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으로 어려운 지난해를 보낸, 유튜브 여행 콘텐츠가 ‘위드코로나’ 가시화를 앞두고 재시동을 걸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앞둔 현재, 콘텐츠는 해외여행에 대한 기대를 증폭하고 있다.

2020년, 코로나-19로 불황을 맞은 여행 유튜버는 출국이 불가능한 상황에 부딪혔다. 콘텐츠 존폐가 위협받는 가운데, 각자 콘텐츠를 바꾸는 등 고군분투 양상이 나타났다. 이가운데 여행 유튜버로 굳어진 이미지에 콘텐츠 전환이 어려워 채널을 닫거나 방황하는 경우도 부지기수였다.

통계 지표는 어려움이 따랐던 당시 상황을 보여준다. ‘소셜러스 2020 한국 유튜브 빅데이터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여행/아웃도어’ 채널 누적 조회수는 2500만회에도 못 미치는 수치로 드러났다. 이는 2019년 동일 카테고리 누적 조회수가 4억회에 도달한 것과 비교해 93% 이상 감소한 수치다.

이같이 한동안 사장됐던 해외여행 콘텐츠는 항공 운항편이 재개되고, 격리조항이 완화되면서 다시 등장하는 추세다. 몇몇 여행 유튜버는 대체 콘텐츠를 마무리하고, 본격적으로 여행 콘텐츠 재기에 앞장서고 있다.

유튜버 '빠니보틀 Pani Bottle' (이하 빠니보틀)은 지난해 4월 유리시아 콘텐츠를 끝으로 채널 휴식기에 들어가는 듯했으나, 웹드라마 '좋좋소' 감독으로 팬데믹에 도전했다. 2주만에 조회수 100만을 달성하는 등 발군의 재능을 보여줬지만, 빠니보틀 채널 구독자 반응은 그리 좋지만 않았다. 당시 여행 콘텐츠가 없어, 4개월 동안 콘텐츠가 가뭄이던 상황과 상반되는 행보로 비쳤기 때문이다. 한 구독자는 “다시 여행 다니는 콘텐츠를 보고싶다”고 말하며, 팬들의 원성을 대변했다.

빠니보틀은 북아메리카 여행으로 빠르게 응답했다. 지난 8월 게재된 첫 미국 콘텐츠는 현재 멕시코까지 진행됐다. 지난해와 달리, 활발히 올라오는 북아메리카 여행 콘텐츠는 “미리 체험하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로 평가되기도 한다. 특히 ‘미국 1등석 기차 리뷰’ 콘텐츠는 조회수 240만회를 기록하며, 50만회를 웃돌던 2020년 대비 현격한 상승세를 보여주고 있다.

다음 바통은 여행 듀오 유튜버 '여락이들_' (이하 여락이들)이 이어받았다. 유튜버 여락이들은 최근 주차별 다이어트 콘텐츠로 해외 출국 전 구독자를 결집했다. 댓글 반응에 따르면, 해당 콘텐츠가 사이판 출국 초읽기와 자연스럽게 이어졌다는 평이다. 평균 조회수 20만회로 7주 다이어트 콘텐츠를 마무리한 여락이들은 이어서 사이판 콘텐츠를 연재 중이다. 콘텐츠 시청자는 “진짜 너무 행복하다”며 “예전에는 당연한 게 지금은 너무 소중하게 느껴져 천천히 아끼면서 봐야겠다”고 사이판 콘텐츠를 환영했다.

한편, 발빠른 여행 유튜버 출국과 함께 일반 해외여행 수요에도 지각변동이 일었다. G마켓·옥션은 9월 국제선 항공권 매출이 전년 같은 시기 대비 69% 증가했다고 보고했다. 일례로 사이판은 트래블버블(여행안전권역) 협약지역으로 포함되면서, 여행사 사이판 상품은 이미 연말까지 예약이 마감됐다. 이외에도 △괌 △싱가포르 △방콕 등 비교적 가까운 지역부터 수요가 발생하고 있다.

또한 정부는 지난 18일 적용한 마지막 거리두기 개편을 끝으로 내달 중으로 ‘단계적 일상회복’ (위드코로나)에 들어갈 방침이다. 이와 더불어 외교부 특별여행주의보도 내달 13일 풀릴 것으로 예상돼, 백신접종자 사이에선 반가운 여행 소식이 오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