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CC 업계 1위 日무라타 공장 가동 중단
역대 최대 실적 삼성전기는 반사이익

MLCC 업황이 코로나19로 흔들리고 있지만, 삼성전기는 반사이익을 누릴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기
MLCC 업황이 코로나19로 흔들리고 있지만, 삼성전기는 반사이익을 누릴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기

인도에서 시작돼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 델타 변이 바이러스에 MLCC(적층세라믹콘덴서) 업황이 흔들리고 있다. 차량용 반도체 생산이 자연재해와 화재로 인한 공장가동 문제가 발생해 현재까지 공급부족 대란이 해소되지 못한 가운데, MLCC까지 번지고 있다. 

강한 전염성의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말레이시아 공장에 타격을 주고 일본, 중국까지 강타하며 하이엔드 MLCC 생산에 큰 변화가 발생한 것이다. 이에 투자자들은 한국 기업의 피해와 수혜 가능성과 관련, 계산이 바빠지고 있다.

초보 투자자에게 MLCC는 생소한 부품일 수 있는데, 기본원리는 간단하다. 전자기기에 전류가 일정하게 흘러야 하기 때문에 전류를 조절해 내보내는 ‘전력의 댐’과 같은 역할을 하는 부품이 MLCC다. 전자기기의 필수 부품으로, 머리카락 굵기 수준의 작은 크기로 ‘전자산업의 쌀’이라는 별명과 함께 PC, 노트북, 스마트폰, 자동차 등에 사용되며 제2의 반도체로도 불리고 있다.

MLCC는 스마트폰 등에도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핵심부품이다. /삼성전기
MLCC는 스마트폰 등에도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핵심부품이다. /삼성전기

MLCC의 공급은 7월 말레이시아 정부가 코로나19 확산으로 이동제한 명령을 무기한 연장하면서 문제에 봉착했다. 글로벌 MLCC 점유율 3위(14%)인 일본 다이오 유덴의 말레이시아 공장은 월 550억개의 생산능력이 있지만, 가동률은 80% 수준으로 알려졌으며, 출고기간 또한 기존 45일~55일에서 10일 정도 더 소요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일본 확진자가 급증하며 글로벌 MLCC 점유율 1위(34%)인 일본 무라타제작소의 일본 후쿠이현 공장이 공장 임직원과 협력사 직원 등 98명 집단감염으로 인해 8월31일까지 공장 폐쇄는 물론 결과에 따라 연장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다. 

다이오 유덴을 비롯한 일본 공장들의 가동률 조정은 과거에도 있었지만, 무라타제작소처럼 전면 가동 중단은 이례적이다. 후쿠이현은 무라타제작소 MLCC 주력 생산라인으로, 글로벌 MLCC 공급량 약 8~10%가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연장시 그 피해 규모는 더 커진다.

최근 반도체 쇼티지(공급부족)로 자동차 및 전자기기 생산량 감소 및 글로벌 MLCC 5위(7%) 대만 야게오의 저항기 가격 하락으로 다운사이클 가능성이 제기되며 MLCC 업황에 의심을 갖는 부분이 있었다. 그러나 대만의 보급형 제품과 글로벌 점유율 83%를 차지하는 일본, 한국의 하이엔드급 MLCC 제품은 기술 격차로 차별화 되기에 영향이 미비하게 적용되기에 우려감은 줄어든다. 오히려 전기차 시장의 급성장과 5G의 개화, 폴더블시장 대중화가 시작된 시점에 MLCC 쇼티지 가능성과 반도체 슈퍼사이클에 접어들면서 MLCC 업황 또한 슈퍼사이클에 진입할 것이라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MLCC 글로벌 점유율 2위(24%) 삼성전기는 코로나19 확산으로 말레이시아의 이동제한 명령이 내려졌을때, 주변국인 필리핀에 제조 역량 40% 가까이를 두고 있었기에 촉각을 곤두세웠지만, 다행히 큰 불똥이 튀지는 않았다. 오히려 모바일 비중이 35%로 높은 삼성전기는 삼성전자 폴더블폰의 대중화 성공 전망과 샤오미가 6월 글로벌 스마트폰 판매 1위로 약진한 소식은 물론, 일본의 공장가동 중단이라는 경쟁사 악재가 겹쳐 미소를 짓고 있다.

