘텐츠로 높은 조회수를 기록했다. /'제이미니언 J.Minion' 유튜브 채널
게임 유튜브 채널들이 '디아블로2' 콘텐츠로 높은 조회수를 기록했다. /'제이미니언 J.Minion' 유튜브 채널

팩트경제신문이 게재하는 소셜러스 데이터 분석 기반 ‘팩트경제 유튜브 랭킹’에 따르면 22일자 게임 분야 급상승 채널 4위는 ‘제이미니언 J.Minion’, 6위는 ‘대박TV’, 10위는 ‘로시TV [게이밍 스튜디오]’다. 각 채널 조회수 성장률은 2.52%, 2.09%, 1.91%다. 성장률 자체는 높지 않지만, 해당 분야에서 3개 채널이나 순위권을 기록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유튜버들은 주로 낮에 플레이하기 때문에, 사람이 몰리지 않아 비교적 쾌적한 환경에서 게임을 할 수 있다. 이에 밤에 게임 접속을 하지 못하는 유저들이 대리만족하기 위해 유튜브로 몰린 것으로 분석된다.

블리자드 공식 홈페이지엔 “유튜버는 게임하는데, 일반인은 퇴근하고 게임 못하다니 차별 아니냐”, “아내가 오늘 게임 허락해줬는데, 유튜브 보며 맥주나 마시고 있다니” 등 반응을 확인할 수 있었다.

‘팩트경제 유튜브 랭킹’은 팩트경제신문이 빅데이터 플랫폼 소셜러스가 제공하는 데이터를 바탕으로 독점 제공한다. 최근 일주일 간 조회수 급상승률 순위다. △뉴스·정치·이슈 △경제·금융·재테크 △라이프스타일 △여행·아웃도어 △엔터테인먼트 △인물·유명인 △게임 △스포츠·헬스 △패션·뷰티 △교육·강의 △IT·기술·과학 △영화·애니메이션 △푸드·쿠킹 △동물·펫 △키즈 등 15개 분야로 분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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