실제로 삼성전기는 삼성전자의 신제품 경쟁력 약화로 실적에 대한 우려감이 존재했으나 샤오미가 코로나19 펜트업 효과(Pent-up effect)에 의한 보복 소비를 누리며 우려감을 씻어냈다. 삼성전기의 샤오미향 MLCC 비중은 전년 5%에서 2분기 14.2%까지 급상승하며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스마트폰용 MLCC는 LTE 제품의 경우 800개 이상, 플래그십 제품은 1000개 정도가 사용되며, 5G로 전환되면서 15~30% 가량이 추가로 사용된다. 전기차용 MLCC는 고온, 저온, 진동, 충격, 습도 등 환경적인 측면까지 고려된 고부가가치 제품이며, 1만 3000개~1만 5000개가 사용되는 수준이다. 향후 자율주행과 로봇 등 스마트카 시대에 다가갈수록 더욱 많은 제품이 사용된다.

삼성전기는 삼성전자 폴더블폰 대중화 성공 전망은 물론, 경쟁사의 악재로 인해 미소짓고 있다. /삼성전기
삼성전기는 삼성전자 폴더블폰 대중화 성공 전망은 물론, 경쟁사의 악재로 인해 미소짓고 있다. /삼성전기

3분기 삼성전자, 샤오미, 애플의 폴더블폰을 비롯한 신제품이 출시되면서 공급이 타이트해진다면 당분간 삼성전기의 MLCC(컴포넌트 부문)와 카메라모듈 부문 실적은 양호할 것이다. 기판부분 또한 글로벌 점유율 1위인 대만 유니마이크론의 잇따른 화재로 공급 부족이 발생해 3분기에도 긍정적일 전망이다. 이미 가격은 지난해 말에 비해 40% 증가했다.

삼성전기의 2분기 호실적과 3분기 기대감, MLCC 업황개선은 메이저들의 관심으로 확인할 수 있다. 7월부터 외국인들은 73만 3382주 매수, 기관은 111만 7600주를 매수하는 등 양매수를 진행하고 있다. 

5월에도 삼성전자가 휴식이 필요한 상황이기에 ‘삼성전기가 형보다 나은 동생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는데, 벌써 5월 13일 15만 8500원에서 9월 1일 18만 5000원까지 이미 16.72% 상승했다. 삼성전기는 2분기 호실적을 확인하고 상승이 일부 발생했다. 향후 경쟁사의 생산차질로 MLCC 업황개선과 하반기 스마트폰 출하로 맞이하는 계절적 성수기는 반영되지 않았다.

주식시장에 ‘달리는 말에 올라타라’는 격언이 있는데 상식적으로 달리는 말을 잡아서 올라탄다고 생각하면 다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은 쉽게 알 수 있다. 사람도 준비운동을 하고 잠시 휴식을 취하면 더 잘 달릴 수 있듯이, 주식투자도 마찬가지다. 추격매수가 아닌, 조정구간에서 휴식을 취할 때 매수를 하는 것도 현명한 투자자가 되는 길의 하나라 할 수 있다.

 

이재선(선한스탁 애널리스트)

7대 증권사 선정 실전투자 최고수 5인에 선정된 대표적 투자전략가. 경제신문 칼럼니스트와 SBS CNBC 등 경제TV 애널리스트로 활동, 업계 인정을 받고 있다. 

금융교육 불모지인 대한민국에서 ‘주식투자 계몽운동가’로 증권사 본사 강연회를 통해 주식투자 강의를 하고 있다. 현재는 유튜브 ‘로로쌤TV’에서 격이 다른 투자전략을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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